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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래딧 Mar 10. 2020

그래딧 인터뷰 #4

우유팩으로 일상의 소품을 재창조하는 '밀키프로젝트' 김수민 대표

** ‘We Change Market 위체인지마켓’은 지속가능 윤리적 패션을 추구하는 동료 선후배 여성 리더들과 브랜드를 소개하는 인터뷰 칼럼입니다. 이 칼럼은 同브런치와 네이버블로그(blog.iconple.com), 페이스북/인스타그램(we.change.market) 등에 동시 소개됩니다


서울 새활용 플라자에는 새활용 활동을 하는 다양한 입주 기업들이 모여 있습니다. 모든 브랜드들이 매력적이지만, 유독 동심을 자극하는 브랜드 몇 개가 더 기억에 남았죠. 그 중 우유팩을 업사이클하여 일상에 필요한 소품으로 재창조하는 브랜드 밀키프로젝트가 있답니다단순한 폐자원 업사이클에만 그치는 것이 아닌, 지역사회 상생을 실천하고, 전시회/교육프로그램까지 운영하는 밀키프로젝트 김수민 대표님을 소개합니다

김수민 대표 ㅣ 밀키프로젝트 ㅣ 서울


Q. 이름부터 달콤함이 느껴지는 밀키프로젝트 주요 제품과 활동을 소개해 주세요

밀키프로젝트는 시민들의 「일상에코」 실천을 통해 수집된 진짜 우유팩을 활용해 새롭고 매력적인 「일상아이템」으로 재탄생시키는 브랜드입니다. 그래서 저희 제품은 #일상 #실용 #튼튼 #맵시 등을 기준으로 디자인 합니다. 주요 제품은 밀키파우치, 밀키패스, 밀키카드집, 밀키바통 등이 있는데, 깨끗하고 공정한 제조 과정을 통해 지구환경과 지역사회 그리고 사람 친화적인 공정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 더 자세한 제품 정보는 www.milkyproject.com


제품 제작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체험용 키트를 개발하여 업사이클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도 하고, 다양한 이벤트, 전시회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도 합니다

귀여움 뿜뿜! 우유팩을 형상화한 밀키프로젝트 픽토그램


Q. 일본 유학중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들었어요. 원래 업사이클에 관심이 있었는지, 아니면 우유팩을 접하면서 업사이클에 관심 갖게된 것인지도 궁금하네요

대학 때 시각디자인을 전공하고 일본으로 건너가 다시 유통 마케팅을 전공한 후, 일본의 환경벤처기업에서 본격적으로 실무를 쌓기 시작했습니다. 신생에너지 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사업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환경 산업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는데, ‘Smart City’ 건설과 같은 국가 사업 육성 프로젝트 였습니다. 하지만 ‘나’라는 주체가 ‘일상’에서 할 수 있는 일과는 좀 동떨어진 느낌이었지요. 그런 고민을 가지고 있던 어느 날, 일본의 일반 마트 앞 ‘우유팩 수거함’에 모여진 우유팩들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저에겐 우유팩이 가진 여러가지 매력(디자인적 요소, 소재가 가지는 내구성 등)과 가능성이 보였는데, 우유팩을 소재로 기업화한 곳은 찾을 수 없었어요. 처음부터 업사이클에 초점을 맞춰 시작했다기보다 소재가 가지는 특징에 매력을 느껴 시작하게 된 거지요


하지만 우유팩은 지속적인 소재 확보와 생산 과정이 다른 제품들 대비 손이 많이 가는 편이예요. 그래서 무작정 낮은 가격에 출시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밀키프로젝트가 가진 스토리 혹은 가치를 알아보고 구매해주시는 팬들이 생기기 시작하더라구요. 제품 자체를 판다기 보다는 제품이 가지는 감성과 스 토리를 소비자분들께 전달/어필한다라는 표현이 적합한 것 같아요. 밀키프로젝트는 이렇게 일본에서 시작되었으나, 현재는 한국을 거점으로 더 활발하게 활동 중입니다

세척/소독을 통해 되살린 재료로 전개한 다양한 밀키 디자인들


Q. 유학 가시기 전, 원래 가지고 있었던 비전이나 꿈은요?

시각디자인을 전공을 했기 때문에 관련 직종인 그래픽 디자이너로서의 꿈을 키웠었는데, 사회에 나와서 현실과 부딪혀 보니 제가 생각하던 이상과의 괴리가 있었어요. 아는 만큼만 보이는 답답함과 해소되지 않은 부분이 있었기에 유학도 결심하게 되었지만, 원대한 비전이나 꿈을 가지고 뭔가를 준비하지는 않았어요. 지금 생각해 보면 다양한 경험을 통해 내가 진짜 하고 싶고, 잘할 수 있는 일을 찾으려 했던 것 같아요. 그런 의미에서 어느 정도의 목표 달성은 했다고 생각합니다^^ 


Q. 꿈은 원대하기 때문에, 혹은 그것을 이뤘기 때문에 위대한 것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대표님처럼 끊임없이 찾아가는 과정에 진짜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한 번 창업도 힘든데, 일본에서 창업하시고, 한국에 오셔서 다시 창업을 하셨다는 내용을 듣고 놀랐습니다. 일본과 한국 창업 환경은 어떻게 다른가요? 

