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반성하며 쓴 글...
<철저히 교사인 나의 관점에서....>
나는 정글에 사는 교사다. 우리 반에는 겨우 10살짜리 아이들이 있는데 그 에너지들이 참으로 와일드하다. 내 교직 경력 통틀어 가장 센 아이들임에 분명하다.
이성보다는 본능적이라고 해야 하나? 내가 그동안 상식이라고 생각했던 아주 기본적인 생활규칙들 당연히 무시되거나 왜 규칙을 지켜야 하는지에 대한 설명이 받아들여지지 않기 일쑤다. 이해가 안 된다는 거다. 이 시기의 아이들이라면 이미 배워 습득했어야 할 기본적인 사회화도 잘 안되어있는 것 같다. 기본 생활습관, 친구와의 관계, 사람들 관계 속에서 지켜야 할 예절, 기본 매너 등..... 대체 어디서부터, 어떻게 접근하여 아이들을 가르쳐야 하는지 늘 고민, 고민, 또 고민한다.
회복적 생활교육, 감정코칭, 비폭력대화, 교사역할훈련, PDC 등... 교육적 차원에서 접근했던 나의 마음공부는 왓칭, 무의식 연구소, 나탐, 아이엠 TV 등의 유튜브 채널과 신과 나눈 이야기라는 책을 통해 나를 보고, 나를 관찰하고, 나를 내려놓고, 나를 받아들이고, 나를 성장시키는 관점으로 점점 변화되었다. (그 외에도 나를 돌아보게 만들어 주는 많은 유튜브 영상들과 책들이 있지만 하나하나 거론하기 너무 많아서.. 내가 생각한 대표적인 것들만 적어보았다.)
이 세상은 가상현실이다. 그리고 나는 곧 신이다. 내가 품고 있는 생각과 마음, 감정이 드러나는 게 세상이다. 달리 말하면 나는 내가 원하는 현실을 창조한다는 말이기도 하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살고 있는 이곳이 복잡하고, 일도 잘 안 풀리고, 힘들고, 어지럽다고 느껴지면 내 마음을 살펴보아야 하는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그리고 그렇기 때문에 나를 사랑하고 이해하고 받아들여야 내 현실도 사랑스럽게 펼쳐진다.
내가 그동안 수년간 공부하면서 배운 진리 중 하나이다. 아직 체득이 안되어서 배워 알게 된 지식에 불과하지만.... 이 진리로 모든 것이 설명되고 이해된다.
나는 내 코가 석자인 관계로 내가 겪고 있는 작은 나의 세계, 우리 교실에 이 진리를 적용시켜 이해해 보려고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나의 좁지만 거의 전부인 인간관계이므로.
그랬다. 나는 처음부터 지금 우리 학년 아이들을 맡기 싫었다. 아니 두려웠다. 왜냐하면 우리 학년 아이들은 이미 거칠고 센 에너지로 유명한 학년이었고, 실제로 내가 오며 가며 지나가며 본모습들도 그런 모습들 뿐이었기 때문이다. 아이들을 잘 알지도 못한 채 편견과 선입견만 가지고 아이들을 덜컥 맡게 되었다. 어떻게 빠져나가려 해도 찰거머리처럼 나는 이 아이들을 맡을 수밖에 없는 현실이 펼쳐졌다.
당연히 3월 초부터 삐그덕 거리는 게 당연했다. 우리 반은 늘 시끄러웠고, (시끄러운 정도가 아니라 몇몇 아이들은 항상 소리를 지른다.) 뛰었고, 과격했고, 때리거나 발로 차고 욕하는 등 다툼도 매일 있었고, 기본 예의라는 것도 잘 안되었다. 나는 조용하고 평화롭고 서로 존중해 주는 분위기, 느낌을 무척 선호하고 있었는데 우리 반 아이들은 대체적으로 이와는 늘 반대였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내 말을 듣게 한답시고 나는 더 큰 소리로 말해야 했고,
아이들의 다툼과 싸움을 말린답시고 나는 더 무섭게 화를 내며 말을 했고,
기본 예의를 가르쳐준답시고 이런 것도 모르냐며 아이들을 무시했다. 우리 반 하루하루는 아이들도 나도 고통이고 지옥이었다.
