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천후 속에서도 알차게 보내 만족스러웠던 여행
여행일자 : 2026. 3. 1.(일)~2.(화)
아바이마을 ~ 칠성조선소(카페) ~ 속초관광수산시장 ~ 척산온천휴양촌 ~ 장사항
과거 속초에 두 번 방문했었다. 한 번은 10년 전 모임에서 간 것으로 여행을 다녔다기보다는 호텔 숙소 및 인근 식당에서 시간을 주로 보냈었다. 2017년경 포켓몬고가 유행이던 무렵 아내의 청으로 8월 광복절 황금연휴 때 갔었는데 고속버스를 타고 서울에서 편도로 6시간이 넘게 걸려 도착했을 때는 밤이었으며, 급히 결정한 일정이라 숙소도 마땅히 구하지 못해 찜질방에서 잤던 기억 정도가 난다. 엑스포 타워 및 청초호수 공원이 아름다웠다는 정도를 제외하고는 크게 기억이 남지 않는 일정이었다.
이번에도 갑자기 결정된 속초행이었고 도로에 차량이 얼마나 정체될지 걱정도 됐지만, 일요일 아침 9시 10분에 출발, 휴게소에서 10분을 휴식했음에도 12시 20분 전쯤 도착했으니 나름 무난한 통행을 보여서 다행이었다. 우등 버스라 나름 편리했고 도중에 잠도 자다 보니 그렇게 지루하지 않은 시간이기도 했다.
이번 속초 여행은 전날 밤에 계획됐던 만큼 동선을 확실히 정하고 온 것은 아니었고 버스 안에서 찾아본 장소를 바탕으로 그때그때 상황에 맞게 이동했다.
상징적 장소에서 맛있는 아바이순대 먹고 바다도 구경할 수 있는 곳
점심식사를 해야 했기에 중앙시장을 먼저 가려고 했으나, 시장은 접근성이 좋아 언제든 갈 수 있었고 저녁 무렵에 가는 것이 더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기에다가 여행 동선 상 '아바이마을'을 첫 번째 여행지로 결정했다.
고속버스터미널에서 버스를 타고 속초관광수산시장에서 두 코스를 더 지나서 내렸다. 도보로 1km가 안 되는 거리로 금강대교를 건너 마을에 도착했다. 아바이 마을과 바닷가를 바라보는 경치를 즐기며 걸으니 그 걸음은 한결 가벼웠다.
'청호동 아바이 마을'의 유래
청호동은 6.25 동란 이전만 해도 본래 사람이 거의 살지 않던 바닷가 땅이었는데 6.25 동란 때 북에서 피난 내려온 사람들이 전쟁이 끝나면 곧 고향으로 돌아갈 것을 예상하여 38선 가까이에 있는 이곳에 임시적인 움막 형태의 집들로 처음 정착하면서 집단촌이 형성되었다. 청호동에는 함경도에서 내려온 피난민들이 많이 거주하는 까닭으로 "아버지"의 함경도 사투리인 "아바이"를 사용하여 일명 '아바이 마을'이라고 부른다 (출처 : 아바이마을 표지석 글귀)
매스컴에 알려진 아바이 마을
아바이마을은 아바이순대로 더 유명한 마을이지 않을까 한다. 아바이순대는 수산관광시장을 비롯 속초 곳곳에서 쉽게 접할 수 있다. 그럼에도 이곳을 찾은 건 분단과 통일 염원의 상징적 공간인 아바이마을에서 원조 아바이 순대를 먹는 것이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먹거리 골목에 들어서던 중 '은서네집'이라는 식당이 들어왔다. 어디서 들어봤는데 했는데 내가 학창 시절 인기 드라마였던 "가을동화"의 주인공 송혜교 배우의 배역 이름이 은서였음이 떠올랐다. 어린 여주인공의 집이 바로 '은서네 집'이었고 아바이마을 일대는 촬영지였다. 2010년에는 kbs 예능, 당시 최전성기를 달리던 '1박2일'의 촬영지로 소개되면서 유명세를 탔다고 한다. 마을에는 이와 관련된 표지판들을 볼 수가 있었다.
