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안영회 습작 Nov 03. 2021

성공한 경제체제의 특징

Money 2.0 독후감 III

비트코인의 보상 설계에 주목하라

아래 문구는 내가 비트코인이나 알트코인에 처음으로 관심을 두는 장면으로 기억될 수 있다.

독일 경제학자 게젤은 <자연스러운 경제 질서>라는 저서에 자연계의 모든 것이 시간의 흐름과 함께 가치가 줄어드는데 통화만은 가치가 줄어들기는커녕 금리에 의해 늘어난다는 사실을 지적하며 이는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이런 병폐를 해결하기 위해 가치가 시간과 함께 줄어드는 자유화폐(스탬프 화폐)를 고안해냈다. 일정 기간 동안 지폐에 일정액의 스탬프를 찍지 않으면 지폐를 사용할 수 없게 되는 방식인데, 바로 이자와 정반대되는 개념을 도입한 것이다.

투기 수단으로만 비춰지던 비트코인이 자본주의 거품문제의 해결책으로 등장했다는 사실은 미처 알지 못했다.


비트코인이 살아남으려면 앞서 말한 Money 2.0 경제체제의 조건에 부합해야 할 터이다. 저자는 비트코인의 명확한 보상 설계를 설명한다.

채굴자나 투자자(투기꾼)를 '이익'을 내새워 끌어들이고 블록체인 같은 '테크놀로지'로 기술자의 흥미를 유발하며 '자유의지론에 입각한 사상'으로 대중의 관심을 불러모아 체제를 강화하고 있다. <중략> 알트코인을 비롯한 대안을 선택하기 쉽게 되어 있다. 결과적으로 문턱을 낮춰 위험을 분산하고 가상통화 전체가 참여하는 안정된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또한, 보상을 지나치게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현실에서 작동하는 통화를 만들고 싶어 한다는 점에서 저자는 비트코인 주도 세력을 '현실주의자'로 평한다.


세계적 기업의 보상 시스템

뒤이어 저자는 세계적 기업을 대상으로 보상 시스템을 설명한다.

회사에 적용하면 '조직관리론'이 되고, 서비스에 적용하면 '플랫폼 전략'이나 '커뮤니티 전략'이 될 것이다. 모두 이름만 다를 뿐 원리는 같기 때문에 밑바탕에 깔린 보편적인 메커니즘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

아래 내용을 읽으면서 지역별로 필수 재화를 만드는 식의 산업이 끝나가는 현상에 대한 진단이란 생각을 했다.

IT화나 글로벌화의 흐름을 타고 세계는 점점 복잡해지고 자본주의가 발달함에 따라 상품과 서비스가 포화되면 단순히 수요만을 고려할 경우 공급 과잉에 빠져 경제체제가 온전히 굴러갈 수가 없다.

또한, 최근 할인(프로모션)없이 판매가 되지 않는 상품들이 많다. 재고관리가 회사의 큰 골치고, 악성재고가 쌓인다는 뜻은 어쩌면 과거에 맞춰 철지난 생산활동을 하는 일인지도 모르겠다.


다시 책으로 돌아가면 명확한 보상 준비에 대해 아래 내용이 눈에 띈다.

자신이 이 회사에서 일함으로써 사회적 인정을 받을 수 있는가. <중략> '물질적인 보상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보상이 주어지고 있는가', 이에 대한 설계도 무척 중요하다.


시장이 성장하고 변화가 심하여 예측할 수 없는 일이 매일 일어나는 직장환경인가? 세계적 기업은 그들이 놓인 경쟁 상황이 이를 가능하게 해준다.  또한, 서열 관계의 가시화는 성과에 따른 급여와 등급으로 만든다. 소통에 대해서는 사원들의 교류할 기회로 일체감을 키우고, 비전이나 경영 이념으로 공동 환상을 만든다.


페이스북이 타임라인에서 발견한 것

보상이 반드시 금전을 필요로 하지는 않는다는 점을 설명하는 사례가 이어진다.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인스타그램 등의 SNS는 돈을 직접 주고받는 서비스가 아니어서 빨리 이해하기 어렵지만 굉장히 잘 만들어진 경제체제이다.

실제 그런가? 저자는 앞서 소개한 경제체제의 5가지 요소를 들어 이를 설명한다.

'좋아요'나 'RT'는, SNS라는 경제 안에서 '금전'이 아니라 '인정'이라는 욕구를 충족하는 장치이고 이용자 사이에서 '통화' 역할을 하고 있다. 확산에 의해 늘어나는 팔로어는 지금처럼 모아가는 '자산'에 가깝다. SNS의 타임라인은 실시간으로 내용이 변하고 볼 때마다 새로운 정보가 날아든다. 또한 자신이 올리는 글이 어떤 반응을 일으킬지 알기 어려운 불확실성이 있고, 비판을 받거나 악플이 쇄도할 '위험성'도 있다. '좋아요', '팔로어', '시청자' 등 다양한 지표가 숫자로 표시되어 타인과 비교할 수 있고 업계나 취미에 따른 서열도 명확히 제시된다.


아래 글을 읽으면서 현대인은 주로 취향에 돈을 쓴다를 제목으로 글을 쓸까말까 고민했는데, 지지자를 만난 듯 했다. :)

성공하는 서비스를 생각하는 사람은 의식주 같은 생리적 욕구에 더해 사회적 욕구를 자극하는 요소를 도입할 수 있느냐를 생각해보야야 한다. <중략>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끼리 소통할 수 있는 장소나 공간이 있으면 더 좋다. <중략> 충성심을 갖고 이용해온 사람이 그렇지 않은 일반 사용자와 같은 대우를 받으면 서비스에 대한 열광과 애정이 식어버릴 것이다. <중략> 제품이나 아이디어로 승부하는 시대에서 이용자나 고객까지 끌어들인 경제체제 전체를 통해 경쟁하는 시대로 바뀌었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 Money 2.0 경제체제의 조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