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 6. 11.] 보는 재미와 듣는 재미를 모두 잡다
장인 정신이 깃든, 우리 고유의 품격 있는 가무
서울남산돈화문국악당 리뷰단으로서 3월에 산조대전(돈화문)을 통해 정통 국악기 연주, 4월 이상밴드 콘서트의 퓨전국악(남산), 5월 전통 춤(돈화문) 공연을 보았습니다. 모두 대 만족이었는데요. 이 흐름을 이어가기 위해 마침 남산국악당에 춤과 악기 연주가 어우러진 6월의 공연이 있길래 바로 보기로 결정! 사단법인 대한문화예술진흥협회 주관 <예맥 악가무 월하가연무>입니다.
확실히 낮이 길어지긴 했더라고요! 저녁 7시경 도착했는데도 여전히 날씨는 환했고, 녹음이 가득한 국악당의 광경 역시 볼만했습니다. 여느 때보다 관객들도 많아 단순 공연이 아닌 축제의 현장 같았기에, 한층 더 기대감을 가지고 해태홀 공연장 안으로 입장했습니다.
예맥-악가무 <월하연가무>
[프로그램]
1. 진유림 이매방승무
2. 김평호 남도소고춤
3. 박미영 이매방살풀이춤
4. 강은영 진도북춤
5. 이정희 도살풀이춤
6. 유인상 사물장고
7. 유정숙 강선영태평무
8. 조흥동 한량무
진유림 이매방승무 & 김평호 남도소고춤 & 박미영 이매방살풀이춤
진유림 이매방승무로 포문이 열렸습니다. 승무 특유의 고귀하고 숭고미를 제대로 보여주셨는데요. 하이라이트는 마지막 북 치기 장면으로 화려함과 웅장 미가 그야말로 끝내줬습니다. 전체 공연의 피날레 같은 멋진 오프닝이었고, 개인적으로 가장 좋았던 무대였고요.
전문성을 바탕으로 하면서도 위트 천재라 할 만한 사회자님의 무대 설명 후, 김평호 남도소고춤은 관객과의 소통과 남녀노소 누구나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대중성이 일품이었습니다. 직접 소리도 구수하게 잘하셔서 다채롭기도 했어요.
이와는 다른 분위기의 박미영 이매방 살풀이는 수건을 활용한 춤으로 차분하면서도 기품의 매력이 있었습니다. 그 특성상 단순 재미가 앞선 무대보단 없을 수 있지만, 슴슴하니 힐링 돼 개인적으로 참 좋았어요.
강은영 진도북춤 & 이정희 도살풀이춤 & 유인상 사물장고
강은영 진도북춤 역시 이날 공연 중 제가 손꼽을 정도로 신명 나고 좋았습니다. 무용가님의 흥겨운 모습이니 좋을 수밖에요. 북을 능숙히 활용하면서도 유려한 몸짓과 자연스러운 연결 동작은 감탄이 나왔고 또한 힘이 느껴져 관객들은 그 힘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이정희 도살풀이춤은 긴 수건을 이용한 춤으로, 진중함이 느껴져 몰입되는 무대였습니다. 유인상 사물장고는 네 명의 고수가 장고를 치는데 가락도 좋았거니와 특히 합이 잘 맞아 시너지 효과가 난 점이 좋았습니다.
유정숙 강선영태평무 & 조흥동 한량무
화려한 한복 의상으로 등장부터 눈을 사로잡은 유정숙 강선영태평무. 기술력 높은 발놀림으로 무대를 넓게 잘 활용하는 모습이 기억에 남았답니다. 중간에 겉 의복을 벗어 한 무용가가 받아 가는 퍼포먼스가 개성 있게 다가왔고, 이후 새로운 색상의 한복 의상으로 무대를 계속해 끝까지 흥미롭게 즐길 수 있었습니다.
조흥동 한량무는 부채를 활용한 춤으로 동작 하나하나에서 장인 정신이 느껴졌습니다. 조 선생님은 사회자께서 올해 여든다섯이라고 말씀하셨는데 현역 무용수로서 훌륭히 소화해 내시는 모습에 존경심이 들었습니다. 노련함과 기품이 가득했던 마지막 무대였습니다.
어벤저스를 연상케 하는 8인의 무대는 대단했는데요. 그럴 수 있었던 결정적인 이유는 바로 무대 우측의 장고, 꽹과리, 대금, 소리꾼 등 8인의 악단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무용가의 춤이 돋보이게 훌륭한 소리를 내주셨는데, 무용가들이 보는 재미를 주셨다면 듣는 재미를 채워주셨습니다. 이 부분이 이 무대에서의 비중이 매우 컸고 개인적으로 너무 좋았어요.
살짝 언급했지만 사회자님도 무대 무용수만큼이나 그 역할을 잘해주셔서 감사했습니다. 무대 내외의 모든 구성원이 장인들이시니 좋을 수밖에요. 무대 후 내 외빈 소개도 있었는데 우리의 전통 춤을 적극 지원해 주시는 분들께도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