오랜만에 만난 ㅇㅇ는 하루종일 정치 이야기를 떠들었다. 처음엔 그러다 말겠지 했는데, 몇 달을 정치 이야기로 사람을 괴롭힌다. 미디어 리터러시라는 그 유치한 상식이 요즘 절실했다. 온갖 유튜브를 보고 와서는 아닌 체 하며 가짜뉴스를 사실인양 말하는 ㅇㅇ에게 넌덜머리가 났다. 이성적으로 이야기하는 걸 말하는 게 아니다. 집단적 광기의 일환이 돼 팬심으로 모든 걸 덮는 그 자세를 말한다. 그것에 동조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비속어를 섞어 써가며 맹목적으로 비난하는 ㅇㅇ의 모습이 낯설었다. 내가 알던 사람인가 싶었을 정도다. 급기야 ㅇㅇ는 모 정치인과 그 연계인들의 사진을 따로 저장하고 있기까지 했는데, ㅇㅇ에 대해 난 새로 알게 된 사실이 너무나 많아서 말도 할 수 없었다. 정치병에 걸리면 대화가 통하질 않는다. 혼자 즐기면 될 일을 입 밖으로 꺼내며 동조하라고 강요한다. 그 동조에 응하지 않으면 비속어를 섞어댄다. 고통스러운 현실이다.
그러면서 한 편으로 우습다고 생각한다. 먹고 살 만한가? 왜 자신의 삶을 돌아보지 않고 다른 도파민을 따라 다니며 맹목적으로 누군가를 힐난하는 걸 즐기는 것일까. 그 사고 구조를 이해하려 들어서는 안 된다. 거리를 두는 게 상책일뿐이다. '나는 말하는 돌덩이인데요?' 혹은 '나는 말하는 감자인데요?' 하는 요즘 유행하는(또는 유행이 지난) 그 자세를 생각할 뿐이다. 사전투표까지 마치고 온 ㅇㅇ의 이야기를 또 듣고 있노라면 괴롭다. 누가 들을까 창피한 이야기를 길에서도 크게 떠든다. 진짜가 아닌 가짜의 찌꺼기를 떠들며, 그에 응하지 않는 정상인들을 바보로 몰아붙이고, 뭐라도 된 것인양 취해서 떠드는 ㅇㅇ의 모습에 아마도 최근 몇 년간 한국 정치를 뒤덮은 어떠한 현상은 ㅇㅇ 같은 축이 많이 작용했으리라고 생각만 했을 뿐이다. 관심 없는 일에 하루종일 떠들고 시청하고 자신이 뭔가를 하고 있다고 착각하는 그 현상.
달리 또 오랜만에 만난 ㅁㅁ도 계속해서 정치 이야기를 떠들었다. 지금 나는 '시국이 시국이니만큼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과 별개의 사안들을 말하는 거다. ㅇㅇ와 ㅁㅁ는 유튜브를 보고는 이상한 이야기들을 떠들어댔다. 다른 이가 공중파 뉴스를 보라고 말하자, 이들은 공중파라고 우기다가 유튜브를 안 본다는 거짓말로 숨기 급급했다. 누가 유튜브가 나쁘댔나. 거기서 돈 벌려고 엉뚱한 이야기 떠드는 걸 혼자 즐기는 것(도 이해 안 간다)은 그렇다 치더라도, 그걸 왜 남에게 강요하냐는 거다. 시끄럽고 지겹고 무서운 요즘이다. 대화를 하는 게 아니라 가짜를 듣고 와서 정상인들에게 그게 진짜라고 비속어 섞어가며 강요하는 이들이 무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