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책을 즐기는 방법을 알고 있다니!
“이모 내가 방법을 알려줄까요?”
우리 아이가 언니 귀에 속닥속닥.
“캬아~ 그래. 정답이네 정답.
맞다. 이모가 그걸 못하네.”
언니의 감탄으로 마무리.
답은 :
“책을 매일 읽어줘요.”
아이의 친구가 놀러왔다.
같이 실컷 놀고 저녁도 먹고 하다가,
아이가 요즘 푹 빠져 있는 Elephant & Piggie 시리즈를 갖고 왔다.
아직 글자를 읽지는 못하지만,
반복해서 읽었는지라,
짧은 대사는 대충 알고 있고,
내용은 말해 뭐해.
혼자 그 시리즈를 다 꺼내 읽으면서
깔깔 웃고,
흉내내고,
관련 내용을 이모 옆에서 조잘 조잘 설명한다.
그 모습을 보던 언니가 언니네 아이에게 말했다.
“넌 책에 관심이 없니?”
“응. 없어.”
“어떻게 해야 책에 관심 가질래?”
“없어. 싫어.”
이런 대화를 듣고 있던 우리 아이가
언니에게 귓속말로 말했다.
‘책을 매일 읽어주라고.’
어떻게 이렇게 정답을 잘 알고 있지?!
애미 뿌듯.
익숙하고, 편하게 만들려면 다른 방법은 없는 듯 하다.
그저 반복적으로 꾸준히 쌓기.
아이에게 내가 해 줄 수 있는,
게으른 엄마임에도 해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이 책 읽어주기였다.
책 읽어주는 것이 내게 가장 편하고 쉬운 놀아주기다.
잠자리 독서는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죄책감이 안 드는 재우는 방식이다.
책 구매는 물욕과 소비욕이 넘쳐 흐르는 내게
그나마 이상적인 항목이다.
정말 책만 읽어주었나?
아이들이 그렇게나 좋아한다는 독후활동 한 번 제대로 해 준 적이 없고,
(각종 워크시트며 있어도 하지 못하는 게으름…)
아이가 하루동안 몇 권이나 읽었나 세 본적이 없고,
(한 권을 채 읽지 못하는 날은 몇 권 읽었는지 알게 되지.)
애가 원할 때마다 무조건 읽어 준 것도 아니고,
(내가 기분 나쁘면 안 읽…… 미안.. 아들…)
서점이나 도서관을 자주 데리고 다지도 않았다.
(서점 가면 장난감이 눈이 돌아갔고
도서관은 반납해야 한다는 것에 애가 너무 싫어했다.)
이는 책을 읽어주면서 그 이상의 목적이나
이상을 바란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그랬기에 가능했던 거 같다.
그냥 읽어주기.
이 책 한 권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그냥 오늘 하루 최소 한 권이라도 읽어주기.
그래서인지는 모르겠지만
그 많다는 책육아의 장점을
우리 아이도 잘 받고 있는지 모르겠다.
한글도 6살이지만 완전히 아는 것도 아니고.
(아까 그 친구는 훨씬 더 일찍 많은 글을 읽을 수 있었고,
지금은 쓰는 것도 훨씬 더 잘 쓴다.)
지식적인 측면도 모르겠다.
읽고 확인해본 적이 잘 없어서…
책을 읽어서 누릴 수 있는 많고 많은 장점들 중에서
우리 아이는 어떤 걸 가져갈까?
책육아를 한다면,
책을 많이 읽어준다면 좋다는 것들을
우리 아이도 받았으면 좋을 것 같다.
한글을 좀 더 빨리 읽을 수 있으면 좋았을 것이고,
머리가 좋아지는 게 눈에 보였으면 좋았을 것이고,
지식적으로 많은 걸 쌓는 게 보였으면 좋았을 것이고,
감동을 받는다던지, 감성이 풍부해지는 게 보였으면 좋았을 것이다.
게으르고 무딘 엄마이기에
이것 저것 생각하고 다양한 측면을 고려하지 못해서
그냥 읽어 주고 또 읽어주었던 것이다.
차차가 책을 즐기고
뜬금없이 책을 찾으러 가고,
시도 때도 없이 읽어 달라고 갖고 오는
모습을 보이는 데에는
단 두가지 요소 밖에 없다.
집에 책이 많다는 것과
잠자리 독서는 무조건 지켰다는 것.
많이, 계획적이고 체계적으로는 아니더라도
아이의 말대로 분명히 매일 매일 읽어주기는 했다.
덕분에 책이 아이의 인생에 당연한 요소가 되었다.
아이가 크면 클수록 책에서 멀어진다고 한다.
아이가 아직 부모의 통제하에 있는 6살이고
책을 읽고 보고 즐길 여유가 충분할 때다.
휴대폰도 없고, 티비도 보지 않고, 유튜브도 보지 않아
심심해서, 할 게 없어서 책을 보고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미래는 미래에 생각하고,
지금 아이가 책을 가까이하고 좋아하는 상황에 감사하자.
또 같이 읽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