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진 시험에서 또 떨어졌다.
이번이 세 번째 탈락.
작년에 나는 새로운 리더를 키우는 반년간의 트레이닝도 무사히 수료했었다.
트레이닝이 끝나고 도전했던 승진 시험에 고배를 마신 후, 피드백 자리에서 함께 일하고 싶다고 말해준 매니저를 따라 현재 팀으로 이동한 지 9개월.
그리고 다시 한번 도전한 승진 시험에서 또 떨어졌다.
한 마디로 한 매니저에게 두 번의 면접을 보았고 두 번 다 떨어진 것....
이번에는 자신이 있었다.
팀이 바뀌며 업무 내용도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바뀌어서 처음부터 다시 배워야 했지만
제법 잘 따라간다고 생각했었고 매니저 또한 나에게 중요한 프로젝트를 맡겨주었기 때문이다.
내가 맡은 프로젝트는 성공리에 잘 마쳤기에 이번에는 자신 있다고 생각했지만 아니었다.
결국 나보다 제법 연차가 높은 선배가 승진 자리를 꿰차게 되었다.
그리고 또 피드백을 받았다.
매니저 자신 또한 매니저가 되기까지 열 번 넘게 면접에 떨어지며 마음고생 많이 했다고 나를 달래주었지만 그의 말은 귀등으로 들리지도 않았다.
매니저는 나에게 승진을 결정하는 세 가지 요소는 본인의 노력, 환경, 타이밍이 있는데 단지 이번에 타이밍이 좋지 않았을 뿐이라고. 그리고 개선점을 보안하기만 하면 꼭 가능하다고, 그러니 포기만은 하지 말라고 했다.
아무리 매니저가 나를 달랜다 한들, 결국 나를 떨어뜨린 사람이 아닌가.
그의 말이 곱게 들릴 리가 없었다.
나는 잔뜩 비뚤어졌다.
승진한 선배의 언행은 전부 아니꼽게 보였고 출근길이 가시밭길처럼 느껴졌다.
열정적으로 열심히 모든 일을 했었는데 더 이상 어떠한 의미도 재미도 느끼지 못했다.
매니저의 독려와 위안도 전부 위선처럼 느껴졌다.
그렇게 지내길 한 달이 좀 넘었을까.
꾸역꾸역 회사를 다니며 한편으로는 이직할 곳을 찾아보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매니저한테 리더십 트레이닝이 있는데 수강해보지 않겠다고 연락이 왔다.
대충 알겠다는 대답을 하고 잊고 있었는데 얼마 전 본사에서 트레이닝에 관련된 연락이 왔다.
알고 보니 내가 받는 트레이닝은 본사에서 진행하는 18시간짜리 트레이닝으로 자신의 리더십을 강화시켜 비즈니스 성과를 최대할 끌어낼 수 있는 내용이었고 나와 함께 트레이닝을 받는 사람들은 이제 막 승진을 해서 앞으로 새로운 포지션에서 새로운 도전을 하는 사람들이었다.
트레이닝의 안내 메일을 받고 나서 매니저가 날 포기한 게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내가 나 자신을 포기하고 싶어 질 때,
매니저는 나를 포기하지 않았다.
솔직히 이 길이 맞는지 아닌지 모르겠다.
그리고 내가 승진을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모든 의욕을 상실했었기 때문에 여기서 이러고 있는 게 맞는지도 헷갈렸으니까.
하지만 나를 포기하지 않아 준 매니저를 위해서라도 여기서 다시 한 번 해보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