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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카피J Feb 08. 2024

카피만화 16. Insight is everything

카피 인사이트 공부하기, 그 두 번째!


인사이트 있는 카피, 어떻게 쓰나요?


사실, 저도 잘 모릅니다. (하핫;;) 근데 확실한 건, 아마 공부보다 훈련의 영역에 더 가깝다는 겁니다. 일상 속 관찰력. 같은 걸 다르게 보려고 하려는 의식적 노력. 반복, 반복, 반복.


그럼에도, 몇 가지 길은 있습니다. 인사이트 있는 카피의 몇 가지 형식을 파악한 뒤, 그 형식의 틀에 맞게 우리의 사고를 집어넣는 거죠. 그리고 오늘 소개할 그 틀은 Negative.  이미 흔히 쓰고 있는 말/개념들을 정반대로 뒤집어보는 겁니다.


쉬운 예시 중 하나가, '하남자'입니다.

침착맨 유튜브에서 처음 시작된 말로, 상남자의 반대말이죠. 남자답지 못한 남자. 그냥, 상(上)의 반대말인 하(下)를 갈아 끼워 넣을 뿐인데, 그 터치만으로 새로운 개념, interesting한 워딩이 되었습니다.  실제로 한참 동안 유행어이기도 했죠.

근데 생각해 보면, 사실 진작 있었을 법한 말입니다. 하남자. 왜 없었을까요. 누구나 쉽게 떠올릴 수 있는 말인데 말이죠. "요즘 차는 승차감보다 하차감이 중요하다"라는 말도 그렇고, '밥도둑'의 반대말인 '밥경찰' 같은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쉽게 '발견'할 수 있지만 아직 '발명'되지 않은 말/개념들은, 우리 주위에 생각보다 많습니다.


광고 카피 사례들을 살펴보죠.

중고거래 플랫폼 번개장터는 한때 '파름신'이라는 광고 카피를 내세웠습니다. 약간 생소한가요? '지름신'의 반대말입니다. 사고 싶은 게 갑자기 생겼을 때 "지름신 강령했다!"라는 말, 우리 일상 속에서 흔히 쓰잖아요. 그럼 팔고 싶은 게 생겼을 땐? 그때도 무슨 신이 강령해야 하는 거 아닌가? 참 엉뚱하지만 근데 또 지극히 합당한 질문 아닌가요?


기존의 말/개념들을 뒤집으라는 건, 단순히 기계적인,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라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파름신'처럼 말이 되는 엉뚱함을 맘껏 펼쳐보자는 거죠.


간편식 브랜드 쿠캣마켓의 광고 카피는 '캣이득'입니다. 왜인지는 아시겠죠? '개이득'의 반대말입니다. 뭐, 굉장히 인사이트풀한 느낌까진 없지만, 그래도 어떤가요. 너무 깜찍하고 재밌는 발상 아닌가요?


코로나 시절. 모든 하늘길이 막혔던 그때,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얻었던 광고 카피. 아시아나 항공의 "여행이, 우리를 떠났습니다" 역시 역발상이 돋보이는 카피입니다. 늘 여행을 떠난 건 우리였는데, 처음으로 우리를 여행이 떠나버린 시절. 이런 게 말의 힘이고, 카피의 힘인 거 같습니다. 저 한 줄의 카피 덕분에 우리가 어떤 시절을 보내고 있는 건지 뼈저리게 알게 되었으니까요. 그리고 이 시절을 하루빨리 건강하고 무탈하게 보내야겠다, 다짐하게 되었으니까요.


인사이트 있는 카피 쓰기. 그중 오늘 소개한 건 Negative 활용하기.

다시 말해, 역발상. 근데 역발상, 역발상 귀 따갑게 이야기를 들어도, 어디서 어떻게 역발상을 시작해야 할지 막막한 게 사실이잖아요. 그럴 땐 오늘 소개한 예시들처럼 이미 흔히 쓰고 있는 말/개념들을 정반대로 뒤집어보세요. 그러다, 어라? 이거 말이 좀 되겠는데? 싶은 게 탁 걸려들면?


뭐다? 아싸, 완전 캣이득인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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