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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르미 Apr 09. 2021

브런치 포스팅을 왜 하시나요?

<코끼리를 쏘다>를 읽고




조지오웰은 <1984> <동물농장>로 유명한

스테디셀러 소설가이다.

하지만 내게 그는 탁월한 에세이스트다.

<나는 왜 쓰는가> 등에서 보여준

냉철한 에세이 글쓰기는

'아.. 이런 사람이어서

그렇게 날카로운 소설을 쓰는구나'

하고 고개를 끄덕이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코끼리를 쏘다>는 그의 에세이 중

베스트 7개만 추려 펴낸 모음집이다.

180페이지의 얇은 책이어서

가볍게 조지오웰의 에세이를

읽고 싶은 분들께 추천드리고 싶다.






나는 왜 쓰는가




그의 대표 에세이는 바로 이것,

<나는 왜 쓰는가>이다.

인문학이나 글쓰기 책을 보면

수없이 인용되는 구절이기도 하다.

(특히 유시민 작가 책에 많이 나온다)




조지 오웰은 이 유명한 에세이에서

생계 때문인 경우를 제외한다면,

글을 쓰는 동기는 크게 네 가지라고 밝힌다.






          1. 순전한 이기심            

똑똑해 보이고 싶은, 사후에 기억되고 싶은,

어린 시절 자신을 푸대접한 사람들에게

앙갚음하고 싶은 등등의 욕구를 말한다.

이게 동기가 아닌척하는 건 허위다.




           2. 미학적 열정               

외부 세계의 아름다움에 대한,

또한 낱말과 그것의 적절한 배열이 갖는

묘미에 대한 인식을 말한다.

자신이 체감한 바를 나누고자 하는 욕구다.




            3. 역사적 충동               

사물을 있는 그대로 보고,

진실을 알아내고, 그것을 후세를 위해

보존해두려는 욕구를 말한다.




            4. 정치적 목적                

세상을 특정 방향으로 밀고 가려는,

어떤 사회를 지향하며 분투해야 하는지에 대한

남들의 생각을 바꾸려는 욕구를 말한다.

어떤 책이든 정치적 편향으로부터 진정으로

자유로울 수는 없다.




+왠지 이걸 읽다 보면 이 질문은

'나는 왜 읽는가?' 와도

닮아 있어요.. ㅎㅎ

(저는 2,3번 때문에 읽습니다 ㅎㅎ)




정치적인 글을 썼던 조지 오웰     

이런 충동들이 서로 얼마나 충돌하는지는 다르다.

그는 천성적으로 앞의 세 가지 동기

마지막 동기보다 능가하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그의 시대는 전쟁과 히틀러,

노동 계급의 빈곤과

식민지의 제국주의로 얼룩져 있었다.

조지 오웰은 그런 상황을 못 본 척

넘길 수는 없었다.



그는 자신의 시대에는 모두 어쩔 수 없이

그런 주제에 대해 쓰고 있다고 말한다.

그저 어느 쪽을 편들고,

어떤 접근법을 따르느냐의

문제인 것이다.





따라서 그가 자신이 가장 하고 싶었던 것은

정치적 글쓰기를 예술로 만드는 일이었다.

그의 출발점은 언제나,

불의를 감지하는 것이다.

어두운 현실을 폭로하고 싶어 하는 것이다.

그런 그의 마음이 수많은 에세이와

<1984) <동물농장>같은

정치적 우화로 가득한 소설을 탄생시켰다.





어느 서평가의 고백




한편, 이 <코끼리를 쏘다>에서

가장 재미있었던 에세이는 바로

<어느 서평가의 고백>이었다.

(왠지.. 난 서평가는 아니지만

매일 책을 리뷰하는 사람으로서

친밀감이 느껴졌기 때문이랄까..;;)




조지 오웰은 서평가란

이런 사람이라고 말한다.







이 에세이는 짧은 단편소설 같다.

서평가인 한 남자가 등장한다.






(뭔 묘사를 이렇게 재밌게 하는지 ㅋㅋ)





어느 책블로거의 고백



책을 리뷰하다 보면 그렇다.

상투적이 된다.

특히, 네이버에 글을 쓴다는 것은

더욱 그렇게 되어 버린다.



보는 사람이 있고,

키워드도 잡아내야 하고,

(요새 이것 때문에 고민이 많다.

솔직히 키워드 신경 안 쓰고

포스팅을 해왔기 때문이다..)

또 그 책과 관련된 사람들도 있기 때문에

나쁜 평을 함부로 쓰기가 어렵다.

(책 시장이 얼마나 어려운지 알기 때문에,

책은 점점 더 평하기가 어려워진다..

또한 그런 의문도 든다.

그냥 나한테만 별로인 거 아닐까?

다른 사람들에겐 인생책인거 아닐까?)





하지만 사실, 책을 리뷰할 때

가장 당황스럽고 힘든 점은

보물과 같은 책이 별로 없다는 점이다.

조지 오웰도 말한다.





그가 살았던 시대에 비해

지금은 책이 정말로 쏟아진다.

책이, 너무 많다.

어찌 됐건 읽었으니 써야만 하는 것이다.

(안 써도 되는데.. 뭔가 안 쓰면

남는 게 없는 것 같아 자꾸 쓰게 된다.

사실 나는 내 리뷰를 정말 자주 본다. 좋아한다.

블로그에 비공개 책포스팅도 수백 개 있을 정도다.

또한 책 내용이 너무 좋으면,

이 감동을 다른 분들께 전해드리고 싶은 마음이 크다.

산다는 게, 삶이라는 게

얼마나 지독하고 힘든지 알기 때문에..)




그래서 리뷰를 할 때면

항상 딜레마에 빠진다.




이제껏 별로인 책들은

아예 리뷰를 하지 않았다.

그래서 고민이 된다.

(브런치 작가님들은 어떠신지

문득 궁금해집니다..^^)




어찌 됐건 이 에세이 리뷰는

조지 오웰에 대한 리뷰이니까

마무리는 그의 이야기로 해본다.





이렇게 어린 시절부터 작가가 된다는

운명을 감지했던 조지 오웰.

그는 어린 시절부터 자신에게

글재주와 불쾌한 사실을 직시하는 능력이

있다는 걸 알았다고 한다.




그에 따르면,

작가의 어린 시절과

성장 과정을 알게 되면

작가의 글을 쓰는 동기를

어렴풋이 짐작하게 된다.

작가는 글쓰기를 시작하기도 전에

이미 특정한 정서적 태도를 갖게 되고,

거기서 결코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 책은 그래서인지

자신의 어린 시절 이야기

재미있게 서술해놓고 있다.

조지 오웰의 팬이라면,

그리고

<1984>등 그의 소설을

이해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꼭 읽어야 할 에세이이다.



(캬.. 이 상투적인 표현...

그래서 이 책에 대한 저의 평점은

4점입니다. ㅎㅎ

가치 있는, 보물과 같은 책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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