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의 침묵

by 안개꽃 눈송이


초등학교 1학년 무렵이었다. 나는 한 아이를 알았다. 같은 반이었고, 우리는 친구였다. 그 아이와 나는 자주 웃었고, 함께 놀았다. 친구라는 말이 어울리는 사이였던 것 같다.

어느 날, 부모님의 대화를 들었다. “빚진 사람이 있는데, 집도 모르고 어떻게 받아야 할지 모르겠어.” 그 말에 나는 멈췄다. 그 아이의 얼굴이 떠올랐다. 나는 알고 있었다. 그 집 아이가 내 친구라는 사실을.

다음 날, 나는 친구에게 말했다. “너희 집에 놀러 가도 돼?” 친구는 망설이지 않았다. 꽤 먼 거리였지만, 그는 나를 데려갔다. 나는 그 길을 따라 걸었다. 친구의 집을 기억했다.

며칠 뒤, 나는 어머니에게 말했다. “그 집 알아. 같이 가자.” 어머니와 함께 그 집을 찾아갔다. 그 길은, 사실 함께 가서는 안 되는 길이었다.

그 집의 문이 열리고, 친구의 어머니가 나왔다. 그녀는 친구를 보며 말했다. “칠칠치 못하게…!” 그 말은 날카로웠고, 친구의 눈빛은 순간 얼어붙었다.

나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 다음날, 학교에서 친구를 만났다. 우리는 서로를 바라보았지만, 그날의 침묵이 우리 사이에 내려앉았다.

나는 말할 수 없었다. “미안해.” “괜찮아?” “그때 왜 그랬는지…”

그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나는 그저 도우려 했던 것 같다. 어른들의 걱정을 덜어주고 싶었고, 친구를 믿었고, 그 길을 함께 걸었다.

하지만 그 길은, 친구에게 상처가 되었을지도 모른다.

그날 이후, 나는 침묵을 배웠다. 말하지 못한 마음이 얼마나 무거운지, 어린 마음에도 새겨졌다.

그리고 지금, 그 기억을 꺼내어 글로 적는다.

그날의 침묵은, 어쩌면 나의 첫 번째 죄책감이었고, 가장 오래된 우정의 흔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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