모둠순대(아바이&오징어순대)
휴일 점심때의 방문이라 줄을 서서 들어가는 식당이 많았다. 내가 들어간 식당도 막 자리가 나서 착석은 했지만 순대를 제외한 메뉴가 나오는 데에는 시간이 많이 걸렸다. 우린 먼저 아바이 순대와 오징어순대로 구성된 모둠순대(소)를 주문해 먹었다. 비주얼만 처음에 딱 봤을 때에는 양이 적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먹고 나니 배가 부르더라. 그만큼 원조에 걸맞게 갖가지 재료들로 속이 아주 알찼고 맛있었으며 포만감도 있었다. 같이 주문한 메밀막국수는 다소 시간이 걸려 나왔는데 메밀이 매우 쫄깃쫄깃한 게 먹어본 메밀국수 중 가장 맛있었다. 사람들로 붐벼 순대 외 음식들이 전반적으로 늦게 나올 수 있다는 점은 참조바라지만, 유명 관광지임을 고려했을 때에는 충분히 감안하면 이해가능한 부분이 아닐까 한다.
청호해변
소화할 겸 마을에 접해있는 청호해변을 거닐었다. 겨울바다 특유의 감성을 맛볼 수 있었고, 날씨가 맑지 않았지만 색다른 기분을 느끼게 해 주고 마음을 정화시켜주기도 했다. 사람들이 북적북적 붐비는 해변이 아닌 인적은 조용한 대신 파도 및 바닷소리를 만끽할 수 있는 이곳이 참 좋았다. 오랜만에 모래 위를 걸었고 방파제 위를 올라 바다 경치를 즐겼다.
디저트카페 오버웨잇
다른 곳으로 이동하려는 찰나에 해변가 디저트 카페 '오버웨잇'이 우리의 발길을 끌어당겼다. 시그니처 초당옥수수타르트를 먹었는데 옥수수크림이 기가 막히게 맛있더라. 평소 타르트를 즐기지 않는 데에도 굉장히 맛있다고 느꼈을 정도다. 다음 일정이 없었다면 이곳에서 머무르는 것도 좋았겠다 싶더라. 아바이마을에 방문하신다면 모둠순대 등 먹거리를 먹은 후 해변가 카페에서 맛있는 디저트와 음료를 해변 바라보며 먹으며 시간 보내시기를 추천드린다.
옛 조선소의 정취를 느끼고 아름다운 청초호를 바라보다
1952년에 '원산조선소'라는 이름으로 지금의 자리에 문을 열었습니다. 2017년 8월까지 6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배를 만들고 수리하여 바다로 보내는 일을 했습니다. 그리고 2018년 2월 칠성조선소는 새로운 모습으로 사람들에게 문을 열었습니다. 공간은 살롱, 뮤지엄, 플레이스케이프, 오픈 팩토리 네 개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배가 불러 소화도 시킬 겸 다음 행선지는 걸어서 이동했다. 약 2.5km로 거리니 날씨가 좋지 않거나 본인 컨디션이 좋지 않는다면 버스를 타시기를 바란다. 과거 조선소 자리에서 카페 등 공간으로 변모했다는 점에서
선박 수리회사가 그 공장을 고려해 조성한, 이미 여러분들께 소개해드린 바 있는 부산 영도의 '피아크'가 떠올
났다.
또한 과거 공장의 흔적을 남겼다는 점에서 방직공장을 미술관카페 등 공간으로 변모한 강화도의 '조양방직'이 생각났다. 결과적으로 초대형 복합공간인 피아크나 미술관카페로서 볼거리가 차고 넘치는 조양방직과는 규모면에서 비교가 안될 정도로 적다.
옛 조선소의 정취
그렇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력적인 공간임엔 틀림없었다. 옛 조선소 자리라는 상징성이 있으며 적지만 그 흔적을 볼 수가 있다. 무엇보다도 청초호 변에 자리 잡아 그 관경을 바라보며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점과 좋은 접근성이 더해져 속초의 관광지로서 한몫을 차지해 나가고 있는 곳이다.
