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립교향악단 신년연주회에서
1월 13일 인천시립교향악단 신년연주회에 갔었다. 장소는 송도에 있는 '아트센터인천'. 아트센터인천은 몇 번 방문했던 공연장이다. 시설과 음향이 매우 훌륭하고 교통도 나쁘지 않다. 흠이 있다면 장애인용 관람석이 블럭의 가장 마지막 열에만 있고 경사로 없이 모두 계단으로만 이루어져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1,2열 에서 공연을 관람하려면 휠체어석에 전동휠체어를 '파킹'하고 업혀서 내려가야 한다. 안내요원에게 양해를 구하고 조금 일찍 들어가고 가장 마지막에 나온다.
여튼 13일 신년연주회에 갔을때도 장애를 '팔아먹었'다. step1. 예매권을 수령하려고 줄을 섰는데 안내요원 등장! 앞으로 빠져서 예매권을 우선수령. step2. 예매권 수령후 혼잡한 인파를 지나려 하고 있는데 안내요원 등장! 휠체어가 잘 지나갈 수 있도록 인파를 정리해 길을 마련해 줌. 쾌적하게 공연장까지 진입했지만 1열에 위치한 관람석이라 연인이 업고 내려갔다.
인천시립교향악단의 정기연주는 놓치지 않으려는 편이다. 작년 7월에 처음 관람했었는데 이거슨 신세계.. 교향악단의 연주를 실제로 관람하는 것은 대단한 경험이었다. 당시 관람한 공연은 <2022 청소년 음악회>였다. <피가로의 결혼>, 사계 중 <여름>, <페르귄트 모음곡> 등이 연주되었고 하이라이트는 브리튼의 <청소년을 위한 관현악 입문>이었다. 클래식을 좋아하지만 잘 모르고 그냥 듣는 편이었다. <청소년을 위한 관현악 입문>은 악기의 소리를 하나하나 차례로 들려주고 합주를 하는 연주다. 악기들의 소리를 라이브로 하나하나 들을 수 있어서 엄청난 경험이었다. 앞서 말한 <피가로의 결혼>, <여름>, <페르귄트 모음곡>은 해설이 곁들여진 연주라 그것 또한 매우 좋았다. 제목은 모르고 그냥 좋다고 생각했던 곡이 <페르귄트 모음곡> 중 <Morning mood>라는 것을 알고 내가 그리그의 음악스타일을 좋아한다는 것도 알았다.
이번 공연은 신년음악회라는 타이틀을 달고 진행되었다. 멘델스존의 바이올린 협주곡 마단조, 작품번호 64 <violin concerto in e minor, opus. 64> 의 전 악장을 감상한 것은 처음이었다. 익숙한 1악장의 초입부를 지나면 극강의 난이도인 연주가 펼쳐진다. 3악장에서 몰아치는 연주는 정말 숨이 막힐 정도였는데 정말 좋았고 연주자가 멋있었다. 인터미션 후 진행된 공연은 오페라곡 가창이었다. 바리톤의 쇼맨십 때문에 매우 즐거웠다. 앵콜에서 보여준 쇼맨십도 매우 인상적이었다. 평소 오페라는 잘 듣지 않는 편이었는데(사실 십수년 전에 <투란도트>를 보러갔다가 두시간 내내 대차게 자다온 경험도 있다) 오페라의 매력도 알게 되었다.
인천시향의 예술감독이자 상임지휘자인 이병욱 지휘자는 원래 앵콜을 잘 응해주지 않는데, 이번에는 4곡이나 연주해줬다. 신년음악회라 특별히 신경쓴 느낌이 났다. 인천시향 최고! 지휘자님 최고! 단원들 최고! 객원 연주자, 성악가 최고! 다 최고다. 1인 만원, 장애를 팔면 동반 1인까지 50%다. 인터파크 예매수수료까지 더하면 나와 연인은 12,000원으로 매우 수준 높은 연주를 직관할 수 있다. 티켓팅이 조금 '빡세긴' 하다. 빨리 예매해야 1,2열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신년음악회는 조금 늦게 예매해서 C블럭 1열에서 관람했는데 아쉬웠다. 늘 A블럭이나 B블럭에서 보다가 C블럭에서 처음 관람했는데 단원들이 등지고 있고 협연자들이 멀리 떨어져 있었다. 그래서 오늘 인천시향 상반기 티켓팅이 떴을때 3, 5, 6월 공연은 일단 예매했다. 신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