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없이 펼쳐지던 초원과 푸른 하늘, 꽃밭까지 펼쳐지던 염소와 양
몽골은 기억에 남는 것이 참 많은 여행지다.
넓푸른 자연만이 감동을 준 것은 아니었다.
몽골은 넓은 지형에 적은 인구밀도 때문에 인연을 참 소중히 여기는 듯 했다.
몽골의 전통주택인 게르에서는 손님이 오면 별다른 허락이나 노크없이도 반갑게 손님을 맞이한다.
실제로 몽골에서 로드트립을 하다보면, 한참을 드넓은 평야만 보게된다. 그러다가 게르가 나오면 엄청 반갑고 또 사람을 보면 더 그렇다.
나를 처음보았고 대화도 통하지 않지만, 그들은 너그러운 미소로 빵과 수태차를 건냈다.
수태차는 몽골사람들이 즐겨마시는 차인데 우유를 넣어 만들었기 때문에 한잔 마시면 포만감이 대단한 차다.
이렇게 대접을 받고도 나는 줄 것이 없어서 좀 아쉬웠다. 다시 몽골에 간다면 작은 초코바나 사탕들을 챙겨가서 보답의 표시를 할 것이다.
몽골사람들은 대체로 체격이 건장하고 인상도 강한데다가, 징기스칸의 후예라는 이미지(?) 때문인지 성격도 화끈할 것만 같다. 하지만 그런 고정관념을 깨는 너무나도 평화로운 풍습을 발견했는데
몽골에서는 길을 가다가 누군가의 발을 밟으면,
밝은 미소로 악수를 한다.
발을 밟거나 마주보는 길에서 서로 방향이 안맞아서 길을 막게되면 어김없이 가벼운 악수를 한다. 자칫 기분나쁠 수도 있는 상황을 기분좋은 풍습으로 승화시켰다는게 아름답다.
악수의 의미는 이것이 아닐까?
'내가 당신의 발을 밟은 것은, 악의가 아니고 우연한 실수에요, No offense! 하지만 이것도 인연이네요.'
가끔 지옥철을 타다가 누군가가 내 발을 밟으면 인상이 찌푸려지고, 그 사람이 사과까지 안하면 분노가 들기도 한다. 그럴 때 몽골사람들의 지혜를 떠올리면 마음이 절로 누그러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