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외국인 노동자로서의 삶을 산지가 6개월이 넘었다.
1. 혼자 살기, 2. 외국에서 살기 (특히나 비영어권), 3. 새로운 직무 4. 팀을 리딩 하는 것 5. 100% 영어로 일하기 등등 많은 변화를 겪고 있었기 때문에 처음 몇개월은 사람을 사귈 (친구든 남자든) 여유가 없었다. 생존하기 바빴기 때문에.
하루하루 행복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내가, 이런 삶을 사는 건 내 인생 최초였다. 무엇을 위해서 이것을 견디고 있는지 스스로 질문도 많이 했지만 뚜렷한 대답이 떠오르지 않았다. 기댈 곳 없는 이곳에서 한 없이 약해지기도 하고, 선택하지 않은 다른 길에 대해 미련을 갖기도 하고, 늘 마음이 조금 불행했다.
대부분 원격으로 일을 했고, 시간이 날 때면 홀로 심신을 충전하느라 바빴다. 마음 편한 친구들이 있었다면 좋았을 텐데, 그렇지 않아서 혼자 여행을 가고, 마사지를 받고, 수영을 하고, 비싼 음식과 술을 마시고 내가 나를 위로하려고 최선을 다해 돈을 썼다. 그래도 그다지 달라지는 것은 없었다.
아무도 없이 이곳으로 와서 살아보니,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 많은 친구가 필요하지는 않다는 것을 알았다. 대신에 소소하고 시답잖은 일상이라도 부담 없이 공유할 수 있고 의지할 수 있는 소수의 친구들, Support system을 확보하는 게 정말 중요하다는 것을 알았다.
한국에서는 그 Support system이 노력하지 않아도 늘 있었기에 중요성을 몰랐다. 외노자 생활을 오래 한 사람들은 그것을 구축하기 위해 적극적인 노력을 해야 한다는 것도 알고 잘 하지만, 나는 친구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것 자체를 해본 적이 없기에, 어렵게 다가왔다.
여기에 내 삶의 다양성을 키워주는 좋은 친구들은 많이 있지만, 대부분은 자라온 환경과 사회에서 겪는 것들이 각자 너무 너무 달라서, 내 일상, 농담과 고민을 이해할 수 있는 그런 친구를 자연스럽게 만들기는 쉽지 않다.
아무튼 다행인 것은 지금 불행의 터널에서 조금씩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나는 다시 나를 행복하게 만들기 위해 무언가를 배우고, 새로운 걸 시도하고,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아직도 굳이 내 삶의 바운더리를 벗어나서 나와 맞는 친구를 찾기 위해 노력하고 싶은 마음은 들지 않는다. 늘 사랑으로 가득 찼던 내 인생 대부분의 경험이 내 마음을 참 탄탄하게 만들어 놓은 것 같다. 외롭더라도 취약해지지 않고 이대로 살아가는 법을, 즐기는 법을 터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