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욕망에 부합하는 가치와 재미를 전하는 생존 양식

묻고 따져서 개념을 만들고 실행하는 디지털 전환

by 안영회 습작

또 다른 앱스토어를 구축하고 있는 챗GPT

OpenAI의 데브데이에서 발표했다는 ChatGPT 앱 소개 영상을 보니 예상대로 스마트폰 앱스토어처럼 외부 개발자들을 활용하여 응용 프로그램을 확충[1]시키는 사업 모델을 발표했습니다. 그래서, 문득 현존하는 앱스토어와 챗GPT 사용자 층의 규모를 비교해 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퍼플렉시티를 통해 확인한 결과가 아래 표입니다.

한편, 데모가 보여준 예시가 실제 현실에서 강력하게 작동하게 되는 시점은 긱 뉴스 말마따나 음성 명령이 가능할 때가 될 듯합니다.

UI보다는 음성 인터페이스와의 결합에서 더 큰 가능성을 보고 있습니다. 음성 인식에 강한 Whisper 모델과 문맥 이해 능력이 뛰어난 ChatGPT가 App들과 연결되면, 그동안 상상만 해왔던 시나리오가 현실이 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OOO에 다음 주 목요일이나 금요일 저녁 3명 자리를 예약하고, A와 B에게 초대 메일을 보내줘” 같은 시나리오는 예전부터 자주 언급되던 것이지만 실제로 구현하기엔 허들이 많았거든요. 지금 수준의 LLM이라면 충분히 가능해 보입니다.

아직 OpenAI가 추진하는 기기가 나오지 않은 상황이긴 하지만, 오픈AI는 스마트폰 종속을 벗어나고 싶어 할 듯합니다. 메타 역시 그런 꿈을 꾸며 엄청난 돈을 안경 형태의 기기 개발에 투자하고 있는 것과 비슷한 욕망으로 볼 수 있습니다.

스크린샷 2025-10-22 오전 12.27.11.png
565768135_10162008682787335_6720458108321953995_n.jpg


운영체제와 How 그리고 프로세스와 수반 행위

미라클레터에 따르면 오픈AI는 AI 운영체제가 되고 싶어 한다고 합니다. 운영체제란 표현 때문에 상상의 나래를 펼치게 됩니다. 학창 시절 OS 수업은 가장 인상 깊었던 수업이었습니다. 수업 내용 자체보다는 운영체제라는 아이디어에 매료되었다고 하는 편이 정확할 듯합니다. 그 기억은 IT 시스템 개발 현장에 있을 때도 종종 뚜렷한 결과를 내놓지는 못하며 머릿속을 맴도는 영감의 원천으로 작동했습니다.


이런 생각이 흐른 후에 페이스북 광고로 눈에 띈 이미지가 있었습니다. 이미지 중간에 Operations라는 단어 때문에 눈에 띈 것이죠.

운영(Operations)을 시스템으로 분류하고 그 초점을 어떻게(How?)와 연결한 후에 목적을 프로세스와 수반 행위로 규정한 덕분일 것입니다. 적용 대상은 다르지만 운영체제를 다뤘기에 눈길을 끈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유한한 자원인 사용자의 시간을 어떻게 점유할 것인가?

그리고 그림의 가장 바닥에 존재하는 것이 사건과 트리거란 점이 또 다른 생각을 꺼내게 했습니다. 인간이 가진 근본적인 제약인 시간이 When이나 Scheduling이라는 단어와 연결되었습니다.

또한, 이것이 사용자의 의지를 담은 행위로 "트리거(촉발)"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바로 그 트리거가 얼마 전 썼던 글 <메뉴는 콘텐츠 노출과 그에 따른 사용자 트리거 도구이다>에서 다룬 '메뉴의 기능'이었습니다. 이들 생각을 정리해 보면, 운영체제란 유한한 시간에 대한 How를 다루는 일종의 시간 관리 기법을 구현한 시스템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한편, 인용한 이미지를 보기 전에 머릿속에 먼저 떠오른 모델이 있었습니다. 학창 시절 공부한 OSI 모델이었습니다. 인터넷 프로토콜 설계의 근간이 되었다고 알려져 있는 모델이죠. 다만, OSI 모델을 떠올린 이유는 위상이 같은 문제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응용 프로토콜을 데이터를 운반하는 상위(4 ~ 7 계층) 층에 있습니다. 그리고, 데이터 운반을 위해서는 미디어 층위라고 할 수 있는 하위 3 계층에 의존합니다. 그러나 응용 계층 즉, 7층인 Application Layer 안에서도 응용의 Media(중계자)로 앱스토어(혹은 마켓 플레이스)가 딱 자리를 잡고 있는 것이죠. 오픈AI 입장에서 사용자가 자신들의 서비스를 쓰고 있는 형국을 묘사해 보면 그렇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종속성을 극복하기 위해 일단 사용자와 응용 프로그램 개발자들에게 이미 익숙한 앱(App)이라는 형식을 그대로 차용하는 것이란 생각이 든 것입니다.


욕망에 부합하는 가치와 재미를 전하는 생존 양식

하지만, 개인 사용자가 어떤 앱을 쓰고 어떤 콘텐츠를 소비하느냐의 문제는 인터넷 기술이나 조직 구성과는 관계가 별로 없는 사실상 별개의 문제입니다. 오히려 그가 속한 사회 안에서 그의 말과 생각을 바탕으로 하는 욕망과 거기에 영향을 미치는 믿음(줏대와 잣대)들이 지배적인 영향을 끼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공급자가 아닌 소비자가 우선하는 거대한 흐름은 '디지털'이라는 기술이자 '환경 변화'가 두드러진 촉매제 역할을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위에서 생산의 도구로 소비자들이 User Generated Contents를 생산하는 모습은 디지털 기술이 없던 시절에는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었죠. 업계에서 20년 넘게 일해 놓고서도 이제야 개념화하고 깨달을 수 있습니다. 앞으로는 그런 이야기들을 많이 쓰도록 하겠습니다.


주석

[1] 대강의 뜻만 모호하게 알고 있어서 한자 사전을 찾아봅니다.


지난 묻고 따져서 개념을 만들고 실행하는 디지털 전환 연재

1. 뜻밖의 상황에 등장한 '제어 역전'이 주는 지적 자극

2. 대체 전략을 어디에 써먹고 어떻게 실천할까?

keyword
작가의 이전글대체 전략을 어디에 써먹고 어떻게 실천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