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0일 총선 각 정당광고] 편
2024년 4월 10일은 제22대 국회의원 본 투표일이다.
일찌감치 사전투표를 마치고,
이번 총선에 나서는 주요 정당의 선거 광고를
광고 효과에 국한해 살펴보고자 한다.
(개인적 정치 성향은 최대한 배제하고자 하나,
그럼에도 행간에서 정치적 성향이 읽힌다면
너그러이 개인 의견으로 양해해 주시길...)
선거/정치광고는 그 특수성이 있다.
그 시점의 정치적 이슈와 시대정신이 담겨있다.
선거 특성상 승패를 가려야 할 상대방이 있다.
메시지가 선명하게 갈려서 결과로 판단하곤 한다.
여론조사도 원래 정답은 없고 오차범위가 있지만,
선거 출구조사만큼은 실제 개표가 이뤄지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맞혔냐 못 맞혔냐라는 논란이 되듯이.
그래서 선거 광고는 내용도, 결과도 "상대적"이다.
상대보다 유리한 의제를 설정해(Agenda-Setting)
그 기준으로 후보를 바라보게 하고(Framing)
그에 맞춰 각 정당과 후보의 강점을 어필하여
상대보다 많은 유권자 지지를 받으려 하되,
꼭 투표라는 행동으로까지 연결해야 이긴다.
그래서 메시지나 비주얼적으로
더 강력한 마음의 준동을 끌어내려 애쓴다.
캐치프레이즈 등이 더 자극적으로 나올 수밖에.
이렇게 준비한 TV광고로 정당이 공중전을 벌여주면,
지역 후보자가 실제 현장에서 지상전을 벌일 때,
유권자들이 그 광고 메시지로 호응하기를 바란다.
이러한 특성을 감안하여,
각 정당의 어려운 가이드를 통과한 광고들을 보자.
(5개 정당의 광고 영상을 살펴본다.
혹시 몰라 기호순으로, 굳이 이렇게까지... 싶지만...)
야당답게 ‘정권 심판’을 의제로 제기하고 있다.
4/10일을 "심판의 날"이라고 규정해 버렸다.
이는 승부를 가려야 하는 야당에게 영리한 전략.
대립구도도 명확히 하고 있다
현 정부 실정을 사례로 제시하며,
‘국민 vs 국힘’으로 주적을 명확히 한다.
사실감 있는 뉴스 스타일로 실제감을 강조한다.
전략적 측면에서, 상대당과 가장 큰 차이점은
이 의제를 TV광고와 실제 유세장에서
단일한 메시지로 쓰고 있다는 점이다.
통일된 하나의 메시지를 반복하면 쉽고 강력하다.
영상의 매력 또한 효과적이다.
4월 10일 개봉하는 '심판의 날' 영화 예고 포맷.
상대당을 공격하는 네거티브 접근인데도
이 포맷을 통해 공격성, 거부감을 줄여내고 있다.
또한, 유권자에게 직접 말을 거는 듯한 화법,
타깃의 가치를 높여주는 카피가 직접적이다.
단체컷을 삽입해 대세감을 이끌어내고 있다.
이것이 투표라는 행위까지 유도하는 힘이 된다.
또 하나의 비교포인트는 당대표를 어떻게 쓰느냐이다.
거의 대부분 정당광고가 당대표 중심의 영상이다.
이재명 대표가 스태프와 함께 유세 준비하고,
규모 있는 대중 연설을 하는 유력 정치인으로 쓴다.
(이하 다른 정당들은 어떤지 각자 비교해서 보시길...)
일단 선거 광고의 목표를 달성하기에는 효과적이다.
다만, ‘심판 이후 어떻게 하겠다’는 포지티브 접근은
빠져있어서 네거티브의 단점은 고스란히 남아있다.
'정치 개혁'을 의제로 제기한다.
'지금! 합니다'라고 '실천'을 강조하고 있다.
보편타당한 공약에 대한 국민의 불신을 제시하며,
정치 불신이 심한 우리나라 정서를 겨냥하고 있다.
그 공약 속에 상대 야당에 대한 노림수도 담고 있다.
