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안영회 습작 Nov 04. 2021

감정: 미래를 여는 두 번째 공식

Money 2.0 독후감 IV

저자는 미래의 방향을 결정하는 세 가지 요소 중에 두 번째로 감정을 들었다.


경제와 인간 뇌의 관계

개인적으로는 돈이나 경제라는 사회학적인 주제가 인간의 뇌라는 생물학적 주제와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다. <중략> 흔히 '등잔 밑이 어둡다'고 하는데, 경제라는 커다란 체제를 알기 위해서는 뇌 시스템을 알아야 하는 것이다. 우리 인간이나 동물의 뇌는 욕망이 충족되었을 때 '보상회로'라는 신경계가 활성화하여 도파민 같은 쾌락 물질을 분비한다. <중략> 이 보상회로 덕분에 동기가 부여된다. 거칠게 말하면, 인간도 동물도 이 보상회로의 노예라고 할까, 여기서 발생하는 쾌락 물질을 바라기 때문에 여러 가지 행동에 나서는 것이다.

우연찮게 나도 최근에 들어서야 뇌과학 지식을 접하며 놀라는 중이다. 또한, 보상회로를 어떻게 넘어설 것인가에 대해 지인과 대화한 흔적이 있는데, 당시는 신호에 반응하기라고 기록했다.


인정 욕구, 비교 우위 그리고 불확실성이 주는 쾌락

뇌의 보상회로는 욕구가 충족되었을 때뿐만 아니라 보상을 '기대할 수 있는 상태'에서도 쾌락 물질을 분비한다고 알려져 있다.

여행을 할 때보다 여행을 준비하며 상상할 때 더 쾌락을 느낀다고 했던 이야기가 떠오른다. 인정 욕구만큼 혹은 그 이상으로 우리에게 쾌락을 주는 요인은 놀랍게도 불확실성이다.

예측하기 어렵고 위험성이 있는 불확실한 환경에서 얻은 보상에서 더 많은 쾌락을 느끼는 경향이 있음을 연구를 통해 알아냈다. 더욱이 자신의 선택이나 행동에 의해 결과가 달라지는 경우에는 자극이나 쾌감이 더 커진다. <중략> 한마디로 동기 부여의 원천이라고 할 수 있다. 인간은 지금도 변화가 심하고 위험이 도사린 상황에서 보상을 받거나 기대하면서 큰 쾌락을 느끼는데 이는 자연 속에서 살아남은 동물이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익힌 습성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정도의 문제일 수 있지만, 나는 적당한 불확실성에 대해서는 거의 중독증 수준이란 사실을 오래전부터 알았다. 마지막으로 선의의 경쟁 운운하는 현상에 대해서도 저자는 마음에 드는 해석을 해준다.

타인보다 우월한 지위를 점하고 싶다는 욕망이야말로 인간이 계속 노력하는 원동력이고, 구성원이 모두 그렇게 생각하면 집단 전체가 발전할 수 있다.


균형 잡힌 자연계의 세 가지 특징

경제 그리고 '보이지 않는 손'에 대해서 다시 생각하게 하는 탁월한 문장이다.

내가 깨달은 미래의 방향을 결정하는 세 가지 요소 중에서 '경제'가 가장 강력한 요소임을 알 수 있었다. 다시 말해 경제라는 요소는 '자연에 원래 내재해 있던 힘'이 발현된 것이고, 자연은 경제의 거울이자 모범이라는 것이다.

저자는 자연이 균형을 유지하는 요인으로 세 가지를 들었다.

자발적인 질서의 형성

에너지의 순환 시스템

정보에 의한 질서의 강화


근래 조직의 디지털 전환을 시도하면서 '애자일'을 활용하는데, 나도 모르게 힘을 기울이는 부분이 바로 '자기 조직화'란 사실을 책을 읽으며 알았다.

저절로 이런 질서가 형성되는 현상을 '자기 조직화' 또는 '자발적 질서 형성'이라고 한다.

함께 일하는 사람들에게 습관이 되도록 할 뿐,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어서였는지 몰라도 스스로 행하는 일에 대해서도 이름을 붙이지 않고 있었는데 우연히 읽은 책이 알려준다. :)


'정보'가 필요한 이유는 '선택'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생명체가 '정보'를 내부에 기록한 까닭은 선택 필요성이 있는 환경에 있었기 때문이다.

이 부분을 읽을 때는 개발자였던 탓인지 바로 함수에 빗대어 이해하게 된다. 정보란 말은 함수(blackbox)에 투입하는 파라미터(매개변수)로 읽힌다. 질서를 만드는 주체가 함수라면 거기에 정보를 주어야 이를 기준으로 분기(if 문을 떠올림)를 하여 올바른 로직을 수행할 수 있다. 분기가 바로 프로그램에서 선택을 구현하는 방법이다.


자연의 질서에 반한 규칙의 위험성

마르크스에 대한 촌철살인의 해석이다.

'자연의 시스템에 가까운 규칙일수록 사회에 보급하기 쉽고, 자연과 동떵러진 시스템일수록 좋지 않은 결과를 낳기 쉽다.' 이 가설을 증명하는 전형적인 예가 마르크스의 '사회주의'이다. 자본주의의 문제점을 지적하여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얻는 사상이다. 다시 말해 감정이라는 요인은 사로잡았으나 결국 비극으로 끝났다.

그에게 혹하였던 선배들은 이 구절을 읽고 어떤 생각을 할까?


한편, 책에 세상의 중첩 구조라는 그림이 있는데, 이는 최봉영선생님이 그린 말과 문명 세계와 자연 세계 그림을 연상시킨다.

'진화'란 순환을 되풀이하는 과정에서 나타난 부차적인 변화이고, '테크놀로지'란 진화의 부산물, 예를 들어 '두부를 만들 때 생기는 유바(껍질) 같은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경제, 자연, 뇌의 공통점

경제, 자연, 뇌처럼 여러 개체가 상호작용하여 전체를 구성하는 현상을 창발(emergence)이라고 한다. 앞으로는 이런 시스템을 잘 다루는, 이른바 '창발적 사고' 체계가 필요해질 것이다.

듣자마자 굉장히 좋아했던 단어가 창발(emergence)이었으나, 왜 그런지 알지 못했다. 수년을 막연하게 좋아하던 단어인데, 다른 사람이 쓴 책에서 그 이유를 발견한 듯하여 놀랍다.


작가의 이전글 성공한 경제체제의 특징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