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 7. 20.] 마음을 정화시키는 무대
복잡했던 마음을 차분하고 안정감 있게 해 준 '가야금-대금-여창 트리오'의 가곡 무대
서울남산돈화문국악당 리뷰단 활동이 어느덧 반환점을 돌고 있습니다. 그동안의 활동을 쌓아 볼까요? 3월 산조대전(돈화문), 4월 퓨전국악 <이상밴드 콘서트-이상한 풍류>(남산), 5월 전통 춤 <雙錦(쌍금) 두 개의 비단>(돈화문), 6월 <예맥 악가무-월하가연무>(남산). 기계적으로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돈화문-남산 국악당을 번갈아 가며 공연을 관람했고 악기, 퓨전, 춤 등 다양한 전통 공연을 보았습니다.
지난달 남산국악당에서 봤고 근래 춤 장르를 봤던 점을 고려, 7월은 돈화문 국악당 프로그램 중 <윤예슬 가야금 독주회 V - 여창가곡>을 관람하기로 했습니다.
조금 더웠지만 한 주 동안 내리던 비가 그친 뒤 맑은 일요일 오후, 기분 좋은 마음으로 두 달 만에 서울돈화문국악당을 찾았습니다. 개관한 지 얼마 안 된 않은 카페 온유당에는 사람들로 가득 차 있더라고요. 길 건너 창덕궁 정문 돈화문 공사가 끝난다면 돈화문 뷰를 자랑하는 이곳 온유당에서 차라 커피 한잔해보시길 바랍니다.
여창가곡 - 윤예슬 가야금 독주회 V
<프로그램>
(우조) 이수대엽, 두거, 우락 (반우반계) 반엽
(계면) 평롱, 수대엽, 태평가
이번 공연 장르는 여창 가곡입니다. 그동안 많은 다양한 국악 장르의 공연을 봐왔지만, 가곡 단독 공연은 처음이라 궁금한 점이 많았었는데요. 감사하게도 공연 리플릿에 상세한 설명이 담겨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었습니다.
가곡은 성악곡을 의미하는 일반적인 뜻으로도 쓰이지만, 한국 전통음악에서는 하나의 장르로서, 조선 전기에 발생하여 지식층 사이에 심신 수양의 노래로 애호되었다. 이러한 음악을 정악이라 하고, 특히 성악곡을 정가라 지칭하기도 한다. 엄격한 반주와 형식을 갖추어 시조 시를 노래하는 우리 고유의 성악 갈래로, 신라 향가와 고려가요의 맥을 이어 전통사회 상류층의 미의식과 문화를 간직하고 있는 음악이다. 16세기 후반부터 수많은 악보와 가집에 시대별 변천과 분화 과정이 소상히 기록도어 있어, 음악사와 문학사에 있어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 <내용 출처 : 프로그램 리플릿 중>
오늘 가곡은 가야금과 대금 반주에 맞추어 여창이 노래하였습니다. 즉 제목은 가야금 독주회였지만, 가야금-대금-여창의 트리오 무대였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구성은 우조 3곡, 반우반계 1곡, 계면 3곡으로 쉼 없이 쭉 이어서 약 50분 이상의 공연이 펼쳐졌습니다.
왜 조선 지식층 사이에서 심신 수양의 노래로 사랑받았는지 알겠더라고요. '둥~ 두둥~' 줄을 튕기며 안정감 있는 소리를 내는 가야금과 특유의 심금을 울리는 애절한 소리의 대금 합주는 혼잡한 마음을 맑게 해 주었습니다. 여기에 더한 여창의 고음의 청아하면서도 찌르는 듯한 느낌의 소리는 몰입감을 높였습니다.
한여름 무더위 날씨 속, 이 무대를 감상하고 있노라니 숲 속 정자에 누워있는 듯한 느낌도 받았답니다.
세 공연 가는 모두 청년 국악인으로 보였는데요. 청년이라도 어린 시절부터 국악을 했다면 무려 15~20년 이상의 경력을 보이는 이미 역량이 검증된 분들입니다. 다만, 더 경륜 있는 국악인의 무대와 비교하면 확실히 청년다운 풋풋함 혹은 청량한 느낌을 저는 받았습니다. 무대와 가곡에 어울리는, 본인에게 착 달 어울리는 아름다운 한복 의상도 좋았습니다.
아쉬운 점은 시조 시를 노래하는 가곡이다 보니 그 뜻을 알 수 없다는 점으로, 이곳 돈화문국악당에는 설치되어 있지 않지만 양쪽에 모니터를 장착해 해당 시조 시와 그 뜻을 동시에 송출했다면 끝까지 집중력 있게 그리고 더 재미있게 공연을 즐길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쉼 없이 한 번에 7개의 가곡을 이어서 진행하는데 가사의 뜻도 모르다 보니 저의 좌측 관객 등 일부는 다소 힘들어(?) 보이기도 했답니다. 무대를 다 마치고서야 가야금 연주가 윤예슬 님의 짧은 감사 인사가 대면 소통의 전부였는데, 무대 중간에 한 번 정도는 공연과 곡 소개 멘트 등을 해주었으면 하는 마음도 들었습니다.
즉, 한 마디로 "그저 듣는 재미로도 충분했고 심신이 평안해진 무대였지만, 무대 구성과 연출을 더 관객 친화적으로 한다면 더 좋겠다."라고 정리할 수 있겠네요.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윤예슬 가야금 독주회! 대금 김태연 연주가와 이유림 가곡 전수자 모두 우리 국악을 이끄는 국악인으로 오랫동안 활동하시기를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