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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르미 Apr 07. 2021

삶이 힘들 때, 길을 잃었을 때, 주저 앉고 싶을 때

<스토아 철학>을 읽고


삶이라는 게 참 그렇다.

내 뜻대로 흘러가지는 않는다.

생각해 본다.

열 살의 나, 스무 살의 나.

그때는 어떤 생각을 품고

미래를 바라봤었을까?

지금의 내가 될지는

상상이나 했었을까?




지금  삶이 만족스럽고

잘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면

굳이 이 책을 읽을 필요는 없다.

하지만 삶에서 피로와 후회가 느껴지고

길을 잃은 듯한 느낌이 든다면...

어쩌면,

<스토아 수업>은 어떻게 해야 잘 살 수 있는지

작은 길잡이가 되어줄 수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철학은, 특히 스토아 철학은

이런 질문에 대한 대답들이기 때문이다.




행복한 삶을 결정하는 건 무엇인가?

인생의 갈림길에서 어떻게

올바른 선택을 할 것인가?

통제할 수 없는 일들을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



그리고 궁극적으로,

한 번뿐인 삶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왜 스토아 철학인가?





이 책의 저자 라이언 홀리데이는

실리콘밸리의 철학멘토로 불린다.

그는 구글의 자문으로도 활동했으며

최근 인문과 경영을 접목한 책들을

쓰는 미국의 인문 베스트셀러 작가이다.

그리고 <인간 본성의 법칙>을 쓴

로버트 그린의 제자이기도 하다.





이런 그는 특히 스토아 철학이

우리 시대에 딱 맞는 철학이라 주장한다.

말만 번지르르한 철학과는 달리

일상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삶의 기술을 이야기하기 때문이다.

즉, 실용적이다.




그래서 최근 세계의 많은 리더들이

스토아 철학에 열광하고 있다고 한다.

<타이탄의 도구들>을 쓴 팀 페리스,

월스트리트 재벌 토머스 캐플런 등도

스토아 철학 신봉자로 유명하다.

(확실히 최근 미국 인문철학 쪽에서는

스토아철학이 대세긴 한 것 같다.

그쪽 책이 많다.)




스토아철학을 읽다 보면 확실히

중세나 근대 철학에 비해

삶과 죽음에 관련된 지혜가 많다.

그들이 살았던 로마시대는 혼란스러웠다.

용기와 절제, 정의 같은 덕목들이 필요했고

역경을 끈질기게 참아내야 했다.

(어찌 보면 지금 우리 시대와 비슷하다)




이 책은 무려 26명

스토아철학자의 삶과 죽음,

그리고 그 생애에서 우리가 배울 만한

삶의 지혜에 대해 이야기한다.

나는 그중 가장 마지막에 등장하는,

로마 오현제의 마지막 황제,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다.





성찰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우리가 이 로마 황제에게 배울 것은

성찰,

즉 자신의 마음을 반성하고 살펴서

옳은 일을 하는 자세다.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는 팍스 로마나라고 불리는 로마 제국 전성기를 연 오현제의 마지막 황제다. 황제의 아들로 태어나진 않았다. 그는 어린 시절, 전 황제의 양자로 들어가게 된다. 물론 좋은 가문 출신이긴 했고, 똑똑하고 잘생기긴 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모두 국가의 수장감이 되는 건 아니다.



열 살 무렵부터 아우렐리우스는 철학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수수한 옷차림이었고, 냉철한 면모로 절제에 능했다고 한다. 그런 그의 모습이 눈에 띄어, 결국 열일곱 살의 생일 때 황제의 양자로 들어가게 된다. 하지만 예상과는 달리, 그는 기뻐하기보다는 매우 슬퍼했다고 전해진다. 아우렐리우스는 지금껏 로마 황제들이 저지른 악행들을 떠올렸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런 그는 꾸준히 철학을 통해

자신을 단련했고,

마흔 살 때 왕이 되어,

인류 역사상 최고의 성군 중 하나가 된다.




그가 재위했던 기간, 로마는 혼란스러웠다. 왕위 계승도 험난했지만, 그는 지병을 앓고 있어서 고통의 순간이 자주 찾아왔다고 한다. 또한 13명의 자녀 중 8명은 어린 나이에 죽었다. 재위 기간 중 무려 20년 동안엔 지금 코로나처럼 로마에 역병이 돌았다. 최소 500만 명이 죽었다고 한다. 또한 19년 동안 국경에서 전쟁이 끊이질 않았다. (이런 고난이면 난 차라리 왕 안 하고 말겠다 ㅎㅎ;;)





자기계발에 도움이 되는 철학









그는 이러한 고난의 순간들을

저 좌우명들을 통해 이겨냈다고 한다.

이런 마음가짐은 실천적이기도 하다.

이런 말도 같이 남겼다고 전해진다.



'저 사람이 사라지게 해주소서'

라고 기도하지 말고

'저 사람이 사라졌으면 하는

마음이 없어지게 해주소서'

라고 기도하라.



결국 삶에서 좌지우지할 수 있는 건

외부 상황이 아니라

내 마음,

오직 내 마음 하나뿐이기 때문이다.







매일 일기를 써라





그렇다면 철인 황제의

수양 법은 어땠을까?

생각보다 꽤 단순하다.

그의 철학자로서의 힘은

자기 성찰에서 나왔다.





황제는 몇 년간의 수양을 통해

자신만의 철학 사상을 키워나갔다.

특히 스토아 철학자들의 조언과 격언을

끊임없이 적어 내려갔다고 한다.

(즉, 필사를 했다는 것)

그의 작품인 유명한 <명상록>

이러한 명언과 지혜들로 가득하다.

그리고 사실, <명상록>의 원제는

나에게 쓴 일기 다.

출판이 목적이 아닌

진정으로 자신만을 위해 쓴 글이었던 것이다.





"네게 일어나는 일들 때문에

를 내는 건 아무런 쓸모가 없다.

그 일들은 네게 아무런

감정도 없기 때문이다."




결국 황제는 자신에게,

이렇게 말해주고 싶었을 것이다.

삶의 역경에 너무 괘념치 말라.

감정적으로 대응하는 건 도움이 안 된다.

삶에서 중요한 것은 결국 실천뿐이다.

그리고 운 좋게 원하는 것을 얻으면

만족하라.





결국 스토아 철학을 읽고 실천한다는 건

삶이 주는 불확실성을

온몸으로 이겨내는 것이기도 하다.

그리고 맞서 싸우기보다는

받아들이는 것,

마음비우기를 하는 것,

내려놓기를 하는 철학이기도 한 것이다.





작가는 이 이야기가 스토아철학의

핵심 메시지라고 주장한다.





자신이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하려는 끈기,

마음을 다스리는 평정심,

실수를 줄이려고 하는 마음가짐,

완벽하진 않더라도 더 나은 사람이

되려는 강한 의지.




책 속에 담긴 보물 같은

짧고좋은글귀 들이 많아

다 담기가 어려울 정도다.



이제는 정말,

실천하는 일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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