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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체 없는 압박에서 벗어나자

나만의 길을 걷자

by 유지경성

덴마크의 한 철학자 소렌 키에르케고르(Soren Kierkegaard)는 인생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인생은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경험하는 것이다.

Life is not a problem to be solved, but a reality to be experienced.


이와 같은 관점은 에디슨이 남긴 유명한 문장과도 연결된다고 생각한다. 에디슨은 “나는 실패한 적이 없다. 단지 1만 가지의 방법이 효과가 없었다는 것을 발견했을 뿐이다”라고 말한다. 즉, 어떤 해답이 있는 문제를 푼다기보다, 시행착오 속에서 나만의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살다 보면 보이지 않는 손이 인생을 이끄는 듯한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 마치 보이지 않는 커다란 지도 속에서 우리에게 걸어야 할 길이 정해져 있는 것처럼 말이다. 고등학교 졸업, 대학교 졸업, 안정적인 직장, 결혼, 육아, 그리고 또다시 자녀에게 안정된 환경을 만들어주는 삶과 같은 방향이다.


누군가에게 이러한 삶을 강요받기도 하고, 누군가는 스스로가 스스로에게 이런 삶을 강요하기도 한다. 나는 스스로에게 이런 방향성과 속도에 대해 때때로 지나치게 정석적인 속도와 방향을 강요하곤 했다. 그리고 그러한 생각은 지금도 작동한다. 스스로에게 ‘이렇게 살아야 한다’는 압박을 느끼며, 그것이 마치 정답처럼 생각한다. 누군가 나에게 요구하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인생에는 정해진 답이 없다. 앞을 보며 점을 연결할 수는 없지만, 뒤돌아보면 연결된다라는 말처럼. 즉, 우리가 어떤 선택을 하든, 그것이 옳았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시간이 지나면 무엇이든 그려져 있다.


조금만 나의 사고의 틀에서 떨어져서 생각해보면, 세상은 훨씬 더 자유롭다. 반드시 정해진 길을 걸어야 할 필요는 없다. 백지 위에 새로운 길을 그려볼 수도 있다. 자신을 믿고 따라갈 용기만 있다면, 우리는 각자의 길을 만들어갈 수 있다.


지금 무언가에 쫓기고 있다고 느껴진다면, 잠시 멈춰서 자신이 가진 가능성의 백지를 바라보자. 이미 정해진 지도를 따라 걷는 것이 아니라, 내가 직접 길을 만들어가면 된다.


Merlion, Singapore
Epilogue

싱가포르에서의 일주일을 별다른 계획 없이 보냈다. 대부분의 시간을 책을 읽고 글을 쓰며 보내며, 오랜만에 혼자만의 시간을 가졌다. 그동안 뒤엉켜 있던 생각들을 차분히 정리할 수 있어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조금 지루하고 단조로운 일정이었지만, 그런 따분함이 오히려 내게 생각을 정리할 여유를 주었다. 언제나 바쁘게 흘러가는 일상 속에서, 이처럼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은 때때로 필요한 순간이 된다.

싱가포르 창이공항으로 가는 택시 안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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