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가 아이에게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우리가 원했던 것들>을 읽고

by 여르미


예전에 좀 유명했던

고대 의대 성폭행 사건이 있었다.



같은 동기 남자애들이 여학우 한 명을

성폭행하고 사진을 찍어서

서로 공유했던 사건으로 기억한다.

검색해보니 벌써 10년 전으로 뜨는데

그 사건 이후로 그 가해자들이

제대로 처벌도 받지 않은 채

의사가 됐다는 소문도 있고..

아무튼 말이 많았던 사건이었다.




<우리가 원했던 것들>도

이것과 비슷한 설정을 다룬다.

가장 다른 점이라면 피해자가

가난한 집의 혼혈 아이라는 정도.





부자들만 다니는 엘리트 사립고에서

일어난 sns 스캔들.

학교 최고 인기남이자 금수저로 태어난

남자 주인공 가해자가

여자 주인공이 술에 취한 틈을 타

노출이 심한 사진을 찍은 뒤

거기에 인종차별적인 발언을 태그하고

sns에서 친구들과 공유한다.




자. 그럼 이제

어떻게 될 것인가?

가해자와 피해자.



이들은 합당한 처벌을 받고

진정 어린 사과를 받게 될 것인가?





가해자 엄마




<우리가 원했던 것들>은 시선이

좀 독특하다.

가해자의 시선이 아니라

가해자의 엄마 시선으로 진행된다.






그녀는 부유한 남편과 결혼한

은수저 출신의 가정주부다.

한마디로 신데렐라라고 볼 수 있는데,

남편 사업은 승승장구,

아들은 막 아이비리그에 합격했고,

그녀 또한 자선사업으로 명망 높고

미모까지 갖춘 완벽한 엄마다.



완벽했어.




그녀는 자선사업 파티에 가서

남편에게 이렇게 속삭인다.

하지만 실제로는 완벽과 먼 상황이었다.

바로 그 순간, 다른 쪽에서는

그녀의 아들이 인생 최악의 결정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피해자 아빠




이번엔 피해자 시선이 아니라

피해자 아빠의 시선이다.





그는 이혼한 싱글대디로

목수 일을 하며 딸을 키웠다.

똑똑한 혼혈인 딸은, 장학금을 받으며

형편에 맞지 않는 비싼 사립고를 다닌다.




그는 그 사건이 벌어진 이후,

술에 취해 떡이 된 딸을

집에 데려오며 딸의 핸드폰을 본다.

그리고 알게 된다.

그날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진심이니?



사건이 일어난 날 밤.

가해자의 부모는 아들을 부른다.




사건이 발생한 날,

가해자는 이 사태의 심각성을

전혀 깨닫지 못한다.

부모는 걱정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이 두 부모의 걱정은

서로 달랐다.







겨우 30초의 판단 착오가
18년의 노력을 허사로
만들 수 있단 말입니까?



아빠는 아들의 대학 진학을 걱정한다.

이 문제가 커져서 혹시나 정학을 받으면

대학 합격이 취소될 수 있다.

그래서 아빠는 이 사건을

돈으로 해결하려고 한다.




엄마는 너를
그렇게 키우지 않았어!




하지만 엄마는 달랐다.

처음에 그녀 또한 대학을 걱정했지만,

결국 그녀는 아들이 진심으로

뉘우치지 않는다는 사실에 분개한다.

아들에게 도덕성이 없다는 것,

그리고 끊임없이 늘어놓는 거짓말과

돈으로만 해결하려는 아빠의 태도에

진심으로 질리고 만다.





그녀가 원했던 것

스포 있음




결국, 이 소설의 진정한 주인공은

가해자 엄마이다.

(또한, 나도 아들 엄마라 그런지

그녀의 시선에 가장 신경이 쓰였다)




그녀는 이 사건으로 인해

자신의 인생을 되짚어보게 된다.






아. 내가 몰랐구나.
모든 게 잘못되어 있었는데.



이 사건은 그냥 이렇게

종료되는 게 아니라

다른 거짓말들을 몰고 온다.

가해자와 가해자의 아빠,

즉 그녀의 남편과 아들은 그녀에게

끊임없이 거짓말을 하게 된다.





그렇다.

당신만 모르는 사이,

가해자 엄마만 모르는 사이에

거짓말과 속임수는 진행되고 있었던 것이다.

(아들과 아빠의 합작으로)

결국 사건은 엄마의

자기 성찰과 자기 인생 찾기로 연결되고

뭐.. 그다음은 어떻게 진행될지

말 안 해도 아시겠죠? ^^;;






아들 엄마가 되어서인지

이 소설을 자꾸만 엄마의 시선으로

바라보게 되었다.




나중에 내 아들이 저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

아들을 키우면서 가장 중요한 것들,

우리가 원하는 것들은

과연 무엇일까?




단순히 공부를 잘하는 것인가

아니면 사람이 먼저 되는 것인가?

그리고 그 과정에서 부모는

어떤 본보기를 보여줘야 할 것인가




주제가 심각하다 생각할 수도 있는데

소설 자체는 발랄하고

꽤 흡입력 있다.

술술 읽힌다.

왠지 영화나 드라마로 제작되면

인기를 끌만한 소재이자 내용이다.




그래서 문득..

그 고대 사건의 가해자들은

반성하고 뉘우쳤을지,

피해자에게 진심이 담긴 사과를 했을지

궁금해진다.

그런 것들이야말로 우리가

삶에서 진정으로 원하는 것들이기 때문이다.





(+부모가 된다는 것은

역시나 너무 어렵다 ㅜㅜ

소설 속에서 엄마니까 느끼는 감정에

무척 공감되기도 하고..

걱정되기도 하고..

어떻게 키워야 하나 고민도 되고..;;)




+이 책은 미래지향 출판사에서

협찬해 주셨습니다 ^^

(아마 협찬해 주시지 않았다면

안 읽어봤을 소설인데..

그래도 이렇게 기회가 되어 읽어보니

재밌고 이런저런 생각이 드네요.

특히 사건이 진행되면서

엄마가 성장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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