전반적으로 '우리가 어떻게 하겠다'는 포지티브 접근,
하지만 전략적 측면에서 효과가 상당히 우려스럽다.
우선, 공익광고 느낌이라서 그저 좋은 말로 들린다.
의제도, 공약도 누구나 동의할 만한 내용임에도,
대립 상대가 없이 정치 전반을 논하는 화법인 데다
실천의 근거가 없어서 그저 '주장'처럼만 들린다.
“지금! 합니다”도 여당에게 오히려 독이 되는 느낌.
“2년 내 뭐 하고 지금?” 반발을 예상했을 법 한데...
무엇보다도, 광고 메시지를 유세 이후 찾기 힘들다.
언론을 통해 볼 수 있는 뉴스, 유세, 인터뷰 등에서
광고와는 다른 프레임에 집중하고 있는 듯해서,
이러면 광고가 어떤 효과가 있는지 알기조차 힘들다.
영상의 매력도 많이 떨어진다.
장면 구성도, 시민 연기 연출도 현장감 없이 어색하다.
“됩니다”를 반복하는 'KB페이(박서준)'편과 유사하다.
당대표인 한동훈 위원장의 활용법을 보면, 더 헛갈린다.
법무부 장관이었으나, 본격적 정치에는 처음인지라,
'정치개혁, (그동안 못 했지만) 지금! 합니다'가
한동훈 위원장 개인(후보)의 메시지처럼 들리게 만든다.
그러다 보니, 중요한 투표 변별력인 ‘정당’ 집중도도,
선거에 중요한 대세감 연출도 약하게 느껴진다.
유권자들을 투표 “행동”까지 즉각 이끌어야 하는
선거에서 이런 공익광고 포맷은 한가해 보이고,
실제 잘 활용하지도 않아서 영향력도 미미한,
광고적으로는 철저한 전략 오판이라고 본다.
(결과가 좋게 나와도 광고 덕이라기에는 힘들듯)
자매정당이든 위성정당이든
3번과 4번은 사실 1,2번의 동어반복이다.
그래서 짧게, 상대적 차이만 짚어본다.
3번 민주연합은 "심판론"의 각론을 맡은 느낌이다.
더불어민주당이 "정권심판"의 총론 담당,
민주연합은 심판의 당위성, 개별 이슈 등 각론 담당.
공식적으로 같은 당은 아니지만, 자웅동체급 짜임새.
영상도 '입틀막' 이슈를 강하게 자극하며
영상 내내 "심판"만 6번 이상 반복한다.
멀티 영상들마다 다른 이슈를 통해서도 '심판'을 외친다.
하나의 메시지를 다 같이 몰아붙이는 기세로
2주를 몰아치니 대세감이 느껴지게 마련.
다만, 이 역시 네거티브 접근법의 단점은 여전하다.
또한, "'민주'와 '연합'이 만났다"는 별도 캠페인은
급조 정당명의 인지도 향상을 위해서,
연합 정당의 정체성을 알리기 위해서였겠지만,
너무 뜬금없는 전개에 공감도 재미도 느끼기 힘들다.
자매정당이든 위성정당이든
3번과 4번은 사실 1,2번의 동어반복이다.
그래서 짧게, 상대적 차이만 짚어본다.
4번 국민의 미래도 "정치개혁"의 각론을 맡았다.
국민의 힘이 전체를 아우르는 정치개혁이라면,
국민의 미래는 특별히 여의도를 콕 집어서
여의도에서 국민 곁으로,
정쟁이 아니라 일을 하도록,
'국민'만 보겠다는 방향성을 하나씩 짚어준다.
"국민만 보고 투표하세요"는
당명과 명분을 동시에 연상시키는 이중 의미로
유권자의 투표행위를 가치있게 높여주는 센스.
하지만, "여의도 정치를 끝내는 날' 테마는
'국회 세종 이전' 공약과 맞물려 밀어붙여야
훨씬 강력하고 효과적이었을 텐데,
공약도, 광고도 어느새 사라져 버렸다.
광고적 구조, 연출, 메시지의 구체성 등은
국민의 힘 광고보다도 더 쉽고, 공감이 간다.
다만, 여전히 공익광고 같은 '따뜻하고 순한 맛'.
