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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래딧 Mar 24. 2020

그래딧 인터뷰 #5

판매가 아닌 기부를 목적으로 존재하는 '업드림코리아'의 산들산들 팀

** ‘We Change Market 위체인지마켓’은 지속가능 윤리적 패션을 추구하는 동료 선후배 여성 리더들과 브랜드를 소개하는 인터뷰 칼럼입니다. 이 칼럼은 同브런치와 네이버블로그(blog.iconple.com), 페이스북/인스타그램(we.change.market) 등에 동시 소개됩니다


판매가 아닌 기부를 목적으로 존재하는 회사가 있습니다. 나눔의 미담이 일상인 회사 '업드림코리아'에서 Business As Mission을 실천중인 최하희 디자이너이민경 SNS 담당님을 만났는데요~ 개인의 신념이 회사의 철학과 부합할 때, 얼마나 큰 시너지를 낼 수 있는지 보여주는 사례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두 분과의 만남으로 이미 특별한 인터뷰를 꾸리게 되었는데, 깜짝 등장한 이지웅 대표님 덕분에 더 풍성한 내용이 되었습니다. 산들산들, 딜럽의 구매는 나눔이 됩니다!


Q. 안녕하세요. 업드림코리아 투자 유치 뉴스가 연일 이어지고 있는데 먼저 축하드립니다. 대표 브랜드와 주요 활동 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축하 감사합니다! 주요 브랜드 위주로 말씀드릴게요


먼저, 생리대 브랜드 산들산들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산들산들은 소비자가 한 팩을 구매하면 동일한 제품, 동일 수량을 국내 저소득층 여성에게 기부하는 브랜드예요. 3년 전 깔창 생리대 프로젝트를 시작으로, 소비자의 의견을 취합해 수년간의 연구 끝에 우수한 품질의 생리대를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딜럽(DLUV)은 Design, Life Style, Unique, Value의 줄임말로 ‘세상에 필요한 가치를 유니크한 라이프스타일 제품으로 풀어내는 디자인 및 기획’ 브랜드입니다. 캄보디아 빈민가 아이들에게 책가방을 지원하는 유닛백 프로젝트와 국내 단청 무형 문화재를 지원하는 세종여권케이스 프로젝트 등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딜럽은 소비를 통한 기부문화 정착을 바탕으로 2020년 현재까지 캄보디아 빈민가에 집 3채, 학교 1채, 놀이터 1동, 책가방 800개 등을 지원했구요. 한국문화재 재단을 통해 수익금의 일부를 단청무형문화재 이수자 분을 지원하였으며 앞으로도 꼭 필요한 가치를 세상에 알리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산들산들(좌) ㅣ 업드림코리아 로고(우)


Q. 미담이 계속 쏟아져나올 것 같은데 간단히 말씀하시느라 오히려 힘든 느낌이 들어요. 의미있는 일들을 많이 하시는 것 같습니다. 두 분은 업드림코리아 합류하신지 얼마나 되었는지, 또 입사하게 된 배경이 궁금합니다

최하희 (디자이너)

저는 산들산들 프로젝트를 통해 업드림코리아와 인연을 맺게 되었습니다. 혹시, 앞에서도 언급한 ‘깔창 생리대’ 들어보셨나요? 경제적으로 생리대 구매가 어려워 깔창이나 휴지로 생리대를 대체한다는 기사를 접하고 마음이 아팠습니다. 생필품임에도 불구하고 경제적인 이유로 생리기간마다 마음이 어려웠을 아이들을 생각하며 일시적으로 후원도 하고 있었지만, 좀 더 본질적인 문제에 대한 의문을 품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단발성 기부가 아닌 착한 소비를 통한 기부 문화 정착을 추구하는 산들산들 프로젝트에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큰 돈을 기부하는 방법이 아니더라도, 팀원들의 마음을 모아 만든 생리대를 전달함으로써 저소득층 여성들이 도움을 받을 수 있다면, 실질적 문제 해결에 훨씬 근접할 수 있겠다는 마음에 프로젝트 참여를 결심했고, 본격적으로 업드림코리아에 합류하게 되었답니다

 

단순한 혹은 일회성 기부에 그치는 것이 아닌, 선함이 일상에 스며들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업드림코리아의 목표이고, 문제를 찾고 이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제가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매우 뿌듯하고 동기 부여가 됩니다

하나를 구매하면 하나가 기부되는 산들산들 생리대

이민경 (SNS 담당)

