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곽한솔 Jan 18. 2023

<더 퍼스트 슬램덩크>로 끝나지 않기를

대작은 계속되어야 한다

흥행영화 치고 상영관이 아주 많지는 않아 보였는데, 2주 만에 100만 관객을 돌파한 <더 퍼스트 슬램덩크>.


나 또한 슬랭덩크의 팬이다. 31권 오리지널 단행본이 친정집에 모두 있다. 초등학생 때 용돈 모아 단행본을 한 권씩 샀었다. 집에 강백호 티셔츠, 슬램덩크 브로마이드 같은 굿즈도 있었다. 스포츠 종목 중 농구를 가장 좋아했었고, 실제로도 많이 했다.


많은 이들에게, 그리고 많은 곳에 영향을 미친, 설명이 필요 없는 작품 슬램덩크. 최근에야 범죄도시를 비롯해 속편들이 비교적 잘 되는 편이지만 흥행 작품의 후속작이나 상영하는 작품이 원작이 있는 작품이라면 호평을 받기가 쉽지 않다.


 슬램덩크 같은 시대의 대작은 더욱 그렇다. 90년대 중후반 SBS에서 슬램덩크 만화가 방영됐었는데 나는 좀 싫었었다. 주제곡은 물론 박상민 님께서 굉장히 잘 소화하셨고 좋은 곡이었지만 내가 비디오로 접하고 좋아했었던 그 곡이 아니었기에 당시 내게는 비호감이었다. 주인공 팀 이름은 만화에서는 북산, 비디오 등에서 상북이었는데 SBS에서는 "신성"이라는 이름을 썼다. 적어도 '북' 한 글자는 꼭 들어갔어야 했다. 이글파이브라는 아이돌이 신성을 응원하는 홍보영상도 있었는데, 대중적으로 더 널리 알려진 역할을 했지만 원작과 같은 내용임에도 주제곡과 주인공 팀이름이 다르다는 이유로 나는 제대로 안 봤고 싫어했다.



 그런 슬램덩크가 그로부터도 25년 가까이 지난 시점에 영화로 나온다니. 우려되는 원작의 훼손? 그런 걱정은 하나도 안 됐다. 왜냐면 원작 작가 이노우에가 영화 더 퍼스트 슬램덩크의 감독이라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에! 설레는 마음을 가지고 러닝 타임이 긴 작품임에도 평일 밤 영화관에서 개봉한 지 1주일 됐을 때 관람했다.


 긴 말 필요 없이 두 시간이 순삭. 재미있었다!

 다만 올드팬입장에서 너무 좋았다만. 북산과 산왕 전의 다양한 서사 및 장면 중 빠진 부분이 많았기에 약간의 아쉬움은 있었다. 오히려 잘 모르고 간 관객들에게 더 좋게 느껴졌을 듯했다. 코믹적인 요소보다는 정말 영화답게 멋있게 잘 만들었다는 느낌이 들었다. 내가 예상하지 못한 전개였는데 그래서 더 좋았다.


 세컨드, 서드. 앞으로 영화관에서 슬램덩크를 계속 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다른 멤버들의 새로운 서사도 보고 싶고, 특히 윤대협의 능남과의 경기를 영화로 보고 싶다. 물론 상양, 해남팀도 보고 싶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