국민의 힘과 같은 결, 같은 패착.
상대 공격보다 우리 공약을 이야기하는 포지티브의
장점이 있음에도, 너무 순해서 전달력이 약한데,
그마저도 광고 외에는 보이지 않으니
광고 효과를 논하기조차 힘들다.
여당을 '검찰독재'로, 야당을 '방탄정치'로
'모두 까기'를 하며 인식의 새로운 틈을 만들려 한다.
정당의 탄생 배경과 중요 목적인지라 이해가 된다.
그런데, 광고적으로 너무 어렵고 추상적이다.
안 그래도 상대가 많고, 모두 까다 보니 복잡한데,
돌려 돌려 말하느라 너무 많은 근거를 나열하고,
문제 제기 후 대안 제시가 불명확해서 어려워졌다.
페인트로 덮어버린다는 은유적 표현을 쓴 후,
직접적이고 선명한 뭔가가 나와야 할 타이밍인데,
'민주주의', '공정한 나라' 등의 주장점이
너무 추상적으로, 얌전하게만 튀어나온 듯하다.
새로운 미래의 등장감과 구심점이 부족한 느낌.
기존 정치를 왜 안 좋게 보는지는 너무 잘 알겠는데,
새로운 미래라는 당이 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어떤 후보들이 어떤 메시지를 던지는지가 가려져있다.
사람들이 브랜드 컬러로 식별하게 만들기보다는
이낙연 당대표나 명확한 선거 구호 등
명확한 브랜드 정체성과 변별력이 필요하지 않았을까.
여당과는 '정권심판'으로 차별화,
야당과는 '다 빠르게, 강하게, 선명하게'로 차별화.
신규 브랜드가 틈새를 만들기 위한 영리한 론칭.
'서울은 도쿄와 비슷한데(유사점) 더 활기차요(차이점)'
이해를 쉽게 하기 위한 커뮤니케이션 방식의 정석.
사실 새로운 미래 당과 같은 처지일 텐데,
뭘 하겠다는 건지 이해하는 것이 훨씬 쉽다.
광고적으로도 효과적이라기보다 상당히 효율적이다.
얼음의 백색과 보라꽃의 컬러로 대비시키며
"쇄빙선" 이미지가 비주얼적으로 명확하다.
유세 과정에서도 같은 메시지를 내니까 집약적이다.
한 장으로 이미지와 메시지를 동시에 담고 있다.
주목할만한 점은 조국 당대표의 활용법이다.
사실 호불호 문제, 개인 이름이 포함된 당명 등 태생,
"고마 치워라마" 사투리, "싸우겠습니다" 공격성 등
관행상 공격받을 요인이 많을 수밖에 없음에도,
오히려 이를 역으로 더 강력한 귀결점으로 삼고 있다.
내세울 것이 '조국' 하나밖에 없다시피 한 신생 정당이
그 하나를 피해 가거나 다른 것을 찾아 넣기보다
그 하나를 더 직접적으로 내세우니 효율적이다.
일종의 승부수를 던진 셈이다.
선거 결과는 몰라도, 선거 광고로는 효과적이다.
선거기간 내내 좋든 나쁘든 이슈와 관심이 많아지고,
뾰족한 하나의 메시지가 광고든 유세든 나오게 되니
최소한 모두가 그 메시지 하나는 기억하기 때문이다.
선거 결과는 아직 모른다.
광고 효과도 아직 몰라야 정상이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광고로서의 평가효과만큼은
이례적으로 어느 정도 예단할 수 있을 듯하다.
광고를 만들어두고 쓰지 않다시피 한 정당이 있고,
광고 메시지로 공중전과 지상전을 병행하는 정당에서
가장 일차적인 차이가 발생하기 때문이지 않을까 싶다.
물론, 좀 더 정교한 광고 효과는
선거결과와 각 정당의 분석을 통해
같이 확인해보고 싶은 마음이다.
끝으로, 광고가 선거를 모두 담은 것은 아니지만,
정당 광고도 한번 살펴보시면서
내일 본 투표에 모두 참여하여 한 표 행사하시길...
본 광고의 인용이 불편하시다면,
누구든, 언제든 연락 주세요. (출처: tvc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