아이들의 자연스러운 본능을 내 관점에서 나에게 맞게 억누르려고 한바탕 할 때마다 나는 늘 아이들에게 완패했다. 아무리 내가 이긴 척 큰소리치고 분위기를 험악하게 만들었어도 아이들은 다시 원래 모습으로 원상 복귀했기 때문이다. 아이들에게 나의 어떤 노력도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눌러지지 않았고, 전혀 먹히지 않았다.
벌써 20년 차 교사인데 아직도 아이들을 잘 이해하지 못하고 아이들 감정에 휩쓸려서 금세 표류하다 문득 '나는 누구? 여기는 어디? 대체 왜?' 하며 정신을 차리고 보면 내 마음은 여기저기 폐허가 되어있곤 했는데 자존심이 여간 상한 게 아니었다.
내 감정만 소모되어 나는 병이 나기 일쑤였고, 감히 패한 주제에 집에서 실컷 아이들 욕(?)을 해댔지만 속이 시원하긴커녕 마음은 늘 찝찝했다. 내 양심이, 내 직관이, 내 내면이 나에게 '이 방법은 아니야, 다른 방법으로...'하고 이야기해 주곤 했는데 그게 뭔지 대체 모르겠어서 답답한 날들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내 시선이 아이들이 아니라 내 안으로 들어가게 되었는데 내가 나를 바라보니 내가 그동안 인식하지 못했던 여러 가지를 알 수 있었다.
내 마음속에선 아이들의 자연스러운 이런 모습들을 '나쁜 것'이라는 딱지를 붙여놓고 완강히 거부하고 저항하고 있었다는 것을 발견했다. 특히 아이들의 이런 행동들이 내가 이루어 놓은 세계를 침범하고 망가뜨리는 것처럼 느껴질 때 특히 더 화를 내고 싫어했다는 것도..... 이것은 내가 싫어했다기보다 아이들이 만들어낸 분위기, 그 공간의 느낌, 내 공간이 깨지는 느낌... 을 두려워하고 무서워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았다.
아, 원인이 나였구나.
아이들 잘못이 아니라 그저 내 느낌이었구나...
요즘엔 내가 고민하고 있는 것들에 대한 답이 여기저기서 쏟아진다. 지나가는 사람의 내뱉어진 말 한마디에서, 책에서, 유튜브에서, 뜬금없이 티비 드라마에서조차 나에게 답을 주려고 안간힘을 쓰는 듯하다.
오늘 학교 오는 길에 잠깐 틀어놓은 유튜브에서 또 답을 알려줬다. 오늘 얻은 답은
내 그릇을 키워라
계속 좋은 물을 부어라
였다.
내 자잘한 관점으로 세상을 보면 조금이라도 내 기준에 맞지 않으면 모든 게 눈에 거슬리겠지만 내가 우주만큼 넓어진다면 모든 것을 품을 수 있겠지.....
우리 반 아이들도 그런 마음으로 품어주고 싶다.. 고 생각하며 학교에 도착했다.
또 사랑이 턱없이 부족한 아이들에게 베풀어주는 친절과 관심과 사랑이 마치 밑도 끝도 없는 구덩이에 깃털 한 장 얹는 듯 한 느낌이 들어 늘 마음이 참담하고 끝이
보이지 않는 길 깉아 답답하고 조급했는데 방법은 그냥 묵묵히 계속하는 것 밖에 없음을 다시 한번 새겼다.
그렇게 마음을 먹어서인지 아이들이 내가 있는 곳을 쫓아다니고 수시로 나한테 와서 말을 걸고 관심을 끌려는 갖은 행동들.. 평소에는 귀찮고 왜 이렇게 선생님에게 집착하나.. 싶기도 하고, 불편하게만 느꼈었는데 오늘은 그런 행동들이 아이들이 표현할 수 있는 사랑의 표현이라는 느낌이 똭 왔다.
또 오늘은 우리 반 아이들의 예전과 같은 행동에도 화가 나거나 감정에 동요되지 않고 평소보다 더 많이 내가 해주었던 것 이상으로 마음을 내서 도와주었다. 딱히 노력하지는 않았는데 평소보다 많이 웃어주었던, 아니 웃었던 것 같다.