창업 환경은 한국과 일본이 그닥 큰 차이가 있어 보이지 않고, 스타트업을 위한 제도적 지원을 활용할 수 있는 여건도 비슷한 것 같아요. 다만, 업사이클 분야에 대한 관심도는 한국이 좀 더 높다고 할까요? 지속가능 패션과 맞물린 흐름같기도 하구요. 단순히 3년 전 일본과 비교했을 때보다 업사이클에 대한 소비자 인식이 높아졌다는 것을 피부로 느낄 수 있어요. 어쩌면 국가간 차이가 아니라, (트렌드 변화로 인한) 소비자 인식 변화일 수도 있겠구요

밀키파우치(좌) 체험용 키트를 통해 탄생한 필통(우)


Q. 제품을 제작하는 과정에서 장애인 시설과 협업한다고 들었습니다. 그런 의미있는 실행을 하시게 된 계기가 있었는지, 일하시면서 느끼는 보람 또는 힘든 부분은 없는지도 궁금합니다

지금은 우유 제조사와의 협업을 통해 인쇄 불량 파지를 확보하는 식으로 재료를 수급하고 있지만, 초기에는 지자체의 협조를 얻어 수집된 우유팩을 공급 받았어요. 이런 도움으로 안정적인 상품 개발이 가능해진 것이죠. 말씀하신 것처럼, 이렇게 확보한 우유팩을 지역내 장애인 취업지원 시설과의 협업으로 상품화하고 있습니다


재료 수급에 있어 지자체 등에서 협조를 얻어 진행할 수 있었으니, 우리도 지역사회에 일정 부분 환원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예상밖에 부딪히는 어려움도 있긴 하지만, 이런 과정을 통해 개발된 제품은 제품 자체가 가지는 매력(소재, 디자인) 이상의 가치를 갖게 되는 것 같아요. 브랜드 입장에서도 더 풍성한 스토리가 쌓여가는 거죠. ‘장애는 결코 적이 될 수 없다’라는 말처럼, 결과물을 볼때면 더 큰 보람과 감사를 느낍니다

완성된 제품이 포장되어있는 생산 시설의 '장애는 결코 적이 될 수 없다' 슬로건


Q. 저도 느끼는 바가 크네요. 개인적으로 실천하는 친환경 습관이 있다면요?

밀키프로젝트에서는 주로 우유팩을 활용하여 컨텐츠 개발을 하다보니 평소에 우유팩을 포함한 종이류는 철저히 분리해서 배출하려고 해요. 우유팩은 최상질의 종이로 방수 코팅 처리가 되어있어 박스나 전단지 같은 다른 폐지와 분리해서 배출하는 것이 좋아요. 거주하고 있는 각 주민센터에 우유팩(종이팩)을 일정량 모아가시면 재생 화장지 등으로 바꿔주는 사업을 실시하고 있는데 모르시는 분들이 의외로 많더라고요. 여러분들도 한 번 실천해 보세요~



Q. 꿀팁 감사합니다 :) 마지막으로 10년후의 밀키프로젝트와 10년후 대표님 모습을 그린다면요?

밀키프로젝트는 단순히 물질적 자원재활용 차원에서 우유팩을 리사이클/리유즈 하는 정도의 활동을 위한 것은 아니며, 다양한 나라와 도시들이 지닌 고유의 생활 문화 안에서 묻어나는 각각의 요소들을 다른 관점에서 새롭게 해석하고 가치를 만들어가는, 다시 말해, 생활문화 가치를 ‘새’활용 하는 「환경친화, 사회친화, 사람친화」 브랜드로 자리매김 해가고자 합니다. 현재는 우유팩 뿐만 아니라 종이 소재 자원으로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대 개발해 나가고 있으며, 가능성이 있는 자원으로의 확장은 항상 열어두고 있습니다. 저는 이런 밀키프로젝트의 브랜드 매니저로서 10년 후에도 계속해서 꾸준히 활동하고 있는 모습을 상상해 봅니다 



Q. 단순한 자원의 재활용이 아닌, 생활 문화 속으로 깊이 파고드는 멋진 브랜드같이 느껴져 감동입니다. 위체인지마켓도 대표님 꿈을 응원할게요. 그리고, 다음 인터뷰에서 만나고 싶은 브랜드도 소개 부탁드립니다

어린이 크리에이터의 작품에 생명력을 불어 넣는 '오운유(own-u)' 안지혜 대표님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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