대학생 시절, 이지웅 대표님 강연을 듣고 업드림코리아에 대해서 알게 되었습니다. 눈을 감고 넘어갈 수 있는 문제를 다시 한 번 생각하고 끊임없이 앞으로 나아가는 점이 마음에 와닿았습니다

 

이후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하나를 사면 하나가 기부되는 산들산들을 펀딩하게 되었고, 정말 기부로 연결된다는 사실에 재미도 느꼈던 것 같아요. 산들산들을 키워나가는 업드림코리아의 행보를 지켜보고 있으니 저도 동참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대학 졸업 후, 업드림코리아의 마케팅팀으로 합류하게 되었습니다


Q. 두 분 말씀을 들으니, 회사의 철학과 개인의 신념이 잘 맞는 이상적인 조직의 모습이 그려집니다. 원래 어릴적 그리던 꿈은 무엇이었나요?

최하희

저는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했습니다. 아름다운 것을 창작하고 공유하는 것에 큰 재미를 느꼈고 디자인을 전공하게 되었어요. 그러다 산들산들 프로젝트를 만나게 되었고, 저의 미적 감각과 디자인 능력이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사실에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해외 봉사나 거창한 후원은 실천하기 힘들지만, 이렇게 직업을 통해 내가 가진 재능을 발휘하여 사회 구성원으로서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이 큰 자부심을 주는 것 같습니다

 

이민경

저는 어릴 적부터 글쓰는 것이 취미였습니다. 흥미로운 이슈를 발견하면, 혼자만 알고 그치는 것보다 읽기 쉬운 글로 만들어 주변에 공유하면서 보람을 느끼곤 했어요. 그런 의미에서 지금 하고 있는 일이 딱 적성에 맞고, 이제는 업드림코리아를 통해 목소리를 내고 공감하며 함께 울고 웃는 시간이 소중하게 느껴집니다 


Q. 팔리는 만큼 기부되는 산들산들 프로젝트의 취지는 분명 훌륭한데, 현실적으로 재정적 부담을 무시하기 힘들 것 같아요. 운영하면서 특히 어려운 점은 없나요?  

이지웅 (대표)

생리대 제품 관련된 모든 업무는 여성 팀원들이 총괄하시지만, 재정적인 부분은 제가 말씀드려야 할 것 같아서 잠깐 인터뷰에 참여하였습니다

 

저희 프로젝트는 판매가 아닌 ‘기부’를 목적으로 하는 프로젝트입니다. 사실 처음에는 가격 부담이 적은 저가형 생리대 지원이나 수익금의 일부만을 기부하는 방법 등이 해결방안으로 논의되었죠. 하지만 ‘수익의 일부(일정 포션)’라는 표면적 숫자가, 스타트업/중소기업의 수익에서 산정하면 실질 금액은 얼마되지 않을 수 있다는 사실에 고민이 되었습니다. 그걸 또 마케팅으로 활용하는 그런 회사가 되고 싶지는 않았거든요. 그렇다고 월경혈이 많고 패턴도 다양한 아이들에게 낮은 품질의 생리대를 제공하는 것도 옳지 않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구요. 결국, 좋은 제품을 만들고, 판매되는 만큼 기부하는 구조로 결정하게 된 것입니다

 

물론 유통채널의 높은 수수료로 인해 수익이 거의 남지 않지만, 그 가치를 아시는 분들은 저희 공식 홈페이지에서 구매를 많이 해주시고, 현재는 품질을 먼저 알아보시고 NGO에서도 구매를 해주셔서 수익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당장의 수익과 돈을 생각하면 기부를 안하거나 줄이는게 맞지만, 그것은 저희가 산들산들을 만든 이유가 아니기 때문에 돈을 넘어서는 소명과 가치를 이어가야지 브랜드로서, 회사로서 꾸준히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하다 보면 더 큰 돈은 나중에 따라오지 않을까요? 아무튼 좋은 사람들과 좋은 일을 즐겁게 할 수 있어서 행복합니다

캄보디아 봉사중 업드림코리아


Q. 대표님 깜짝 출연 감사합니다. 여러 생각이 드는 말씀이었습니다. 화제를 조금 바꿔볼게요. 많은 조직에서는 여전히 직급이 올라가면 여성 비율이 현저히 줄어들고, 여성 임원이 한 명도 없는 경우도 많습니다. 취약계층/여성/아동에게 시선을 둔 업드림코리아는, 여성들의 커리어 성장에 얼마나 열려있는지 궁금합니다

