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라오는 감정을 흘려보내라고?
어제까지 읽었던 책. '상처받지 않는영혼(마이클 싱어)'을 3주나 읽고도 다 못읽어서 뒷 부분은 좀 남겨놓은채 도서관에 반납했다.
학교에서 아침마다 아이들과 함께 15분 책읽기를 하고 있는데(아이들도, 나도 오롯이 책만 읽는 시간.) 그럼에도 불구하고 온전히 책읽는 것이 쉽지는 않다.
3학년인, 특히 우리반 아이들에게 이렇게 차분한 활동이 될 리가 없다. 학급 아이들 수는 적은데 산만한 아이들의 비중이 40퍼센트는 된다. 워낙 산만한 아이들이 많은데다 이 아이들이 목소리도, 힘도, 에너지도 세고, 가만히 앉아있는 것 자체가 안되는데 여기 저기 돌아다니거나 계속 소리를 내거나 괜히 다른 친구들을 건드려 방해를 하는 등 영향력도 꽤 크기 때문....
뭐 그런 아이들이 있거나 말거나 나도 신경쓰지 않고 책에 집중하고 싶은데 나는 교사이기 때문에 그럴 수가 없다. 그런 아이들 통제하느라 흐름이 끊기기도 하고 책이, 글자가, 내용이 들어오지 않아서 무척 속상하고 가끔은 화도 난다.
책에서는 내 마음이 끊임없이 잘못된 정보(?)를 내 의식에게 전달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런 꼬임(?)에 넘어가지 말고, 부정적 감정이 올라오면 그것을 막지 말고 흘려보내라!고 한다. 오히려 그런 일이 생기는 것을 내가 흘려보내는 연습을 할 수 있는 기회로 보고 반가워하라고 한다.
고통을 느낄 때 그것을 그저 하나의 에너지로 바라보라. 이 내부의 경험들을 가슴을 지나가는, 의식의 눈앞을 스쳐가는 에너지로 바라보라. 그리고는 이완하라.
움츠려들고 닫는 것과 반대의 일을 하라.
힘을 빼고 놓아주라.
아픈 그곳을 정확히 맞대면하게 될 때까지 가슴을 이완하라.
긴장이 있는 바로 그 자리에 있을 수 있도록 마음을 열고 받아들여라.
긴장과 고통이 있는 바로 그 자리에 기꺼이 있을 수 있어야 하고, 거기서 이완하여 더 깊이 들어가야 한다.
계속 이완하라. 어깨와 가슴에 힘을 빼라. 고통을 놓아보내어 당신을 지나가도록 공간을 내주어라. 그것은 단지 에너지일 뿐이다.그것을 그저 에너지로 바라보고 놓아보내라.
책에서 알려주는 방법은 무척 쉬웠다. 책에서처럼 그렇게만 되면 참 좋을텐데.... 잠시 희망을 갖게 된다.
근데 나는 화병에 걸릴 것만 같다.
수업 시간에도 무언가 말하려고 하면 계속해서 방해를 하는 녀석들, 교사에 대한 존중과 예의라고는 1도 없는 말과 행동, 그런 아이들에게 무차별적으로 당하고 있는 나..... 온 아이들 앞에서 그런 아이들 하나 제대로 다루지 못하고 있는 나는 너무나 부끄럽고 수치스럽다. 좌절스럽고 자괴감도 든다. 그것을 감추고자 소리지르고 겁박하고 혼내서라도 그런 상황을 끊고싶어 온몸이 근질근질 해진다.
'흘려보내랬지?' 하며 정신을 차리고 잠시 기다리고 있노라면 가슴이 답답하고 찢어질 듯 아프다. 감정적으로 동요되지 않기 위해 큰소리를 지르지 않고 침착하기 위해 더욱 더 꾸욱 내 감정을 억누르게 된다. 막 눈물이 쏟아질 것 같은 것을 간신히 참아내고 있다.
지금 이 글을 쓰면서도 눈물이 막 흘러내린다.
창피함과 수치심의 눈물, 분노와 화의 눈물, 교사로서 어떻게 하지 못하는 무능력의 눈물, 미움과 증오의 눈물이다.
어제는 정말 버티기 힘들었다. 그동안 꾸욱 꾸욱 억눌렀던 감정들은 집에서 폭식으로 이어졌다. 한동안 잘 유지했던 식단관리는 엉망이 되었고 맥주에 초콜릿, 쿠키, 과자, 짜장면, 피자 등... 밤 늦은 시각까지 내 몸을 혹사시킨 뒤에야 잠을 잘 수 있었다.
오늘 아침에는 무기력증도 함께 찾아왔다. 뭣도 아무것도 하기 싫어서 알람이 울리고 나서도 계속 스누즈 스누즈 누르다가 결국 한시간이나 늦게 일어났다. 매일 꾸준히 해왔던 운동도 너무 하기 싫어서 안하고 그냥 멍하니 앉아만 있었다.
가슴이 너무 답답하다.
나는 막 소리지르고 욕하고 때리고 부수고 싶은 마음이 턱밑까지 올라온다.
아이들도 정말 미운 마음이 들어 호되게 혼내고만 싶다.
모든 현상들을 내가 억누른 감정들이 불러왔다고 생각하니 더 짜증나 미치겠다. 아이들 탓을 실컷 하고만 싶다. 어떻게 풀어야하는지, 어떻게 흘러버려야 할지도 모르겠다.
나는 화병임에 틀림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