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분비내과/류마티스내과 파견
비록 휴가 중이었지만 복귀하자마자 특정 주제에 대한 최신 논문 발표를 해야 했던지라 마음은 항상 주제 논문을 고민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미국 길가에서 수없이 노숙자분들을 마주하다 보니, 이분들의 건강 상태에 대한 평가 논문이 있을지 찾아보게 되었다. 특히나 펜타닐 남용으로 좀비 같은 모습을 한 노숙자들이 많아졌다는 뉴스를 접했기에, 관련된 논문도 있지 않을지.
한창 추울 겨울이라 추위로 돌아가시는 분들이 많은 거라 생각했는데, 논문 근거상 술이나 마약 남용에 따른 사망이 높다고 기록되어 있었다. 하지만 이는 분류가 좀 애매해서 그랬는지, 확실한 사인으로 말할 수 있는 질병들은 심질환이 높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그 뒤로는 암이나 자살, 또는 사고 같은 외부요인들.
안타까운 것은 이러한 요인들은 대부분 주기적은 관리만 받아도 충분히 예방 가능하다는 것이었다. 약만 꼬박 복용해도 아무 문제 없이 여생을 살아갈 수 있는. 하지만 그런 꾸준함이 어려운 것이라는 것도 이제 점차 알게 되는 것 같다. 이분들 역시 갑자기 이러한 상황에 놓일 거라고 예상하지 않았을 거라 생각한다. 게다가 사인은 아니어도 꽤나 많은 노숙자 분들이 기저 정신 질환도 있을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기록되어 있던 것을 보면, 결코 본인의 게으름이나 방탕함으로 노숙자가 된 것이라고 말할 수 없을 것 같다.
병원도 결국 진료의 한계가 있다. 찾아가는 진료는 너무나도 제한적이라 본인이 찾아오지 않는 이상, 응급상황으로 마주하는 일 밖에 없을 것이다. 조금만 손을 뻗으면 더 많은 사람들을 도울 수 있을 것 같은데, 그렇게 또 마냥 제한된 자원을 들이부을 수도 없을 것을 잘 안다.
나이는 들고, 더 많은 것들을 알아가고 있지만, 그저 사람의 유한함만 더 뼈저리게 느끼게 되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