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은 언제나 기다림 속에서 더 깊은 의미를 얻는다. 느리게 오는 듯 보이는 계절은 어쩌면 우리에게 닿기 위해 온 힘을 다하고 있는 중이다. 바람에 흔들리고 겨울의 마지막 시샘을 견디며 조금 무거워진 걸음으로 다가오는 봄은 조심스레 문을 두드린다.
봄은 곁에 있지만 먼저 손을 내밀지 않으면 그 따스한 기운을 온전히 느끼지 못한다. 기다림은 때로 지루하고 답답하다. 하지만 그 속에서 마음은 단단해지고 작은 변화에도 감사할 수 있는 힘을 얻게 된다.
봄을 맞이하는 일은 단순히 계절의 변화를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다. 삶의 새로운 시작을 꿈ㆍ꾸는 일이다. 움츠렸던 가지가 다시 피어나듯 마음도 다시 열리고 닫혀 있던 가능성들이 하나둘 깨어난다.
봄은 애타는 마음으로 우리를 향해 오고 우리는 그 손길을 잡아야 한다. 그렇게 서로를 향해 다가가는 순간 봄은 비로소 완성된다. 기다림과 맞이함이 어우러져 삶은 더욱 풍요로워지고 계절은 단순한 흐름을 넘어 의미가 된다. 결국 봄은 우리 안에 이미 와 있었고 우리가 먼저 마음을 열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