내가 찾은 날도 많은 방문객이 몰렸고 자리가 없어 잠시 서서 기다려야 했다. 인파가 많은 것도 있지만 자리가 너무 적긴 했다. 다른 부속 건물을 지어서 카페 공간이 늘어날 필요는 분명히 있어 보였다.
아름다운 청초호 관경
아무쪼록 자리를 잡은 이후에는 이곳의 시그니처인 바닐라빈 라테를 마시며 청초호를 바라보며 느긋하게 시간을 보냈다. 열 마리 이상으로 구성된 집단의 오리들이 순차적으로 물에 잠수(?)하며 사라졌다가 잠시 후 다시 순차적으로 수면 위로 나타나는 모습이 마치 "쇼"를 보는 듯 해 재미있었고 그 모습이 귀여워 절로 미소가 나오더라. 공간은 무난히 예뻤고 커피를 잘 모르지만 맛있게 느껴졌다.
부속건물 속 상품
규모가 크진 않지만 부속 공간에서 상품들을 보는 재미도 소소했던 등 잘 왔다는 생각이 들었고 기왕에 청초호와 관광수산시장을 갈 거라면 인근의 칠성조선소도 꼭 행선지를 정하기를 추천드린다
맛있는 거 옆에 맛있는 거 옆에 맛있는 거
저녁은 칠성조선소에서 도보 1km 거리로 속초의 대표 관광장소 속초관광수산 시장에서 해결하기로 했다. 수많은 관광을 해봤지만 단일 장소에서 이렇게 많은 인파를 본 것은 처음이었다. 발 디딜 틈이 없었던 적이 얼마만인지 인파들로 가득했다.
신토불이 감자옹심이
여러 가지 저녁 메뉴 및 식당 후보 중 이미 먹었던 순대나 야식으로 포장해 갈 속초 대표 먹거리 닭강정을 제외하다가 '감자옹심이'를 먹기로 했다. '신토불이 감자옹심이' 식당의 웨이팅이 30분 정도 됐는데 그렇게 길게 느껴지진 않았다. 사실 이곳 시장 내 식당 중에는 매스컴을 안 탄 곳이 없을 정도로 맛집이 많으며 위 식당도 마찬가지였는데 특히나 최근에 "전현무계획" 프로그램에 반영돼 더 유명해진 식당이었다.
30분의 기다림 끝에 자리 잡은 뒤 '전통감자옹심이'와 '들깨감자옹심이'를 주문했다. 2천 원이 더 비싸지만 들깨감자옹심이가 확실히 더 맛있긴 해서 전통 보단 들깨로 주문하시길 권하고 싶다. 혹은 많은 손님들이 그렇게 하듯이 들깨옹심이 하나 감자전 하나를 먹기를 권해드린다.
아주 특별한 맛으로 인생 맛집이다 할 정도는 아니었지만, 충분히 맛있고 만족스러웠다.
옥수수 술빵 & 닭강정 & 단호박식혜 & 감자전과 메밀전병
시장이 발 디딜 틈이 없었기에 먹거리를 충분히 구경할 겨를이 없었기에 우린 요즘 속초에서 잘 나간다는 '막걸리술빵' 점포로 향했다. 불행히도 다소 위쪽에 위치해 인파 속에서 가느라 애먹었다. 대기줄이 길거라고 예상은 했지만 그래도 감수하고 쟁취하려는 마음으로 갔는데 너무 길더라. 그래서 상대적으로 대기줄이 짧은 그 옆집에서 '옥수수 술빵'을 포장해 갔다.
시장을 나오는 길목에서는 소 포장의 닭강정과 단호박식혜를 샀다. 배가 불렀지만 청초호 남쪽 방면의 숙소에서 닭강정 몇 개와 술빵 하나를 순삭 했다.
술빵은 3개 5천 원의 가격도 합리적이었지만 맛도 만족스러워서 기대 이상이었다. 닭강정은 야들야들하니 식감도 좋고 맛도 있었다. 속초 닭강정은 다르구나 하는 것을 느꼈다.
