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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을 바라보는 가치관

Chasing Money vs Attracting Wealth

by 유지경성

최근에 한 가지 고민이 생겼다. 나는 돈을 벌고 있지만, 돈이 내 삶의 최우선순위는 아니다. 그러나 이 말을 할 때마다 내 의도와는 다른 시선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고민하게 됐다. 마치 돈을 부정하는 사람처럼 보이거나, 현실 감각이 없는 사람이라거나, 혹은 돈에 관심 없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가장 돈에 관심이 있는 사람으로 보인다는 식의 오해를 받을 수도 있음을 생각하게 됐다.


사실, 돈은 중요하다. 이 사실을 부정하지는 않는다. 돈이 없으면 삶의 기본적인 필요를 해결할 수 없고, 원하는 것을 할 자유도 없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돈이 인생의 궁극적인 목적이 되어야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나는 돈을 버는 것에 관심이 많다. 부동산을 보유하고, 주식을 통해 재산을 증식하는 것 역시 나의 관심사다. 그렇지만, 나는 돈을 바라보는 가치관과 목적을 단순히 이 사람이 하는 돈을 버는 행위가 아니라, 삶의 태도를 통해 판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는 돈이 따라오는 일(Attracting Wealth)을 하는 것이 곧 돈을 목적으로 살아가는 것(Chasing Money)과는 다르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이 차이는 어디에서 오는지 생각해야 한다. 나는 그것이 ‘자산과 수입이 변해도 달라지지 않는 생활 태도와 마인드’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한다. 내 손에 현금이 10만 원이 있을 때나 1,000만 원이 있을 때나, 나는 마트에서 여전히 합리적인 소비를 고민한다. 500원이 더 비싼 제품이 있다면 그 이유를 생각하고, 그 가격 차이가 정당한지 따져본다. 반면, 정말 가치 있다고 판단되는 소비에는 수백만 원, 수억 원을 기꺼이 지출할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그 순간의 합리적인 결정’이다.


예를 들어, 내가 월급이 적었던 시절이나, 많아진 때나, 혹은 주식으로 단기간에 많은 돈을 벌었던 때나 소비를 바라보는 것은 같았다. 마트든 약국이든 천 원 아끼려고 조금 더 싼 곳을 간다던지, 몇십만 원짜리 태블릿 PC를 사기 위해 몇 주를 고민하며 몇만 원을 아끼곤 했다. 투자나 월급으로 돈을 벌어서 좋은 점은 더 많은 투자를 할 수 있어 좋은 것이었다. 소비 측면에서는 불필요해 보일 수도 있지만, 내게 정말로 필요한 것인지, 합리적인 선택인지 끝까지 생각하는 것이 나의 소비 방식이다. 모든 소비에서 깐깐할 수는 없겠지만, 기본적으로 나는 보수적이고 합리성을 따지는 성향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나는 지금보다 더 큰 부를 축적하더라도, 먹는 것, 사는 것, 그리고 삶의 태도는 크게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며, 그 태도를 유지하며 오만하지 않게 살려고 노력한다. 물론 다른 사람을 만나는 자리나, 타인을 대접하는 자리에서는 이 태도는 예외다. 그저 나를 향한 소비에서만 이런 고민들을 한다.


나는 오랜 기간 주주로 있는 버크셔 해서웨이가 운영하는 방식을 보면 나는 더욱이 더 겸손한 삶을 살아야 한다고 생각하게 된다. 버크셔 해서웨이의 자회사 CEO들은 대부분 자신이 창업했거나 오랫동안 운영한 회사를 버핏에게 매각한 후에도 여전히 경영을 맡고 있다. 이들은 이미 거대한 부(수천억 이상)를 이루었기에 더 이상 돈을 벌 필요가 없지만, 일 자체를 사랑하기 때문에 계속 일을 하고 싶다고 한다. 버크셔는 창업주들이 자신의 회사를 운영하는 화가처럼 느낄 수 있도록 전적인 경영의 자유를 보장하며, 성과를 낼 때마다 공개적으로 인정하고 박수를 보낸다. 이러한 방식은 돈이 아닌 그들이 사업에 대한 열정을 지속적으로 펼칠 수 있게 한다.


우리는 모두 돈을 벌어야 하지만, 일정 수준의 부를 넘어서면 돈을 버는 것 자체가 각자의 삶의 가치와 연결되기 시작한다. 누군가는 더 많은 부가 필요한 생활 방식을 선택할 것이고, 누군가는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부가 따라오는 삶을 살 것이다. 중요한 것은 각자가 추구하는 가치가 무엇인지 명확히 하고, 그에 따라 행동하는 것이다. 나는 지금 당장 돈이 아주 많아지더라도 현재의 삶을 유지하고, 같은 방식으로 살아갈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르게 말하면, 현재의 삶이 즐겁기 때문에 돈이 내 삶을 극적으로 제한하지 않는 한 계속 생활페턴을 유지할 것이다. 그래서 많은 성공한 사람들이 돈을 떠나서 현재를 즐길 수 있는 일을 해야한다는 말에 전적으로 동의하며 그렇게 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는 처음에는 누군가에게 돈을 쫓는 사람과 같은 시선을 피하기 위해 “나는 돈이 우선순위가 아니에요”라는 말을 했던 것 같다. 하지만 세상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있고, 말과 행동을 완벽히 일치하게 행동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결국, 중요한 것은 말이 아니라 삶의 방식을 보여주는 것인 것 같다. 사람들의 시선과 해석은 변할 수 있지만, 내가 진정으로 추구하는 가치는 변하지 않는다. 각자의 삶에서 자기만의 방식대로 살아가며, 시간이 흐르면 그것이 나를 증명해 줄 유일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결국, 돈을 쫓는 삶을 살지(Chasing Money), 부가 따라오는 삶(Attracting Wealth)을 살지는 각자의 결정이다. 둘 선택 중 어떤 것이 가치적인 우위가 있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그저 내가 나에게 바라는 "나의 모습"은 후자일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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