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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포도씨 Oct 02. 2022

노점

소소한 자작 시-리즈


하루 일이 끝나고 시장 앞을 지나다가.

추운 겨울, 전등 불빛 하나 켜놓고선

아무도 쳐다보지 않는 노점상을 지키는

아주머니를 보게 되었다.

작은 수레에는 가지런히 정돈된

양말이며 꽃 그림 그려진 모자들이

노오란 전구 불 빛 받아서 따듯하게 보이고 있었지만.

아주머니는 멍한 눈으로 그저 우두커니 그 앞을 지키고 계셨다.

찬 바람에 입이 얼어버린 것일까.

추위 속에 뱃속이 다 식어버린 것일까.

하루 종일 자식새끼 생각하며 양말 한 켤레를 팔던

아주머니는 그렇게 지쳐있었다.


엎질러진 물이 하얗게 바닥 위에 얼어버린 그날,

제대로 먹지도, 제대로 앉지도 못한 그날,

따듯한 밥 한 그릇이 될 두어 장의 지폐만이 유일한 희망이었을 것을.


오늘 하루, 먼지 날리는 작은 방에서 눈이 빠지도록 바느질을 했을

나의 어머니가 그 앞에 서있었다.


삶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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