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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영회 습작 Nov 05. 2021

테크놀로지: 미래를 여는 세 번째 공식

Money 2.0 독후감 V

이전 글에 이어 <MONEY2.0> 저자는 테크놀로지를 미래를 여는 세 번째 공식이라 규정한다.


모든 구조가 분산화된다

근대사회의 특징으로 저자는 정보의 비대칭을 들고 있다. 분산이 필요하려면 사전에 집중이 있어야 한다. 따라서, 근대 이전에는 정보가 모여있지 않았다는 말이기도 하다.

근대사회가 '정보의 비대칭'을 전제로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정보가 편재돼 있고 개별 구성원이 실시간으로 정보를 공유할 수 없는 상황에서 대리인이나 중개인을 '허브'로 하여 전체를 움직여왔다. 필연적으로 '힘'은 중앙의 허브에 모이게 된다.

기술 발전이 이를 무너뜨린다.

지금은 모든 사람이 스마트폰을 통해 실시간으로 항상 연결될 수 있다. 앞으로는 인간만이 아니라 사물과 사물도 항상 접속돼 있을 것이다. 나는 이를 '하이퍼커넥티비티(hyperconnectivity)'라고 부른다. <중략> 분산화가 진행되면 정보나 사물의 중개만으로는 가치를 창출할 수 없고, 독자적으로 가치를 만들어내는 경제 체제를 구현하는 존재가 큰 힘을 갖게 된다.

다음은 한때 유행하던 UCC(User Created Contents)라는 말을 힘의 관점에서 돌아볼 수 있는 문장이다.

IT 기업에서는 개인에게 권한을 부여한다는 말을 많이 하는데, 기존의 대리인이 가졌던 힘을 빼앗아 개인에게 나눠주는 일이라 할 수 있다. 중개인이 자기 직위를 고수하는 게 아니라 분산화 과정에서 힘을 얻어갈 '개인'을 지원하는 쪽에 섬으로써 자신도 힘을 얻는 전략이다.


공유경제와 공유경제를 이끄는 중국

사회가 분산화되니 다시 이를 묶는 일이 필요해지는데, 공유경제가 한 가지 현상이다.

공유경제는 네트워크로 연결된 개인을 묶어 하나의 경제체제를 만들고 대리인으로서 이용자에게 최소한의 기능만을 제공한다. 근대의 '대리인형 사회'와 향후 등장할 '네트워크형 사회'의 장점을 혼합한 하이브리드형 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어어지는 내용은 중국에 산 탓에 쉽게 믿어지지만, 중국 경험이 없는 분들은 쉽게 받아들이지 못할 수 있다.

테크놀로지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의 발상지는 실리콘밸리에서 중국의 상하이 등으로 이동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전자상거래의 개인 간 거래 서비스의 경우 중국의 독자적인 비즈니스 모델이 여럿 생겨나 미국이나 일본의 창업자들도 주목하고 있다.

이렇게 중국이 테크놀로지의 메카로 급부상할 수 있는 이유를 크게 두 가지로 꼽아볼 수 있다.

하나는 거대한 시장이다. 중국에 가보면 모든 숫자가 대한민국에서 겪었던 스케일이 아니다. 느낌은 경험이 지배되는 까닭에 문자만으로 사실을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렵기 때문에, 중국 경험이 세상을 객관적으로 보는데 유익했다.

두 번째는 저자가 '립프로그(leapfrog)'라고 부른 현상이다. 등 짚고 뛰어넘기란 표현인데, 급성장 과정에서 기존 사회 인프라가 정비되어 있지 않아 새로운 서비스가 단숨에 확산되는 현상을 말한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신용사회에 진입하기 전에 디지털페이가 생기면서 카드 사용이 거의 없이 바로 현금에서 QR결제로 넘어간 점을 들 수 있다. 또한, 중국에 갔을 때 그들의 앞선 모바일 인터넷 구현 환경을 보면서 PC로 인터넷 하던 시절의 레거시가 없어 더욱 빠를 수 있었겠다는 인상을 강하게 받은 일도 있다.


타인의 평가가 '돈'이 된다

처음 중국에 가서 타오바오 서비스를 C2C라 부를 때도 함참은 이해를 못했다.

대중의 평가에 의해 가동되는 경제는 '평가경제'라 불리는데 <중략> 중국에서는 스마트폰 결제 시스템이 이미 자리 잡았고, 인프라가 미비하고 연령이 낮아 새로운 상품과 서비스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점에서 기업을 제쳐두고 개인과 개인이 하나의 경제를 구성하는 사례가 많다.

그런데 좌판에서 위챗 송금으로 거래를 해보면서 개인과 개인이 경제를 구성한다는 말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체험이 시작되었다.


토큰 경제에 주목하라

토큰이란 흔히 가상통화를 기반으로 하여 사용되는, 블록체인에서 유통되는 문자열을 가리키는데, 일반적으로는 가상통화나 블록체인에서 기능하는 독자적인 경제권을 가리키지만 명확히 정의되어 있지는 않다. 토큰경제가 기존 비즈니스 모델과 가장 다른 점은 경제권이 네트워크 안에서 완결되어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토큰 경제의 예로 킥이라는 메신저 어플래케이션을 설명한다.

