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표 앉기 습관

10분만 앉아 있어라, 쫌!

by 휘연

어쩌면 많은 이들이

‘우리 아이가 혹시 이 분야의 영재가 아닐까…?’

라는 합리적 의심으로 시작한다.

나만 그랬나….

호옥시….? 모르잖아…?

(실제 말이 빠른 편이라 언어 천잰 줄 알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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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재능이 있든 없든,

찾았든 아직 못 찾았든

가장 기본이 되는 게 있다.

바로 ‘습관화’와 ‘끈기’.

이 두 가지는 함께 가는 것이고,

내가 유일하게 본격적으로

‘엄마표’로 해주고 있는 것이다.




앞의 여러 글에서 아무것도 안 시킨다고 했지만,

나는 아이에게 영어도, 수학도, 한글도 시킨다.

바이올린도 하다가 잠시 멈춘 상태이고

태권도는 본인이 하고 싶다고 해서

잠시 다니다가 제대로 시작도 전에 그만뒀고

유치원에서 이미 하고 있지만

곧 한자도 집에서 시킬 거다.

와우, 써놓고 보니까 열정 넘치는 애미군.


그럼에도 엄마표라는 이름으로 뭘 하기엔

너무나 게으른 애미!

게다가 꼭 해줘야 하나… 라는

느슨한 마음이 있는 것도 사실.

그럼에도 아이가 나이가 들면서 조금씩 챙기게 된다.

가장 신경 쓰는 건

습관!

좋은 습관을 지금부터 잡아 줘야 할 테고,

여러 생활 습관들이 있겠지만,

그 안에 ‘앉아있기’도 포함시키고 싶었다.




본격적으로 시작한 건,

6세 하반기부터.

정확히 시작했을 때를 기록하지 않아 모르지만,

현재 21년 10월 말 시점으로

두 달도 안 된 건 확실하다.

9월 중순쯤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했으니까.


하루에 10분만이라도

뭔가 집중해서 할 수 있는 힘을 키워주고 싶다.

6세 아이가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은 12분 정도라고 한다.

물론 개인차가 있을 것이고,

당시 환경에 따라 다를 테지만,

10분은 확실히 집중할 수 있게 엄마가 도와줄 수 있다는 이야기!

그래서 아이가 가장 관심 있어하고,

스스로도 조금은 조급하게 느끼는

한글을 훑어보는 시간으로 10분 앉아있기를 연습 중이다.


생각보다 10분은 잘해서 애미 놀람.

생각보다 한글 하는 걸 좋아해서 애미 더 놀람.

생각보다 한글을 잘해서 애미 더더 놀람.

(이미 여러 상황에서 많이 접해서 그렇지만.)

그제야 알았다.

우리 아이가 무조건 학습을 싫어하는 건 아니구나.

이미 몇 번을 거절당한 탓에,

나 혼자 지레짐작 우리 아이는 학습 싫어해,

시키면 안 되 라며 쫄았던 건 아닐까?


아이가 궁금해하는 분야를

적당히 즐길 수 있는 자료로 준비해

부담 없이 진행할 수 있게 해준다면

아이도 충분히 10분은 앉아서 할 수 있구나.

그 과정에서 강압 없이,

하기 싫은 티를 내더라도 살살 달래 가며

엄마와의 관계가 감정적으로 나빠지지 않으면서,

내가 윽박지르지 않아도 할 수 있는 일이었구나.


10분으로 아이가 언어천재가 되거나 수학 천재가 되진 않는다.

(이는 타고 나는 거려나.

그럼 10분만으로도 알 수 있으려나?)

하지만 아이도 안다.

매일 10분씩 한글을 하면서

매일 스티커를 하나씩 하나씩 붙이는 그 기쁨을.

책을 한 권씩 한 권씩,

그러다가 시리즈를 전부 끝낸 그 기쁨을.

매번 긴가민가하게 읽히던 것들이

이제는 분명하게 눈에 들어오는 걸.

자신이 쌓아 올린 덕분에 할 수 있는 게 많아지는 그 기쁨을.

하루에 고작 10분이고 엄청난 걸 시키지 않았지만,

난 이게 아이에게 매일의 작은 승리, 기쁨으로 남아 있고,

앞으로의 삶에도 영향을 줄 거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착실히 아이에게 앉아 있는 힘,

집중하려고 노력하는 습관을 만들어 주고 있다.




