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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몽에이드 Jan 28. 2024

나에게 다정한 하루

최서영 에세이집 <잘 될 수밖에 없는 너에게>

다정한 사람이 되고 싶다. 남편에게, 아이들에게, 직장에서 만나는 사람들과의 관계 안에서 다정한 사람이 되기를 원했다. 좀 더 귀를 기울이고, 좀 더 관찰하며 사려 깊은 질문을 하고 대답을 한다. 나와의 관계 속에서 노력이 나를 위한 것이라고 생각했고 그 안의 평안이 결국 나의 평안이라고 믿었다. 그렇게 믿고 싶었다. 스스로를 참는 존재, 희생하는 존재, 나아가 푸대접받아도 되는 존재로 나 자신이 취급한 것은 아닌지 물었을 때 대답을 할 수 없었다. 



내가 닮고 싶은 주위 사람들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자기 자신을 끔찍하게 대접한다는 것이다. 자신을 가꾸고 발전시키는 것을 게을리하지 않고, 좋아하는 것이 뚜렷하다. 그건 나를 탐구하는 시간 없이는 만들어내기 힘든 태도다. 그런 태도는 타인의 애정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스스로 만들어 가는 것이다. 



2024 감사하게도 '성장메이트'들을 만나서 시작하는 행운이 있었다. 슬초 2기에서 만난 몇 분의 작가님들과 함께 나에게 다정하며 성장할 수 있는 시간을 공유했다. '책을 읽고 글을 쓰고 같이 하면 뭐라도 되겠지.' 소속을 만들어 놓으면 게으른 내가 조금은 달릴까 하는 그런 마음이 시작이었는데 뜻하지 않게 나 자신을 만나야 했다. 나에게 물어야 했다. '왜 성장하고 싶은지', '왜 필요한지', '어떤 모습을 가지고 싶은지'... 리스트에 적은 올해 이루고 싶은 목표들이 이루어지면 2024년 12월 나는 마음 깊이 나를 칭찬하고 기뻐할 수 있을까? 



진짜 투자는 나를 내가 좋아하는 환경에 두는 것,
내가 좋아하는 걸 마음껏 하게 해주는 것에서 시작한다. 



성장을 한다는 것은 나를 만난다는 것이었다. 나의 모습을 직시하지 못하고서는 남을 이해한다는 것은 모순이었다. 이는 글을 쓰면서 더욱 와닿았다. 나를 이해하고 사랑하지 않으면 다른 사람들을 보는 나의 시선도 좋을 리가 없었다. 최서영 에세이 '잘 될 수밖에 없는 너에게'를 읽으면서 나에게 조금 더 다가가 보는 마음, 내가 좋아하는 것을 의식해 보는 시선, 나의 매력에 대해서, 나로부터 시작되는 관계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 있었다. 나를 아는 오랜 친구와 인생에 대해 수다 떠는 느낌이랄까. 나를 아는 친구가 내게 주는 사랑 담은 지지 같은 그런 글인 듯싶다.  




내 시선이 나에게로 돌려졌다는 것은 좋은 신호였다. 나는 나를 돌볼 때가 늦지 않았다는 것이다. 내가 나에게 다정하면서 풀어나갈 문제들이 풀린다는 것이니깐 말이다. 이전에는 해내지 못한 나 자신을 몰아갔다. 새벽에 일어나지 못하면 게으른 내 모습에 실망하고 자책했다. 지금은 나를 몰아붙이며 학대하지 않는다. 새벽에 못 일어난 까닭을 생각해 보고 몸과 마음의 에너지를 점검해 본다. 어제보다 오늘 더 나은 하루를 만드는데 집중하며 하루의 시간을 긍정의 시선으로 채우려 한다.  



우리가 집중해야 할 것은 잘못하지 않고 미움받지 않는 게 아니라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 것, 어제의 나보다 좀 더 나아지는 것뿐이다. 



내가 나를 대하는 자세가 결국은 나의 관계 안에서 선순환되는 물고를 틀 수 있다고 본다. 애들 방학이 오면 번번이 나는 멘털이 털렸다. 해야 할 것도 챙겨줘야 할게 많다. 지금도 쉬운 건 아니지만 이전과 다른 것은 아이들을 신경 쓰면서 나를 돌본다는 것이다. 좋아하는 것을 하면서 보낼 시간을 잠깐이라도 두었고 아이들과 의견 충동이 생기면 (속으로) 나의 입장도 생각해 보았다. 변화를 연습하며 나에게 다정하려 하고 있다.   



내 몸과 마음의 근육을 키우는 것은
나와  내 주변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일이다. 


40대에 접어들면서부터는 시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를 정도로 나의 공간은 바쁘게 돌아갔다. 시간을 탓하지 않겠다. 사소한 것 아주 작은 한 켠이라도 나 스스로 소중히 여기는 선택을 하길 도전한다. 2024년은 그렇게 시작한다. 나에게 다정한 하루로.




인용구절 '잘될 수밖에 없는 너에게' 최서영 에세이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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