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형외과 파견
응급실로 향하는 자동문이 열리면 수십 년 전으로 돌아가는 기분이다. 애초에 공기부터 다른 것만 같다. 건설된 지 이제 몇 년 밖에 되지 않은 병원의 응급실이라 시설과 인테리어는 최신이지만, 북적이는 그 분위기는 활발했던 전통시장과 다를 게 없는 그런 느낌이다.
일단 응급실 분위기가 시끌시끌하면 심정지 환자가 실려왔을 가능성이 매우 높은데, 아니나 다를까, 소생구역에 수많은 사람들이 북적이고 있다. "클리어"라는 소리가 들리는 걸 보니 제세동기까지 사용되고 있나 보다 짐작할 수 있다. 게다가 구급대원들은 다음 연락으로 향해야 하는데, 서명을 받지 못해서 애타게 응급의학과 선생님이 나올 것을 기다리는 것이 보인다.
한쪽에 대부분의 인원들이 몰려있다 보니 다른 환자들은 그저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그나마 심정지 환자를 받기 직전에 응급투석이 필요했던 환자는 신장내과 협진이 진행된 상황이라, 해당과에서 무사히 투석관을 삽입하여 투석이 진행되고 있었다.
침대 사이사이 들리는 어느 환자의 신음소리와 술 취한 환자의 꼬장소리. 평소에는 신경도 안 쓰다가 이제 와서 환자를 챙긴다며 간호선생님이랑 싸울 기세로 불만을 토로하는 보호자도. 다들 아픔을 가지고 온 것이라 최대한 이해와 배려를 하려고 하지만, 응급실은 의학적으로 응급한 대처가 필요한 환자들이 치료를 받는 곳이지, 본인이 응급이라고 생각해서 치료를 바로 받는 곳이 아닌 것이 현실이다.
나는 허리를 숙인 순간 욱신하는 느낌과 함께 다리에 힘이 빠지면서 심한 요통이 발생한 환자를 보러 내려갔다. 간단한 문진으로 하고 교수님께 전화를 드리니 요추 컴퓨터 단층 촬영을 진행하고, 입원절차를 밟은 뒤 요추 자기공명영상검사까지 빠르게 받을 수 있게 연락해놔 달라고 하셨다. 많이 아프실 테니 진통제도 충분히 처방하고 오라고 당부하시기도 했다.
그렇게 환자에게 설명을 하고 나가려는 길목 역시도 환자들이 가득했다. 왜 이렇게 검사를 진행해주지 않는 건지 항의하는 분들, 안정을 취하라니까 기를 쓰고 돌아다니려는 환자들. 소아응급실은 또 다른 차원의 공간이라 멀리서부터도 특유의 기운이 느껴진다.
다들 왜 그렇게 아픈 것인지. 버겁고 힘들다고 느껴질 때가 많다. 정말, 시설만 화려하지, 영락없는 시장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