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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영회 습작 Dec 15. 2021

프로젝트 경제가 시작됐다

디지털 전환 선행 연구 No. 7

이번 HBR 한글판의 간판기사는 프로젝트 경제가 시작됐다 이다.


운영과 프로젝트 이분법

한국판 편집장의 서문은 마치 예고편과 같다.

HBR 이번 호가 던지는 화두는 ‘프로젝트’입니다. 전통적으로 기업은 조직을 ‘운영’하는 데 초점을 맞춰 왔습니다. 성과를 평가하고 미래를 계획하는 모두가 운영의 관점에서 행해졌습니다. 운영은 한마디로 ‘현재 역량의 효율적 활용’입니다. 현재 하고 있는 일에 몰입해서 더 나은 성과를 내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을 통칭합니다. 프로젝트는 ‘새로운 역량의 탐색’입니다. 이제껏 꺼내 쓰지 않던 역량을 끌어올려 새롭게 도전해보는 모든 과정을 말합니다. HBR은 조직이 유지(운영)와 변화(프로젝트) 사이에 균형을 잡아야 한다며 양손잡이가 될 것을 조언합니다.

편집자의 글로 인해 운영과 프로젝트라는 이분법으로 기업 경영을 이해할 수 있었다. 이는 마치 프로젝트 경제가 시작됐다라는 기사를 읽기 위한 준비와도 같다. 기사를 다시 보면서 프로젝트 경제라는 말이 널리 쓰이나 구글링을 했다. 영문 Project Economy로 검색하면 HBR 원문 외에 몇 개 유사한 기사를 만날 수 있지만 수자는 극히 드물고, 한글로는 없는 듯하다. 그만큼 생소한 개념이라 볼 수 있다.


조용하지만 강력한 프로젝트의 부상

하지만, 저자 안토니오 니에토로드리게시의 어조는 분명하다. 물론, 그가 프로젝트 관리 연구소 전 회장이기 때문이기도 하겠으나

조용하지만 강력하게, ‘프로젝트’는 ‘운영’을 제치고 이 시대의 경제 동력으로 부상했다. 이런 변화는 이미 오래전부터 시작됐다. 20세기 동안 조직의 유지와 관련한 운영은 효율성과 생산성의 발전을 통해 엄청난 가치를 창출했다. 그러나 21세기를 거쳐오면서 서구 경제의 생산성은 인터넷의 폭발적 성장, 더 짧아진 제품 수명 주기, AI와 로봇 기술의 기하급수적 발전에도 크게 바뀌지 않았다.

한국판 편집자의 논리를 빌면 변화의 필요성이 유지의 역량을 넘어섰다고 할 수 있다.

저자는 이를 수치 데이터로 증명한다.

독일에서는 프로젝트가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적어도 2009년부터 꾸준히 상승해 2019년에는 전체 GDP의 41%를 차지했다. 다른 국가에 대해서는 정확한 데이터를 얻기 어렵지만 대부분의 다른 서구 경제에서도 비슷한 비중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프로젝트 기반 업무가 오랫동안 중요한 성장 원천이 돼 왔던 중국 등 주요 아시아 경제에서 이 비중은 훨씬 더 높을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추세는 더욱 격화되리라고 전망한다.

이제 막 시작일 뿐이다. 2017년 프로젝트 관리 연구소는 전 세계적으로 프로젝트 중심 경제 활동의 가치가 2017년 12조 달러에서 2027년 20조 달러로 증가할 것으로 추산하고, 그 과정에서 약 8800만 명이 프로젝트 관리 기반 업무를 맡게 될 거라고 전망했다.


고정 직무가 사라지는 미래상

한발 더 나아가 프로젝트 중심의 미래 기업상을 제시하는 이들도 있다.

IBM의 한 고위 인재관리 임원은 나에게 “곧 직무 설명이 없어지고 프로젝트 역할만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영학 교수 로저 마틴은 진작 그랬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무실에서 일하는 평범한 직원은 자신의 삶을 일종의 정규 업무라고 생각합니다.” 마틴은 말한다. “이들은 자신이 참여하는 프로젝트가 정규 업무를 하는 데 방해가 된다고 여기죠. 사실 조직에서는 의사결정 과정 전체를 프로젝트라고 생각해야 합니다.”

스타트업인 우리회사의 업무 수행 양상을 보면 이런 예측은 이미 실현된 곳도 있다고 봐야 한다. 문제는 대부분의 프로젝트가 실패한다는 사실이다.

이런 변화에도 많은 리더들이 여전히 프로젝트와 프로젝트 관리의 가치를 간과하고 있다. 그 결과 전 세계적으로 수행되는 프로젝트의 약 35%만이 성공을 거둔다. 이는 곧 우리가 엄청난 시간, 돈, 기회를 낭비하고 있다는 뜻이다.

IT 컨설팅 회사 재직시절 굉장히 20 여개 이상의 프로젝트에 참여해온 경험으로 보면, 놀랍게도 프로젝트 성패는 얼마나 문제 정의를 제대로 하느냐에 달려 있다. 이는 프로젝트를 어떻게 수행하느냐에 앞서 프로젝트를 정의하는 단계부터 시작하다.


저자의 주장을 벗어나 내 주장을 더하면 프로젝트 경제에서는 프로젝트 관리만큼, 아니 그 이상으로 프로젝트를 어떻게 잘 정의하느냐가 중요하다.  그런 점에서 기사의 상세 내용을 떠나 저자의 창작물인 프로젝트 캔버스는 매력적인 사고의 틀이다.


The Project Canvas

저자의 설명에 따르면, 프로젝트에서 프로세스와 통제보다는 가치와 효과에 중점을 두고, 가장 가치 있는 요소를 신속하게 달성하는 법에 집중하게 유도하는 도구로 개발했다고 한다.

출처: https://hbr.org/2021/11/the-project-economy-has-arrived

또한, 저자는 캔버스는 모두를 위한 것인 만큼 합의를 토대로 만들어져야 한다고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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