아이들 방과 후. 창문을 보는데 우리 반 아이(여러 가지 이유로 내 마음을 힘들게 하는...)가 지난 금요일 무심하게 놓고 간 인형이 흐리고 축축한 공기에 몸을 말리고 있었다. (뭐 묻었다고 화장실에서 빨았다는데 물로만 대충 빨고 대충 짜서 물이 뚝뚝 떨어지던...) 오늘 인형을 보니 아직 덜 마르기도 하고 퀴퀴한 냄새가 난다. 마음 낸 김에 그 마음 변하기 전에 얼른 내 가방에 쓱 넣었다. 깨끗하게 빨아 건조기 돌려서 내일 아침 몰래 다시 갖다 놔야지...
내일도 이 마음이 쭉 유지되길....
아래는 오늘 아침에 들었던 유튜브. 나에게 답을 주었던...
무의식연구소 23.6.25일 자 일부 내용인데 계속 새기고 싶어서 글로 옮겨 적어보았다.
각자의 숙제를 대신해주려고 하지 말고 너는 너의 숙제만 하면 돼. 그러다 보면 다 자기 길을 찾아 가.
너무 애쓰는 것은 이제 그만하고 그냥 오늘 하루를 즐겁게 살아.
아이들도 아이들의 문제를 대신해주려 하지 말고 그냥 믿어주기만 하면 돼.
어떻게 해주는 것이 도움이 될까요?
아이들에게 많이 웃어주어요. 우리도 웃는 모습을 그렇게 기다렸던 것처럼.
내가 웃어주려면 그릇이 커져야 돼요. 진짜 저 안에서 아이의 행동이 괜찮아서 웃는 웃음. 여유 있어서, 억지로 웃는 게 아니고 그 시행착오나 그 실수가 정말 귀여워서 웃는 웃음.
내가 그릇이 조그마하면 똑같은 물의 양인데도 턱까지 차오르는데
내가 엄청난 큰 대야면 그 물은 보이지도 안찮아요?
나만 커지면 아이를 여유롭게 봐줄 수 있는 힘이 생겨요.
아이를 닦달하지 말고 내 공부를 열심히 하면 될 것 같아요.
과거에 어쩌다 보니 주었던 아이들에 대한 상처는 어떻게 사과를 하거나 다루면 좋을까요?
사과는 할 수 있으면 하되 계속 좋은 물을 부어주면 돼요.
빼내려고 하지 말고 더 좋은 것을 계속 부으면 점점 옅어지고 없어지고 좋은 것만 남게 될 거예요.
빼내는 것 이제 그만하고 이제 점점 더 좋은 거. 웃는 거, 함께 있어주는 거, 같이 맛있는 거 먹는 거 그런 것들로 점점 늘려나가면 돼요.
열심히, 즐겁게 하루하루 살면 되는데 그게 잘 안 되겠지?
자기 자신을 믿고, 이 모든 게 결국은 다 잘되려고 그런다는 것. 어떤 식으로든 나를 더 좋은 곳으로 나아가게 하려고 일어나는 일이라는 걸 알면 나아질까? 그건 100퍼센트야. 어떤 상황에서도 설사 죽음이 올지라도 그건 나한텐 더 좋은 일이기 때문에 일어나는 거야.
이거는 나쁘다 좋다는 단시간적으로 보는 우리들의 생각이고 정말 멀리에서는 우리가 불멸하지 않고 그냥 받아들일 줄 알아야 되고 그러기 위해선 일어나는 모든 일들이 정말 나를 위해서 최상의 일들이라는 것. 매일매일이 선물 같은 날이라는 것을 알아야 돼. 그거 하나만 알면 하루하루를 아마 재밌게 살 수 있을 거야. 그 원칙 하나만 정해둬. 그거면 돼. 그거 하나만 믿어. 그러면 일어나는 모든 일들도 감사하게 될 거야.
모든 사람에게 많이 웃고 환한 미소로 인사하는 거, 지나가는 꽃을 보고도 감탄하고, 지나가는 고양이, 개도 인사하고,
이 모든 것들이 다 축복이야. 거창한 게 없어. 그러니 하루에 일어나는 모든 일들을 선물 상자 열듯이 다 즐겁게 받아들여. 걱정은 하지 마. 그냥 믿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