다음 날 서울로 돌아가는 버스를 타기 전에도 시장을 들러서 '메밀전병'과 '감자전'을 포장해서 후에 먹었는데 둘 다 너무너무 맛있더라. 매콤한 전병과 슴슴한 매력의 감자전이 조화로워 더 맛있었으며 진작에 먹을 걸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음식이 다 맛있으니, 속초관광수산시장에 왜 이렇게 문전성시를 이루는지 이해가 될 수밖에 없었다.
다채로운 구성의 온천탕, 강추하는 가성비 힐링 스폿
전날 밤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해서 이틀 날 아침까지도 계속되었다. 바람까지 거세져 이동하기가 쉽지 않았다. 다행히 숙소에서 척산온천휴양촌이 멀지 낳았고 택시비도 8천 원을 넘지 않아 부담 없이 편리하게 목적지로 도착했다. 겨울 여행 때 온천을 즐기고 싶다는 생각을 늘 해왔었고 마침 이날 비바람이 불기도 했으며 접근성은 좋은데 가격도 합리적인 온천장이 있었다는 점에서 우리에게 안성맞춤인 장소였다.
풍성한 온천탕
어렸을 때 어디인지 기억도 나지 않지만 규모 큰 온천장에서 즐겼던 적이 있었는데 이곳이 바로 그런 곳이었다. 어린이탕부터 온탕, 중온탕과 고온탕, 냉탕, 이벤트탕, 안마탕 등 다양한 탕이 있었다. 특히 녹차 이벤트탕이 있어 바로 체감한 건 아니지만 뭔가 건강해지는 기운을 받았다. 또한 안마탕에서 물대포와 같은 물줄기를 몸을 움직이며 목과 등에 닿게 했는데 안마의 효과를 체감할 수 있었다. 특히 인상적인 탕은 '노천탕'으로 겨울 날씨 속에 일어서면 차갑고 물에 들어가면 따뜻함을 순차적으로 맛볼 수 있어 좋았다.
탕을 즐기고 나서는 탕 내부에 누울 수 있는 공간이 있어 누우며 여독을 달랬다. 마지막에는 사우나에 들어가 땀을 낸 뒤에 씻고 나오며 마무리했다. 성인 입장료가 단돈 11,000원. 웬만한 동네 목욕탕도 만 원이 넘어가는 데 반해 시설은 실망스럽기 마련이기에, 척산온천휴양촌의 온천탕의 가격이 굉장히 싸다는 생각이 들었다. 14,000원을 받아도 됐을 정도로 가격이 합리적이었고 다채로운 탕으로 구성된 내부 구성도 무척 만족스러웠다. 속초에 온다면 꼭 들를 장소로 강력하게 추천드리고 싶다. 날씨가 안 좋지만 않다면 조경이 잘 조성돼 있기에 산책하고 쉬어가기에도 좋다.
나물요리전문 누리밥상
온천욕 후에는 몸에 열기도 올라가고 허기가 지기 마련이다. 주변 약 1km 거리에 식당들도 많아서 그곳에서 바로 점심을 먹으려 했는데 빗줄기가 강해지는 데다가 특히 바람이 거세 짧은 거리지만 걸어가기 힘들었다. 그렇다고 1km를 택시 타고 가기도 그랬고, 그래서 식당을 플랜비로 마음에 두었던 곳으로 변경했다. 휴양촌 시설 내부 찜질방 건물 1층에 소재한 나물요리전문 '누리밥상'에서 식사를 했다.
이전까지 속초에서 먹었던 음식을 나열하자면 순대와 메밀막국수, 감자옹심이, 닭강정과 술빵. 모두 맛있었지만 이제는 밥을 먹고 싶은 시점이었기에 '곤드레솥밥'은 마침 먹고 싶었던 메뉴였다. 온천욕 후의 나물 음식은 일품이었고 계란찜, 두부, 메추리알 등을 비롯한 밑반찬도 풍성했는데 특히나 대게가 들어가 국물이 한층 더 시원했던 된장찌개가 인상 깊었다.
