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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르미 Apr 21. 2021

도덕경이 처음이세요?

<나 홀로 읽는 도덕경>을 읽고

인문 고전 원문을

읽고 싶다.

하지만...



어렵다!!!




고전을 읽으면 좋다는 건 안다.

하지만, 이게 대체 무슨 소린지

한국어는 분명한데,

생판 모르는 낯선 외국어 같다.

특히 논어나 도덕경같이

한문을 번역해놓은 책들은

번역서마다 느낌이 전혀 다르다.

색다르다.




이렇게 고전을 읽고 싶지만

고전읽기가 어려운 사람들에게

아주 딱 맞는 책이 나왔다.

바로 노자철학 강의로 유명한

최진석 교수님의

<나 홀로 읽는 도덕경>이다.







 고전읽기의 의미




이 책은 정말 노자도덕경을

혼자 읽을 수 있게 만들어졌다.

구성이 꽤 괜찮은데,

일단 앞부분은 우리가 잘 모르는

도덕경의 진실과 의미에 대해

문답식으로 설명해놓고 있다.

그리고 뒷부분은 도덕경을

한국어로 쉽게 해석해놓은 것만

산뜻하게 담고 있다.

그 어떤 해석도 없다.




정말 나 홀로 읽는

도덕경인 것이다.





그런데 왜, 도덕경 해설이 아니라

혼자 읽게 책을 만들었을까?

이에 대해 최진석 교수는

이러한 답변을 달아놓았다.



진정한 앎을
찾아가기 위해서이다.





최진석 교수에 따르면 배운다는 것,

 남의 해석을 읽는다는 것

자기 삶에 지지가 없고

다른 삶이 자기 삶으로 들어와서

내 삶이라고 자꾸 착각하게 만드는 것이다.




저마다 삶은 자기 자신을향해
가는 길이다.
-헤르만 헤세-






또한 이렇게 자기만의 삶을 살면

우리는 질문을 할 수 있게 된다.

대답은 타인이 만든 이론과 지식을

그대로 품었다가

누가 요구할 때 그대로 뱉어내는 일이다.

이러면 주도권이 자신에게

있을 수가 없다.

그것은 타인에게 주도권이 있고

타인의 답인 것이다.




또한 고전 해석을 읽다 보면,

읽고 따라 하는 배움에만 빠지면

그 시대에 해결해야 할

가장 근본적인 문제를 찾기 어렵게 된다.

오히려 자신이 배운 내용에 매몰되어

그 시대에 적응시키려는

무모한 마음을 먹게 되는 것.

흥선 대원군을 떠올리면 편할 것이다.




따라서 고전은 물론이고

어떤 책을 읽거나 공부를 할 때는



왜?



를 염두에 두어야 한다.

그리고 여기서 시작하여 궁극적으로



나는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가?



라는 질문까지 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이름을 붙이는 것을

부정하는 이유




도덕경은 이렇게 시작한다



도가도비상도

명가명비상명



도가 말해질 수 있으면 진정한 도가 아니고
이름이 개념화될 수 있으면
진정한 이름이 아니다.





사실 이 문장은 도덕경에서

가장 중요한 문장이기도 하다.

최진석 교수는 이 첫 문장을

노자와 공자의 비교로 설명한다.




사실 지금 사회도 혼란스럽다.

하지만 노자와 공자의 시대.

춘추전국시대는 그보다 더했다고 한다.

최진석 교수가 볼 때

인간의 삶을 변화시키는 것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만드는 생산도구다.







이렇게 과거 질서가 무너지고,

새로운 질서가 아직 형성되지

않은 혼란스러운 시기.

(왠지.. 우리 시대와 닮았다)

이 시기에 공자와 노자의 사명은

어떻게 새 질서와 새 세계관을

건설하느냐였다고 한다.




공자와 노자는 명실,

즉 이름과 실제 사이의 관계에 따라

관점을 달리하게 된다.




먼저 공자다.

공자는 개념을 정하는 걸 중요하게 생각했다.

개념을 정하고, 이 개념과 실제와의

일대일 대응 관계를 확고히 하는 것.

반면 노자는 이와 달랐다.

노자는 개념을 확고하고 분명하게 정해놓으면

실제의 내용이 이 개념에

다 담기지 못할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공자는 비록 다 담지는 못할지라도

개념을 분명히 정해야

사람들이 사회의 요구에 맞는

적절한 행동을 할 수 있다 보았다.

반면 노자는 개념을 정하고 정의 내려버리면

그 정의가 개념을 완전히 가둬버리기 때문에

활동이 좁아진다고 생각했다.

또한 개념을 확고하게 하면 할수록

그것을 지키려고 하는 신념이 강해져서

그것으로만 세상을 바라보게 되는

부정적인 현상이 발생한다고 보았다.

즉, 기준이 만들어지고

차별이 생겨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최진석 교수는

이렇게 말한다.




한 권의 책을 읽는다는 것.

특히 동양철학을 읽는다는 것은

결국 자신에 대해 생각하는 것.

그리고 그것을 밑바탕으로 하여

앞으로 되고 싶은 자신을

그려보는 작업이기도 한 것이다.








이 책 이전에 몇 달 전,

도올 김용옥 작가의 <노자가 옳았다>

북리뷰 를 한 적이 있다..

둘 다 좋은 책이긴 한데,

<나 홀로 읽는 도덕경>과

<노자가 옳았다>는

굉장히 스타일이 다르다.

굳이 나눠서 추천드리자면




도덕경이 처음이다.
적당한 두께의 책을 원한다.
해석을 원하지 않는다.


추천: 나 홀로 읽는 도덕경





노자에 대한 기본 지식이 있다.
두꺼운 책 자신 있다.
독창적인 해석을 원한다.

추천: 노자가 옳았다




이렇게 나눠 보시면 좋을 것 같다.

더 참고하시기 쉽게

두 책의 1장 번역을 올려본다.

아침에 한 구절씩 읽고

출근하면 참 좋은 책이다.



미라클모닝

위하여^^



최진석 교수의

<나 홀로 읽는 도덕경>


도올 김용옥의

<노자가 옳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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