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영화요원 Jun 01. 2019

넷플릭스 뭐 볼까요?   중도하차 번외 편 3

 넷플릭스는 현대 미디어 콘텐츠계의 공장이다. 정말 수많은 작품들을 찍어내며 넷플릭스 감성 영화라는 장르까지 만들어냈다. 그래서 그런지 좋은 작품들도 많지만 그렇지 못한 것들도 정말 많다. 지인 중 한 명은 넷플릭스 영화는 B급도 아니고 D급이라고 할 정도로 별로라고 했다. 실제로 한 명의 인기 있는 배우를 거의 비슷한 캐릭터로 돌려가며 영화를 찍기도 하고 전형적인 하이틴 무비의 뻔한 설정이나 인물관계도가 놀라울 정도로 비슷한 작품들이 많다. 그러니 화려한 썸네일에 현혹되지 말자.


※ 정말 개인적인 견해임을 밝힙니다. 끝까지 보지 않아서 진가를 몰라볼 수 있습니다.

     따로 별점을 매기지 않았습니다.

(생각해보니 영어공부용 미드 추천에서 주제가 벗어나버렸다)


1. 엄브렐러 아카데미 Umbrella academy

 줄거리는 대략 한날한시에 세계 곳곳에서 태어난 아이들을 입양한 한 남자가 이들의 초능력을 교육해 슈퍼히어로 육성하려는 이야기다. 엘렌 페이지라는 배우를 뒤로하고 2화에서 중도하차한 시리즈다. 물론 재밌다는 리뷰들을 몇 개 보긴 했으나 워낙 초능력이라는 설정을 좋아하지 않아서인지 그거 빼곤 하는 얘기가 없다고 느껴졌다. 아마 1화에서 이 시리즈의 매력을 어필하려고 그런 신기한 능력들을 보여주고 파격적인 형제들의 등장을 계속해서 보여주는데 여기서 이미 흥미를 잃어갔다. 마치 여기 보라고 손뼉 치며 호객하는 느낌. 공감 가는 캐릭터도 없으며 스토리를 이끌어나갈 큰 줄기도 없어 보였다. 어쩌면 엘렌 페이지 말고 처음 보는 배우들 때문에 더 몰입이 안됐을 수도 있다. 1화만 봐서는 그냥 유치한 초능력 만화에 어두침침한 분위기와 상반되는 그저 의미 없이 주고받는 대화들 때문인지도 모른다. 흥미로운 설정에 그렇지 못한 캐릭터들이 아쉽다.


2. 빨간 머리 앤 ANNE with an "E"

 아마 충격받은 사람들이 있을 거 같다. 이 명작이 별로라고? 그렇다. 나한텐 별로 였다. 우선 당시 캐나다에서 한글자막을 지원하지 않아서 모두 영어자막으로 봐야 했는데 너무 고전 영단어라 아는 것도 안 들리고 이해 못하는 상황이었다. 알다시피 앤 이라는 캐릭터는 항상 자신이 다른 누군가가 되어 말을 하고 연기를 하는데 이런 부분들에서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이 너무 많았다. 그렇다 보니 지루하게 느껴졌고 각 화마다 거의 60분씩 되는 이 아리송한 독백의 향연이 당시 버티기 힘들었다. 조금 전개가 느린 것도 어느 정도 한 몫한 거 같다. 물론 영상미는 아주 훌륭하고 캐스팅도 거의 완벽에 가까웠지만 그거 외에 다른 흥미를 못 찾아서 시리즈는 끝까지 보지 못했다. 지금은 한국에 있으니 다시 도전해볼 만한 작품이라고 생각된다.


3. 별나도 괜찮아 Atypical

 자폐를 가진 청소년 샘이 여자 친구를 사귀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감동이 있는 코미디 드라마. 우선 여기서 미드에서 잘 버리지 못하는 설정들이 나온다. 이게 바로 문화 차이라는 점이겠지만, 주인공이 정신적으로나 신체적으로 불편한 위치에 있을 때 주변에서 희생을 하는 캐릭터들이 분명 존재하는데 이 사람들이 완벽할 수 없다는 점들을 대부분 외도나 상식적으로 (한국) 대중들에게 용서받지 못할 실수를 통해 보여준다. 주인공 샘의 엄마는 아들의 상황으로 힘들어하다가 술집에서 만난 바텐더와 외도를 하게 되는데 (단발성 아님) 본인 스스로 자책하는걸 매우 코믹스럽게 연출한다. 물론 코미디에서 그럼 웃음 포인트가 있어야지! 할 수 있지만 개인적으로 심각한 문제를 항상 가볍고 쉽게 용서 가능하게 연출하는 미국 드라마 감성의 문제점이라고 여겨지는 건 어쩔 수 없다. 이런 불편한 감정들이 쌓이면서 이 시리즈를 더 이상 챙겨보지 않게 됐다. 물론 자폐를 가진 소년이 성에 대해 궁금해하고 이성에 대한 호기심에 가득 차 일어날 수 있는 에피소드를 여러 가지 캐릭터를 을 통해 잘 보여주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내 취향과 거리가 멀다.


