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되네
[그냥 빵을 사 먹으면 안 되는 걸까?]
초보 홈 베이커의 빵 만들며 드는 생각들
레시피의 난이도가 높은지도 낮은지도 모르는 베이킹 초보는 그저 생크림이 가득 들어간 도지마롤이 먹고 싶었다. 그래서 여덟 번째 베이킹으로 도지마롤을 만들어보기로 했다.
유튜브에서 여러 영상들을 찾아보면서 내가 따라 할 수 있을 것 같은 영상을 고르는데 이렇게 공정이 복잡한데 내가 과연 따라 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들었다. 그래도 피자빵도 만들어보았으니 차근차근 천천히 따라 하면 되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필요한 재료들을 준비했다.
생각보다 기본 재료만이 필요해서 금방 준비할 수 있었고 제일 필요했던 롤케이크 빵 틀도 샀겠다, 이제 만드는 일만 남았다. 레시피 영상 처음부터 한 단계씩 진행될 때마다 영상을 멈추면서 꼼꼼하게 천천히 따라 했다. 신기했던 건 베이킹을 막 시작했을 땐 뭔 말인지도 몰랐던 말들이 이제 몇 번 해봤다고 좀 알아들을 수 있다는 것이었다.
전자저울에 계란을 70g 담고, 설탕 25g을 넣고, 차갑지 않은 우유는 50g을 넣고... 머랭이 되었으면 1/3을 손 거품기로 반죽에 넣고.. 다 되었으면 유산지를 깐 틀에 반죽을 넣고 170도에서 14분... 롤케이크 시트 위에 크림을 넣고 돌돌돌 말아 냉장고에 2시간... 전자저울로 한치의 오차도 없이 마치 수학의 공식처럼 풀라는 대로 그대로 풀었다.
2시간 후에 냉장고에서 롤케이크를 가져와 가장자리를 썰었더니 정말 도지마롤이 눈 앞에 있는 게 아닌가! 너무 신기해서 배실배실 웃음이 나왔다. 왠지 도지마롤은 그 모양과 맛이 비슷하게 나올 수 있을 거란 확신이 없어서 그랬는지 비슷하게 나왔을 때의 그 기쁨은 이로 말할 수 없었다. 그리고 지금까지 했던 베이킹 중에 가족의 반응이 특히나 좋았다.
"이거 진짜 네가 만든 거라고? 이게 가능해?"
라는 말을 여러 번 듣고 나니 어깨가 으쓱해졌다. (심지어 맛도 있었음)
하라는 대로 하면 못할 게 없구나 홈베이킹에 자신감이 붙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