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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영회 습작 Jun 10. 2021

일대일 면담으로 훌륭한 소통 구조를 구축하라

책과 대화하기 IX

다음 주에 있을 일대일 면담을 앞두고 <하드씽>에서 관련 구절을 읽다가 같은 제목으로 기록


잘 설계된 소통 구조의 중요성

잘 설계된 소통 구조가 없으면 정보와 아이디어는 정체될 것이고 나쁜 업무 환경으로 인해 회사는 퇴보할 것이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너무나도 중요한 이야기다. 내가 이 말을 이해하는 것은 나의 배경 탓인데, 나는 어떤 일을 하든 소통 구조를 정비하는 버릇(?)이 있다. 그 버릇이 생겨난 배경의 이야기를 써둔다.


비교적 커리어 초반이라 할 수 있는 2004년 즈음 컨설팅 회사를 다니고 있었다. 당시 참여한 프로젝트의 소프트웨어 개발 방법론을 담당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운이 좋은 일이었고, 당시 내가 속한 회사의 대표님의 포쓰(?)가 아니었다면 새파란(?) 내가 여러 업체의 R&R(역할과 책임)을 배정하는 참모 역할을 하는 일을 받아들이지 않았을 것이다.


운 좋게 시작했지만, 경력이 부족한 탓에 당시로서는 새로운 기술에 속한 자바 프로그래밍에 익숙한 내가 사람들이 어떻게 함께 일할 것인지 구상하며 현실적인 협업 계획을 세울 수 있었던 듯도 하다. 물론, 그 시절에는 그런 안목을 갖추기엔 턱없이 이른 열심히 하는 개발자겸 주니어 컨설턴트였다. 그 후로 십여 년이 더 지났고 내 역할을 많이 바뀌었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나는 사람들이 함께 일하는 소통 구조에 대해 매우 민감하다.


지금은 스타트업 대표가 되었지만, 소프트웨어 개발 과정에서 배운 소통 방식을 회사 운영에 자연스레 활용하고 있다. 그런 경험에 기반하여 <하드씽>의 문장을 읽으면 뻔한 이야기로 보이지만 공감하며 줄을 치지 않을 수 없다.


일대일 면담은 상소의 통로

일대일 면담을 중시해왔지만, 조직의 상층부로 흘러가게 하는 통로란 사실은 이 글을 통해 처음 인식했다.

일대일 면담은 정보와 아이디어가 조직의 상층부로 흘러가게 하는 훌륭한 메커니즘을 제공한다. 따라서 소통 구조 설계의 일부로 잡아야 한다.

다시 생각해보니 소통을 강조하는 문재인정부 들어서 활성화된 청와대 청원도 떠오르고, 그 옛날 상소문도 그렇고 규모가 큰 조직에서는 상층부로 정보나 아이디어가 흘러가게 하는 일이 쉽지 않은 듯하다.


일대일 면담에 부정적인 사람들도 있다.

일대일 면담을 좋지 않게 생각하는 사람들은 대개 어설프게 설계된 소통 구조의 피해자들이다.


하지만, 나는 면담 대상자가 기피하지 않으면 (관리자로서) 일대일 면담을 의무처럼 느끼기도 한다.

바람직한 일대일 면담의 비결은 그것이 관리자가 아니라 '직원'을 위한 자리임을 이해하는 것이다.


<하드씽>의 저자 벤 호로위츠는 자유로운 형식의 일대일 면담으로 얻을 수 있는 보석으로 다음과 같은 것을 예로 든다.

공식적으로 다룰 수 없는 긴급 현안

눈부신 아이디어

뿌리 깊은 불만


일대일 면담의 요령

아래 내용은 OKR에서도 인상 깊게 본 내용으로 기억한다.

관리자는 10퍼센트만 이야기하고 90퍼센트는 들어야 한다.

찾아보자. OKR책에서 앤디 그로브의 말과 지침을 전하고 있다.

앤디 그로브는 관리자가 90분을 투자함으로써 "2주일 동안 부하 직원의 업무 성과를 개선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중략> 일대일 회의의 핵심은 부하 직원의 주도 아래 주제와 안건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상사는 다만 조언을 주기 위해 참여한다. <중략> 앤디는 부하 직원이 일대일 대화의 90퍼센트를 이끌어가야 한다고 생각했다. 인텔 시절 앤디와 일대일 회의를 할 때면 그는 내가 핵심 결과를 성취하기 위해 자신이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지에 집중했다.

일대일 면담에 대해서는 벤 호로위츠의 생각도 거의 같아 보인다.

당신이 구조화된 안건을 좋아한다면, 면담을 원하는 직원에게 안건을 설정하게 하라.

그리고, 벤 호로위츠가 일대일 면담에서 효과적이라 생각한 질문 항목을 공개하는데 컨닝 페이퍼(cheat sheet)로 써봄직하다.

우리가 어떤 방법으로든 나아질 수 있다면 어떻게 하면 될까요?

우리 조직 제일의 문제는 무엇일까요? 그리고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여기서 일하는 데 흥미를 잃게 만드는 요소는 무엇인가요?

회사에서 누가 제일 재밌나요? 존경하는 사람은 누구인가요?

당신이 내 위치에 있다면, 무엇을 변화시키고 싶은가요?

제품의 어떤 점이 마음에 안 드나요?

우리가 놓치고 있는 가장 큰 기회는 무엇인가요?

우리가 해야만 하는데 하지 않고 있는 일은 무엇인가요?

우리 회사에서 근무하는 게 행복한가요?


의사소통은 그 자체가 소중한 가치

아래 구절을 읽고 생각나는 제목을 문단 제목으로 붙여봤다.

결국 가장 중요한 점은 최상의 아이디어나 가장 풀기 어려운 문제, 가장 심각한 개인적 사정 등이 해결 가능한 사람에게 전달돼야 한다는 사실이다. 일대일 면담은 이를 가능하게 하는, 오랜 세월에 걸쳐 그 효과가 입증된 방법이다.


XP에서 주장하는 첫 번째 가치인 의사소통에 등장하는 구절이 생각난다.

개발 과정에서 문제가 생겼을 때, 누군가 이미 그 문제의 해결책을 알고 있는 경우가 정말 많다. 하지만 그런 지식이 문제 해결의 변화를 만들 힘이 있는 사람에게 전달되지 못하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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