아이가 한글에 관심이 있고

자꾸 뭘 쓰고 싶어 하는데

잘 되지 않아 답답해하는 모습이 자꾸 보이던 와중

<숙제의 힘(로버트 프레스먼, 스테파니 도널드슨-프레스먼 외 1명, 다산라이프(2015))>

책을 읽었다.



21년 9월 별난맘 독서모임에서 썼던 책인데,

내가 생각하는 부분과 맞아떨어지는 게 많아서 그런지

수긍하며 당장 적용해보고 싶은 부분도 있었다.

이렇게 해서 엄마표 앉기 습관 만들기가 시작.


배움이란 최고가 되기 위해 질주하는 경주가 아니라, 하루하루 점진적으로 쌓여 가는 과정이다. 문제 해결(특히 수학의 경우)을 위한 다양한 전략과 모델을 개발하는 방법을 배우게 될 때, 아이들의 마음속에서는 저마다의 새롭고 독특한 길이 열린다. (로버트 프레스먼 외 2명, <숙제의 힘>, 다산라이프(2015), 125)
학년이 올라갈 때마다 10~20분 정도의 시간을 더할 것을 제안했다. (로버트 프레스먼 외 2명, <숙제의 힘>, 다산라이프(2015), 125)
숙제 습관을 기르는 첫 번째 단계는 언제 어디서 숙제를 할 것이냐를 결정하는 것이고, 그 다음이 ‘10분 규칙’을 적용하는 것이다. (로버트 프레스먼 외 2명, <숙제의 힘>, 다산라이프(2015), 127)


잠시 내용을 살펴보면 배움이라는 것은

하루하루 꾸준히 쌓아가는 과정이고,

아이마다 자신만의 방식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하루 10분으로 시작해서

매일매일 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 필수였다.


내가 꽂힌 부분은 이러했다.

그 10분에 아이는 숙제를 하고,

시간이 남으면 무조건 책을 읽어야 한다.

그 과정에서 방식은 아이에게 달려 있다.

부모는 그 10분을 잘 활용할 수 있게 판을 깔아주고

지지해주고 응원해주는 일을 한다.


https://m.blog.naver.com/grayemilio/222509317347

(리뷰는 위 링크를 통해 전문을 보실 수 있습니다.)



물론 책에서 말하는 대상은 초등이다.

유아의 학습 부분에 대해서는 여러 갑론을박이 있지만,

이 책은 전적으로 ‘숙제’에 대한 이야기라

초등학생부터 하면 된다고 이야기한다.


나도 비슷한 맥락의 책을 많이 읽어서 그런지

(어쩌면 이것도 편식 독서일지도.

읽고 싶은 내용이 담겨 있을 것 같은 것만 읽는다 ㅋㅋㅋ)

완고한 의지로

‘이건 이때 꼭 떼겠어(?)!’와 같은 생각으로

아이에게 강하게 밀어붙여

반드시 뭘 시키겠다는 생각은 잘하지 않는다.




이전에는 어릴 때부터 다들 한다니까(?)

나도 한 번 슬쩍 밀어 넣어봤다가 안 되면 말고의 생각이다.

아마 아직 어리니까 여유 있어서 그럴지도.

팔랑팔랑 팔랑귀의 영향을 무시할 순 없다.

다행히 하기 싫어하는 걸 억지로 강압적으로 시키고 싶진 않아서,

(여기에 나의 게으름과 의지 자체가 없음이 복합)

이런 게 있다는 걸 소개해주고,

하면 어떤 좋은 점이 있는지 알려주고,

시도라도 해볼 수 있게 했다.

지금 당장은 아니지만,

앞으로 살면서 도움이 될 도구들이야 정도.

당연히 아이가 단 한 번도 순순히

“네, 어머니. 무척 즐겁습니다.

다음 장을 펼칠까요?”

한 적은 없다.

실제로 그러면 좀 무서울 것 같다.

ㅋㅋㅋㅋㅋㅋ



이건 정말 아이가 어리니까 가능한 마음일지도 모른다.

지금 이렇게 글을 쓰지만,

학령기에 접어 들어서는

이런 글을 썼다는 걸 어이없어할지도 모를 일이다.

그럼 그때는 부지런히 후회하는 글을 써야지.

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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