대 만족이었다. 관광지 여행 와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가 숙박장소와 먹거리인데 속초에서의 먹거리는 완벽했다. 그것도 어느 한 곳 거를 곳 없이 말이다.
해변을 바라보는 예쁜 카페에서의 커피 한잔
속초 여행에서의 아쉬운 점은 비가 그치지 않는다는 것과 바람이 매우 거세졌다는 것이었다. 온천욕과 식사 후 마지막 행선지로 영랑호를 점찍었었는데 악천후 인지라 길을 걷기가 불가했다. 그나마 대안으로 장사항 인근의 인기 카페 '카페코엘'에서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
내부 인테리어가 예뻤고 장사항 바다 관경도 볼 수 있는 카페였다. 기상이 좋지 않아 바다가 선명하게 보이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거센 파도가 몰아치는 겨울바다를 보는 맛이 분명히 있었으며 여행 막바지 커피 한잔 마시며 피로를 풀기에는 제격인 곳이었다. 코엘라테는 고소하고 달달한 게 맛있더라. 남녀노소 모두가 좋아할 맛이었다.
비가 잦아지면 바로 인근의 영랑호 주변 길을 거닐려 했지만 야속하게도 강풍의 기세는 잦아들지가 않았다. 또 일기예보를 보니 강원도에 대설주의보가 내렸고 속초를 비롯한 일대에 눈이 오거나 예정되어 있어 서울로 돌아가는 시간을 앞당기기로 했다.
올 때는 속초 고속버스터미널로 왔는데, 영랑호와 청초호 및 관광수산시장과 인접해 시외버스터미널이 있었고 서울 우리 집에서 고속버스터미널 보다 더 가까운 동서울터미널이 도착지여서 16시 출발 차로 예매했다. 마침 자리가 있었던 것이 행운이었다.
카페에서 나와 관광수산시장에서 감자전과 메밀전병을 포장한 뒤 시외버스터미널에서 서울로 향하는 버스틀 탔다. 속초를 지나 인제 방면에 들어섰을 때는 눈이 쌓여 있기도 하는 등 기상이 좋지는 않았지만 차량 통행량이 적었고 빗줄기나 눈이 굵진 않아서 그래도 비교적 무난하게 이동이 가능했다. 고속버스터미널 도착이었다면 서울로 들어서면서 분명히 제법 도로가 정체돼 시간이 지연됐을 텐데 동서울터미널로 들어가는 길은 전혀 막힘이 없어서 약 세 시간을 조금 넘겨 도착할 수 있었다.
다음에 또 속초나 인근을 갈 일이 있다면 예매를 서둘러 이들 터미널을 활용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전에 계획을 세울 겨를 없이 급하게 결정된 일정인 데다가 악천후의 날씨였음에도 불구하고, 만족스러웠던 여행이었다. 설악산을 가지 않고 속초 도심 주변부들 중심으로 여행했기에 이동이 편리했다. 또한, 속초 대표 음식들이 하나하나가 다 맛있었고 여행 내내 먹거리에서 실망하기는커녕 만족스럽지 않은 순간이 없었다는 점이 대단했다. 아바이마을과 관광수산시장 등 상징성과 대표성이 있는 곳을 찾아서 좋았고 합리적인 가격에 그 이상의 만족을 얻은 온천욕은 최고로 만족스러웠다. 바다와 호수 광경을 즐긴 것도 정말 좋았다.
악천후로 영랑호를 거닐지 못한 것과 수년 전에 같던 엑스포타워와 청초호 공원 일대를 찾지 못한 것이 아주 조금 아쉽긴 했으나, 바꿔 말하면 다음에 속초를 찾을 때 설악산과 함께 갈 곳을 남겨뒀다는 점에서 괜찮았다.
먹거리가 확실히 보장된 속초는 계절과 날씨를 타지 않는 관광지가 아닌가 싶다. 여행은 가고 싶은데 마땅히 떠오르지 않는다면 무난한 혹은 기대 이상의 만족감을 주는 '속초'에 가보시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