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살이세요?

<나이 공부>를 읽고

by 여르미


나이 드는 것이 즐거울 수 있을까?



셀카를 안 찍은 지 오래되었다.

마흔이 되고 보니 어쩐지 하루하루 지날수록

팍팍 늙어가는 게 느껴진다.

나이 들어가는 나 자신을 이제 인정해야 할 텐데

마음은 여전히 이십 대 시절에 머물러 있는 것 같다.



<나이 공부>는 이런 나이 듦에 대한 책이다.

우리는 시간이 지나면서 파이고 긁힌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역시 아름다울 수 있다.

살다 보면 흡족한 일도 있고 심란한 일도 있는 것처럼.

나이 들면 좋은 것도 있고 나쁜 것도 있다.

그러니 나이가 들 수록 긍정적으로 볼 줄 알아야 한다.





"몇 살이세요?"



우리는 살면서 계속 이 질문을 마주한다.

하지만 사람마다 대답하는 방식은 제각각이다.

어떤 사람들은 이렇게 말한다.

"내 나이 오십이지만, 요즘은 젊은 나이지요"

또 어떤 사람은 이렇게 대답한다.

"예순다섯이고, 망가지고 있는 중이지요"



하지만 둘 다 틀렸다.

둘 다 자연스럽지도, 비어 있지도 않다.

그렇게 부자연스럽게 연기할 필요도 없다.


'마흔이에요. 그게 전부입니다.'


젊음을 지키려면 망설임 없이

자신의 나이를 있는 그대로 인정해야 한다.

그래야 나이 듦이 제 갈 길을 갈 수 있다.






나이 든다는 것의 의미



<나이 공부>에서는 나이가 든다는 말을

세월이 흐르면서 점점 더 자기 자신이 된다는

의미로 사용한다.

이건 저자 말처럼, 치즈와 와인을 떠올리면 편하다.



나는 치즈와 와인을 떠올린다.
어떤 것은 그냥 시간이 지나면 좋아진다.
그런 것들은 준비가 될 때까지 한쪽에 가만히 두면 된다.
그럼 시간과 더불어 보이지 않는
내부 연금술이 작용해 맛과 향을 부여하면서 좋아진다.



인간도 비슷한 방식으로 나이가 든다.

치즈와 와인처럼.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인생의 목적은

바로 나이가 드는 것이고

자기 자신이 되는 것이다.





진정한 나이 듦




깊은 의미에서 나이 드는 일은

살면서 언제든 일어날 수 있다.

서른다섯밖에 안되어도 어떤 경험을 하면서

한 단계 더 성장할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런 경우 진정한 나이 듦이라 할 수 있다.

바로 우리의 영혼이 나이가 드는 것이다.




하지만 나이로는 노인이지만

세상과의 상호작용은 여전히 미성숙한 사람들이 있다.

그런 사람들은 계속 자신에게 초점을 맞춘다.

공감도 사회도 알지 못한다.

다른 사람에게 가슴을 열 줄도 모른다.

어릴 적에 사로잡힌 분노나 힘든 감정을

계속 붙들고 있을 수도 있다.

그런 사람들은 경험을 해도 성장하지 않는다.




하지만 인생에 '예'라고 말하며

세상에 참여할 수 있는 이들은

어릴 때부터 늙을 때까지 모든 단계에서 성장한다.

여섯 달 아가도 인간성을 이끌어낼 수 있다.

아흔아홉 살에도 진지한 일에 뛰어들 수 있다.

언제든 나이를 먹을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나이를 먹지 않는다면 그것은 문제다.

그럼 인생의 어느 한 시기에 붙박이게 된다.







인생은 직선 코스가 아니다.



<나이 공부>는 인생을 안정기, 입문, 통과라는

일련의 과정으로 본다.

인생은 직선이 아니라 단계들이며,

각 단계는 몇 년씩 지속될 수도 있다.

새로운 단계로의 상승은

흔히 병에 걸리거나, 관계가 끝나거나

직장을 잃거나 하는 비일상적 사건에서 촉발된다.




나이를 먹는 것은 하나의 활동이다.


그것은 그냥 일어나는 일이 아니라

우리가 하는 어떤 일이다.

진정으로 나이를 먹는다면 더 나은 사람이 된다.

수동적으로 나이만 먹는 경우는 더 나빠진다.

우리는 그저 시간만 쓰는 존재가 아니라

본래의 자기, 자신의 원래 존재 방식을

서서히 발견하는 존재인 것이다.



우리가 한 단계에서 다른 단계로 나아갈 때

그 이전 단계들을 완전히 떠나는 것은 아니다.

그 단계들은 사라지지 않는다.

언제든 이용될 수 있다.

그래서 때로 삶이 복잡해지기도 하지만,

또한 더욱 풍요로워지고 자원이 늘어난다.

우리는 어릴 때, 젊을 때, 중년에 했던 경험을 이용할 수 있다.



인간은 다층적 존재이다.

우리는 동시에 여러 나이를 산다.





나이 드는 즐거움




나이가 들면 우리는 진짜 사람이,

독자적인 판단과 고유한 인생관을 지닌 사람이 된다.

변화를 가져올 경험에 마음을 열 때

영혼은 피어나기 시작한다.


영혼은 우리 안에서 거듭 태어난다.



나이가 드는 것은 즐거운 경험이다.

진화하는 삶에서 자기의 싹이 돋고

꽃이 피는 것을 느끼기에

배움과 경험에 열려 있기를 원하기 때문이다.




나이 드는 가장 좋은 방법

적당히 멜랑콜리를 느끼면서

자신의 나이를 받아들이는 동시에

최대한 즐겁게 나이에 상관없이 나이를 먹지 않으면서

살기로 하는 것이다. (어렵군요!)



그러려면 우리는 단지 몸이 아니라는 것을,

그저 경험의 총합이 아니라는 것을,

그리고 생각만큼 시간의 제약을 받지 않는다는 사실을

이해해야 한다.




우리에게는 영혼이 있다.

영혼은 시간 속에서 경험의 모든 순간에 있지만,

또한 나이를 먹지 않는다.

우리는 두 곳 모두에서 사는 법을 배워야 한다.


영혼의 일부는 시간 속에

일부는 영원 속에 있다.


그 영원한 부분과 접촉하며 사는 것은

차분하고 즐겁게 나이를 먹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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