킥 활성화에 공헌하는 콘텐츠를 올린 크리에이터에게는 보수로 킨을 지불한다거나, 메신저에 광고가 올라올 경우에 이용자에게도 킨을 주는 식이다. 기존 미디어에서 광고가 나타나면 짜증을 내지만 킥에서는 광고가 올라가면 킨을 받는다. 이처럼 킥은 이용자나 외부 크리에이터도 이익을 얻는 경제권 구축을 게획하고 있다.

그리고, 저자는 통화를 기반으로 하는 통상의 비즈니스와 토큰 경제의 차이를 설명한다.

통화를 발행하는 주체가 손에 넣는 이익을 시뇨리지라고 하는데, 이는 국가의 커다란 재원이 된다. <중략> 또한 통화의 소유자가 없어질 때 발생하는 실효이익도 발행자의 이익이 된다. <중략> 토큰경제는 가상에만 존재하는 경제권으로, 국가와 달리 영토가 있는 것도 아니다. 사소한 문제가 발생해도 참여자가 모두 이탈해 완전히 소멸해버릴 개연성이 있다. 토큰 발행자는 통화 발행 이익을 얻는 대신 뛰어난 경제권을 만들어 잘 유지해야만 한다.


토큰의 종류

금본위제가 막을 내림으로써 국가의 신용이 지폐의 가치를 떠받치게 되었다. 토큰도 금괴와 마찬가지로 현실 세계의 실물과 연계함으로써 가치를 표시할 수 있다. <중략> 눈에 보이지 않는 '개념'의 가치를  표시하여 유통하기란 굉장히 품이 드는 일이었다. <중략> 이렇게 모호한 개념도 토큰을 활용해 자유롭게 서로 연결하여 유통시킴으로써 가치를 표시할 수 있다. 이는 증권업계 소관이었지만, 인터넷이 폭넓게 확산된 지금은 금융의 틀만으로는 파악할 수 없다.

위 글을 읽다보면 자연스럽게 스타트업 가치평가(valuation)를 정형화 하지 못하는 이유도 짐작할 수 있다. 시장의 고질적인 문제를 풀어 새롭게 등장한 해법에 대해서 금융의 틀로는 평가할 수 없다. 그건 문제를 정의한 개념을 구현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비트코인이라는 성공 모델을 가진 토큰 경제의 특징을 설명한다.

서비스와 토큰을 가진 사람들이 경제권을 형성해 서비스의 성광과 이용자의 이익이 일치한다. 토큰을 많이 가진 충성도 높은 이용자는 서비스가 실패하면 손해이기 때문에 지지자 역할을 한다. <중략> 고정 시세가 아니라 경제권의 참여자 수나 편리성에 따라 교환 환율이 바뀌는 변동환율제라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차세대 성공 모델은 '자율 분산'이다

인터넷의 보급으로 중앙에 관리인이 있는 대리인형 사회에서 개인이 밀접하게 연결된 네트워크형 사회로 나아가는 '분산화'라는 큰 흐름을 설명하고 이런 흐름의 일부인 공유경제나 토큰경제를 소개했다.

분산화 다음은 '자율화'를 더하는 것이다. 요즘 너무나도 자주 듣는 인공지능의 등장 탓이다.

'자율 분산'이라는 말은 별로 들어보지 못했겠지만, 전체를 통합하는 중추 기능이 없이 자율적으로 행동하는 개별 요소의 상호작용에 의해 운영되는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다. 앞에서 말한 자연계처럼, 절대적인 지배자나 관리자가 없이 구성원이 뿔뿔이 흩어져 행동하는데도 알맞게 균형을 잡으며 돌아가는 체제를 말한다.

노메라인라는 무인 헤지펀드 프로젝트를 자율 분산 사례로 설명한다.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도 투자자도 상대가 누구인지 모른다. <중략> 보수는 블록체인에 프로그래밍된 규칙대로 자동 분배되기 때문에 인간의 자의성이 끼어들 여지가 없다. 크라우드소싱, 인공지능, 블록체인을 잘 조합함으로써 자율 분산 시스템을 실현할 수 있다.

그리고, 의미심장한 예언을 한다.

10년 이내에 누구든 싼값으로 자율 분산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으리라 본다.


새로운 경제권을 만들라

굉장히 자극적인 선동 문구다. 새로운 경제권을 만들라.

블록체인을 활용하면 가치를 이전할 때 발생하는 이익도 네트워크 전체에 보존되기 때문에 일부러 변경하기도 어렵다. 다시 말해 지금 '경제의 민주화'가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중략> 지식은 생필품이 되고 '박식'한 것은 가치를 잃게 된다. <중략> 지금도 검색만 하면 온갖 지식이 쏟아지니 이런 지식과 정보의 활용법이 중요해졌다. 마찬가지로 돈 자체는 가치가 없어지고 경제권을 만들어 운영하는 노하우가 중요한 시대로 바뀔 것이다.

저자를 믿고, 운영하는 노하우를 쌓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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