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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몽에이드 Jan 02. 2025

2024년 성장메이트를 마치며

아주 보통의 하루 11, 12월

하루를 지났는데 2024년이 아득히 먼 일처럼 느껴진다. 시간만큼 객관성을 가진 것이 주관적으로 다뤄지는 것이 있을까. 어떤 날은 하루가 더디고 길게 느껴지는데 지나고 보면 어찌 지나갔는지 모르게 훌쩍 지나있다. 월간 성찰을 작성하는 것을 말 그대로 한 달에 한번 했는데 후반부에 들어서는 두 달에 한번 쓰는 것도 빠듯했다. 끝이 좋으면 다 좋다고 마지막을 볼 수 있으니 감사한 마음으로 이 프로젝트의 맺음을 하려 한다.


2024년의 남다른 키워드는 '글'이다. 살면서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될 줄 몰랐는데 브런치에 글을 올리고 감사일기를 쓰고 성장일지를 적는다. 세상은 '말'로 가득 차 있다고 여겼는데 아니었다. 세상은 글로 돌아가고 있었다. 글은 마치 베스트 프렌드는 아니지만 알아가면 알아갈수록 흥미로는 친구 같았다. 안부가 궁금하고 만나고 싶고 만나면 배울 것들을 던지는 친구 말이다.  


성장 메이트 프로젝트는 2024년 1월부터 1년 동안 진행하였다. 슬초 2기에서 만난 라이프 코칭 전문가인 리더님의 재능 기부가 그 시작이었다. 처음에 자발적으로 지원하지 않았다. 리더님이 '이런 게 있어요. 확인해 주세요.'라는 개인 메시지(아마도 댓글)를 보내주셨다. 내적 동기부여가 전혀 없던 사람이 여기까지 온 것을 보면 전적으로 리더님의 유쾌한 능력과 동행한 메이트들의 다정함이라고 생각한다. 돌아보면 소중한 '함께'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최근에 김미경 강사님의 영상에서 감사 일기에 대해서 언급하는 것을 보았다. '감사 일기는 착한 사람 되려고 쓰는 것도, 정신 승리의 의미도 아니다. 그저 그 자리까지 온 나를 인정하고 감사하는 마음은 상황을 마무리하고 다음 스텝으로 넘어가는 힘을 준다.' 세 줄 감사 일기가 뭐 그렇게 대단하다고 생각하며 적었다. 어떤 날은 두 줄을 쓰고 도저히 떠오르지 않아 '보통의 하루'에 감사하다고 남은 한 줄을 채웠다. 하루가 엉망진창이어서 돌아볼 힘도 없을 때는 그 마음 그대로 적었다. 감사가 빠진 감사 일기였어도 지속했다. 그 시간들이 쌓여서 감사 일기는 삶을 되짚으며 하루를 간소하게 정리하는 습관을 만들어 주었다. 이 짧은 시간의 돌봄이 없었더라면 분명 지나치고 잊힐 찰나의 것이었다. 감사는 그 순간을 잡고 기억으로 두는 작은 행동이다. 크고 대단한 것들이 아니었다.


성장 메이트 모임을 하면서 한 달에 한 권에서  두 권 정도의 책을 함께 읽었는데 유익했다. 한두 권을 읽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계속 찾아 읽게 되는 확장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책을 읽기 싫어서 안 읽는 어릴 때와는 다르게 할 일, 돌볼 일이 많다. (핑계일 수 있지만) 운동처럼 시간을 정해서 하지 못하면 책을 읽지 못할 이유는 넘친다. 올해 책을 읽으면서 몰입했고 규칙적으로 글을 보려고 노력했다. 책을 함께 읽기도 하고 혼자서 읽기도 하는 것이 세상에... 말 그대로 취미가 독서가 되었다. (아닌가 유튜브인가?)  


처음 성장 메이트 줌 정기 모임에 들어가서 시간 내내 듣고만 있었던 것이 기억난다. 늘 중심을 잡고 이끌어주는 리더와 서로를 격려하는 사람들. 그들은 여기 왜 있는 것일까. 어제보다 나은 오늘을 꿈꾸고 다르게 새롭게 살아보려고 하는 것은 왜 중요할까. 고명환 작가는 <고전이 답했다>라는 책을 통해서 질문한다. (이 책은 성장모임 12월 도서였다.) '나는 누구인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무엇을 행해야 하는가?'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을 고전을 읽으면서 찾는다. 성실하고 부지런히 살아가지만 살다 보니, 바쁘다 보니 질문이 사라진다. 부모와 가족, 동료를 돌보느라 나에 대한 시선을 만나기는 낯설다. 지금 나로 살아가는 나의 이야기임에도 남을 대하듯 무심하다. 잠시라도 나의 원함을 인지하고 산다. 나의 존재가 흐려 보여도 쉽게 좌절감에 빠지도록 두지 않는다. 다독이며 칭찬하며 스스로를 소중히 여기는 것을 선택한다. 습관적으로 경쟁했고 패배를 두려워했으며 평가에 예민했던 시간들을 내려놓는다. 그런 자기 성찰의 시간과 함께 결국 내가 무엇을 하면서 살아가야 하는 것을 배우고 있다. (그런 거 같다.)


"역시 나를 구하는 유일한 길은, 남을 구하려고 애쓰는 것이다." - <고전이 답했다> 中에서 -


결국 삶의 완성이 타인을 향하는 것이라는 것을 알겠다. 자기 계발 도서의 끝은 늘 희생과 봉사였다. '나를 위해서 사는 게 뭐가 나빠. 남에게 피해 주지도 않는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인간은 관계를 떠날 수 없는 유기적인 존재이고, 관계에서 나의 (나와 관련된 것들의) 유익만 주장한다면 그만큼 보기 싫은 것이 없다. 내 것을 챙겨야지 하는 마음보다 나는 저러지 말아야지 하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인생을 두고 발견하며 행동해 가겠지만 적어도 혼자 있으면 안 되는 이유는 찾았다. 관계를 맺어야 하고 영향을 주고받아야 한다는 것 말이다. 일단 이렇게 정리를 마치려고 한다. 마치 <To be continued...> 느낌으로. 25년 성장 메이트를 기대한다. 충분히 감탄하고 넉넉히 칭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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