최하희

여성 비율에 대한 문제는 끊임없이 나오는 것 같습니다. 실제로 제 친구들도 직장생활을 하면서 ‘여성’이기에 겪는 어려움을 자주 말하곤 합니다. 큰 기업의 경우 직급이 올라갈 수록 여성 비율이 적어지는 것도 문제이죠


그 점에서 산들산들 생리대를 만드는 업드림코리아는 좀 예외인 것 같아요. 여성을 위한 브랜드인 만큼 여성의 의견을 더욱 존중해 준다는 느낌을 많이 받곤 해요. 업드림코리아 내의 비율 뿐만 아니라 업드림코리아에서 주최하는 프로젝트 팀원들의 비율도 여성이 현저히 높은 편이에요. 그렇기 때문에 눈치 보일 수 있는 ‘생리 휴가’나 ‘육아 휴직’이 굉장히 자유로운 편입니다. 여담으로, 생리대나 여성 영양제 등 여성 용품은 무제한으로 제공받고 있어요^^ 좀 웃기지만 ‘이별 휴가’, ‘운동회 휴가’ 등등 다양한 휴가를 얻을 수도 있답니다


또 업드림코리아는 성별/직급 상관없이 공동 직원 복지로 유명한데요. 1년에 1-2회 정도 해외 여행을 다같이 갑니다. 좋은 점은 굳이 단체 생활을 하지 않고 본인이 원하는 대로 계획을 짜고 자유롭게 누릴 수 있다는 거예요


사무실에는 ‘안마의자’가 구비되어 있고, 제가 제일 사랑하는 강아지 ‘드림이’가 있어서 너무 좋아요. 일하다가 드림이와 산책 한 번 돌고 오면 피로가 풀린답니다


자기 개발을 위한 금전적 지원도 해주는데요. 외국어 과외를 받고 싶어 신청하면, 선생님 방문 수업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저는 최근에 ‘웹디자인’을 배우고 싶어서 회사의 도움으로 공부를 시작할 예정이에요. 이렇게 회사와 팀원이 함께 성장하는 것이 좋은 일을 좋은 사람들과 즐겁게 하는 업드림코리아가 사랑받는 이유이지 않을까요?

세상 부러운~ 업드림코리아 코타키나발루 여행


Q. ‘이별 휴가’에서 빵터졌습니다. 해외 여행과 안마의자도 너무 마음에 들어, 이 글을 읽는 구직자들이 솔깃할 것 같아요. 두 분이 그리시는 10년 후의 업드림코리아, 10년후의 최하희, 이민경을 소개해 주시겠어요?

최하희 

업드림코리아는 5년 전 의류 브랜드로 시작했지만, 현재 생리대~리빙~디자인~잡화~컨설팅 등등 다양한 분야로 확장하고 있습니다. 짧은 시간동안 많은 발전이 있었던 만큼 10년 후엔 더 큰 변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업드림코리아는 한 분야에 국한하여 생각하지 않고 더 넓고 다양한 영역으로 뻗어나갈 것입니다


업드림코리아와 함께하는 저의 변화 또한 기대됩니다^^ 짧은 시간 동안 이미 많은 발전이 있었거든요. 가치관에도 변화가 있었지만 업무적인 발전이 제일 컸습니다. 이전에는 ‘디자이너의 의도’를 중심으로한 결과물을 만들곤 했었는데, 업드림코리아 입사 이후엔 디자이너의 생각보다는 저희를 통해 ‘서비스와 혜택을 받으실 대상’을 더 생각하게 된 것 같습니다. 아마 10년 후면 지금보다 더 타인을 위해 일하는 디자이너가 되어있지 않을까요?


이민경 

전 글쓰는 일을 했었고, 저의 관점에서 이야기를 풀어내는 편이었습니다. 그러나 업드림코리아, 산들산들 팀에 들어오게 되면서 ‘저’라는 시각과 함께 ‘여성’의 관점에서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여성의 관점에서 제가 미처 알지 못했던 사회 이슈들에 관심갖게 되고, 이런 사건 하나하나를 세상에 알리고 싶어졌습니다


요즘은 특히 산들산들의 가치인 여성의 기본권 보장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10년 후에는 글 뿐만 아니라 다른 방법으로도 이러한 이슈들을 더 널리 알리고 있을 듯 합니다

 

Q. 마지막으로, 다음 인터뷰에서 만나고 싶은 브랜드 소개 부탁드려요

데님을 다양한 패션 잡화로 재탄생시키는 브랜드 이스트인디고’의 장슬아 대표님을 만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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