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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rayve Mar 26. 2024

아무 것도, 아무 일도

3월 20일 오후, 마포에서 미팅 시간을 기다리며 글 쓰기를 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문득 '내가 쓰고 있는 글을 브런치 스토리에도 올려 볼까?'라는 생각에 브런치 스토리의 웹사이트를 기웃거리기 시작했다. 이것저것 보던 중 작가 선정이 되어야만 글을 공유할 수 있음을 알게 되었고 공동으로 집필하고 있는 이 글 쓰기의 앞부분 내용을 간추린 후 작가 신청에 도전하게 되었다. 

도전이라기엔 거창하지만 생소한 또 하나의 일을 나의 '도전 목록'에 추가하던 순간이었다. 


신청하면서도 될까 안될까를 고민하지 않았다. 

예전의 나였다면 수많은 고민을 하며 '나중의 먼 언젠가'로 미루었을 일이다. 

이제는 조금은 다르게 살고 싶음에 아무 생각하지 않고 나와 어느 누구에게도 피해가 되지 않는다면 

도전해보고 있다. 더욱이 발전이 가능한 도전이라면 잘하려고도, 성공하려고 가 아닌 '그냥' 한다.


신청하고 다음 날, 메일로 선정되었다는 회신을 받게 되었고 또 한 번 '하면 되는구나!'를 경험하게 되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지금까지 꽤 오랫동안 나는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척했을 뿐, 속에선 '내면의 비판자'가 나를 좀먹는 시간을 보내왔다. 이건 이래서 안 되고 저건 저래서 안되며, 이건 저거 때문에 싫고, 저 사람 때문에 이건 하기 어렵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다. 


삶의 전방위에 걸쳐 거의 모든 것이 안될 이유가 수십, 수백 가지였다. 


그런 사고방식은 내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며 벌어지지도 않은 가까운 미래, 벌어질 것 같은 시간과 사건을 지래 짐작하며 해보지도 않은 채 '안되면 어떻게 하지?', '잘못하면?', '실수하면?'을 가장 먼저 생각하게 만드는 습관이 자리 잡았다. 이런 마음가짐에도 불구하고 내가 여태껏 다양한 일과 성과, 작은 성공들을 해왔던 건 기적과도 같다고 생각한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미리 걱정하고 실수할까 봐 주저하며 고민이 가득하던 내 모습에 최근에서야 반기를 들고 마음속 깊이 새겨 두고 있는 문장이다. 


오랜 시간 동안 나는 나도 모르게 매 순간 최선을 다하고 있었을 나를 모질게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도록 아무것도 안 하고 싶었는지 모르겠다. 


더는 물러설 수 없어서 꾸역꾸역 해 왔던 실패와 성공의 시간을 통해 지금의 나를 만들었음을 이제야 솔직하게 말할 수 있게 되었다. 이제나마 내 안을 들여다보고 나에게 격려와 존중을 해보는 연습을 하고 있는 중이다.

"나는 결코 아무것도 안 하지 않았고, 미리 걱정한 일은 현실로 일어나지 않아."

라고 말하는 연습도 하고 있다. 


무언가를 이루거나 하고자 한다면 그냥 해보면 좋겠다. 

'잘하겠어', '완성하겠어', '완벽을 추구하겠어'를 우선순위에 두지 않고 하면서 잘하면 되고, 하면서 완벽해지면 된다. 꾸준하게 하다 보면 실수와 실패가 줄어들면서 잘하게 되고, 잘하다 보면 작은 성공들이 쌓여 완벽해진다. 그 과정에서 나를 믿어주고 신뢰를 쌓다 보면 흔히 '운'이라고 말하는 좋은 일들이 자주 일어난다. 


이만 무거운 생각들을 내려놓고 말해보자.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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