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해 선생님이 가셨다
서른넷
이제 내 주변에서 아이의 탄생을 겪는 것은 꽤 흔한 일이다.
오랫동안 만나지 않았던 친구들의 카카오 프로필이나 인스타 업데이트를 통해, 아 저 친구도 이제 아이의 엄마, 아빠가 되었구나 하고 심심찮게 알게 되곤 한다. 잠깐 동안 축복의 마음이 일기도 하고, 뿌듯함인지 뭔지 하는 감회가 들기는 하지만 또 금방 나만의 일상으로 돌아온다.
처음으로 친한 친구가 아이를 낳았을 때, 내 나이는 스물일곱 쯤이었다.
그 당시 그 아이가 얼마나 신기하고 귀엽던지,
조카도 뭐도 아니지만 그 아이를 얼마나 사랑했는지 모른다.
그녀의 임신, 그녀의 출산기, 그 아이가 언제쯤 태어났는지는 굳이 기억하려 하지 않아도 생생하게 기억이 난다.
송해 선생님이 향년 95세 오늘 별세하셨다. 그분은 항상 안방에 계셨던 것처럼 친근한 존재가 아니던가. 아무런 연도 없는 유명인의 죽음이지만 가끔 나는 깊게 허탈함을 느끼곤 한다. 문득 언젠가 탄생보다 죽음이 더 심심찮은 소식이 된다면 나는 어떻게 죽음을 맞이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탄생이 자연스러운 일이듯 죽음도 삶의 일부분처럼 잘 받아들일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