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감노트_03_사랑
가슴 아픈 일이 있을 때 찢어진다는 표현을 쓴다. 사랑하는 연인과 헤어졌거나, 상대방과의 신뢰가 깨졌거나, 공든 탑이 무너졌을 때 옷깃을 부여잡으며 찢어진 갈라진 마음을 그러모은다. 오른손과 왼손으로 여민 나의 마음을 조금 더 붙여놓을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찢어진 마음을 어떻게 해야 하나?
바느질을 하기로 했다. 그중에서 단단하게 꿰맬 수 있는 박음질이 좋을까 싶었지만 속도가 더디고 한 번 박으면 풀기가 어려우므로 나는 시침질이 좋을 것 같다. 새발뜨기를 제일 잘하기는 하지만 찢어진 마음을 붙이기에는 너무 까다로운 작업이다. 조각난 마음을 붙이는 게 급선무이므로 재빨리 수습할 수 있는 시침질이 제일 좋을 것 같다. 우선 붙여 놓고 균형을 맞춰 자리를 잡으면 되니까.
중학교 때 바느질 숙제를 하고 나면 천조각만 꿰맨 게 아니라 그 밑에 있던 내 옷을 함께 바느질한 일이 있었다. 분명 시작할 때는 정교한 봉합을 하는 써전의 손길이었는데 완료한 후에 보니 엉뚱한 곳에 실을 엮은 모양새였다. 그래서 풀고 다시 했다. 처음 할 때보다 조금 덜 비뚤어지고, 더 얇게 내 옷은 빼고 천 조각끼리만 꿰맬 수 있었다. 온전하게.
그러니 섬세한 우리의 마음을 처음부터 칭칭 감는 것보다 느슨하게 시침질로 돌보는 건 어떨까? 살살 달래며 어디부터 얼마나 무슨 색깔의 실로 여미는 게 좋을지 결정하는 시침질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