4. 아틀란타 Atlanta

 이 시리즈는 도전이다. 사실 흑인 문화라는 게 아니 우리와 다른 문화라는 게 한국인들이 100퍼센트 이해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나마 여러 가지 경험이나 이런 미디어를 통해 하나씩 알게 되는데 이 시리즈는 아이러니하게 보면 볼수록 괴리감이 느껴지는 작품이다. 그래서 그런지 그들 사이에서는 아주 높게 평가받고 있는 듯하다. 미드 <커뮤니티>의 트로이, 차일디쉬 감비노로 알려져 있는 천재 시나리오 작가, 배우, 가수 도널드 글로버가 만든 이 시리즈는 경제적으로 독립하지 못한 채 한 아이의 아빠가 되어버린 대학생 어니스트가 가수로 성공하기 위해 레코드 산업에 뛰어든 이야기를 그린다. 반가운 배우들 몇몇을 볼 수 있는 이 작품은 도널드가 미국에서 흑인으로 살아가면서 겪은 또는 들은 사건들을 굉장히 심플하면서 심오하게 보여주는 블랙코미디라고 할 수 있다. 취향 타는 음악들이 흘러나오고 마약거래를 하고, 돈을 벌기 위해 랩을 하는 그들의 삶이 가까이서 봤을 때 남들이 다 사는 인생 같지만 멀리서 보면 아주 딴 세상 이야기를 하는 것 같다. 이런 이유에서 20분이라는 러닝타임이 내게는 배로 느껴졌고 힙한 음악들이 더는 힙하지 않게 들렸다. 다음 생에 내가 미국에서 태어나거나 혹은 흑인으로 태어나지 않는 이상 완벽하게 이해 못할 시리즈. 그럼에도 도널드가 더 잘 됐으면 하는 마음이다.


5. 잭 모턴과 언더월드 the order

 이건 뭐 진짜 화나는 작품이다. 우선 제목 한글 패치 왜 이런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고 이야기는 더 모르겠다. 넷플릭스 진짜 이런 거 찍을 거면 더크 젠틀리 시즌3이나 지원해줬으면. 그냥 잘생긴 주인공에게 운이란 운은 다 갖다 붙이고 개연성도 없고 몰입도 안 되는 이상한 설정들과 이해관계에 2화까지 본 내 시간 돌려받고 싶다. 이건 길게 말하기 내 손가락만 아프니 그냥 간단히 적겠다. 그냥 여기저기 있는 거 다 쓸어 모아 반죽해서 그래픽으로 대충 어떻게 뭐라도 만들어보려는 시리즈다. 한마디로 정체성 없는 있어 보이려고 했지만 실패한 작품. 절대 보지 마시라고 강력히 말리는 거다.


6. 제인 더 버진 Jane the Virgin

 외국 드라마에서 한국 감성을 느낄 수 있는 막장드라마. 동정녀 마리아에서 모티브를 따 동정녀 제인이라는 여자가 주인공이다. 의료 실수로 성관계를 해본 적도 없는 그녀가 임신을 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에피소드인데 주인공의 가족이 남미 출신이라는 점에서 미국 드라마보다 남미드라마 같은 느낌이 난다. 따라서 내레이션을 맡은 목소리도 남미 특유의 영어를 구사하고 드라마 속 남미 배우도 영어 발음이 독특하다. 처음에는 흥미롭게 봤으나 비밀이 많은 캐릭터들이 많아서인지 너무 여기서 난리 저기서 난리라 지치게 됐다. 특히나 캐릭터들의 감정의 동요가 심한 편이라 정이 안 생기고 어떻게 끝날지 정말 모르겠는데 안 궁금해진다. 왓챠 평으로는 재미있는 막장드라마라고 하던데 그냥 막장이다. 영어 공부할 때 나쁘지 않을지 모르겠으나 너무 드라마틱한 연출에 흥미를 잃을 수 있을 것 같다. 현재 시즌 3까지 나온 걸로 알고 있고 나는 시즌1을 끝내지 못했다.



정말 개인적인 견해임으로 오해 없으시길 바라며 다음번엔 왓챠플레이 추천으로 돌아올께요!


매거진의 이전글 넷플릭스 뭐 볼까요?  - 미드로 하는 영어공부2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