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어가는 페이지
대학에서 의류학을 공부하고, 패션 브랜드 상품기획자로 일했습니다. 일하면서 궁금한 것이 많아져, SCM 공급망 관리 석사 과정을 수료하고, 소비재 유통 바잉 MD와 전략 기획 등의 경력을 쌓은 후, 지금은 가치소비 플랫폼 와우띵마켓(구. 마켓그래딧)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 덕분이겠죠? 친환경 예비 창업자를 위한 강의를 제안 받았습니다. 오늘은 강의를 위한 강의안을 소개하려고 해요. 그 동안 연구한 내용의 아주 작은 일부 밖에 안되지만, 그래도 도움이 되는 강의가 되길 바라며 준비해 보았습니다. (며칠 남았기 때문에, 좀 더 보완할 예정이예요~)
문헌 연구와 전문가 인터뷰를 기반으로 논문을 쓰며 와우띵마켓(舊 마켓그래딧)의 근간이 되는 환경/사회적 핵심가치를 수립했습니다. 이 기준은 와우띵마켓 제품 선정의 기준이 되죠. 자연에서 온 유기농부터, 리사이클과 업사이클을 통한 지속 가능한 자원 활용, 동물성 소재를 배제한 비건 제품, 그리고 제로웨이스트까지. 이 모든 기준은 단순히 친환경이라는 레이블을 넘어, 실제로 환경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제품을 선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해요. 오늘은 그 중에서도 자원순환의 대표 사례가 되는 리사이클과 업사이클을 중심으로 얘기해 보려고 해요. 여담이지만, 재활용과 새활용은 전문가들 조차도 그 용어를 혼돈하기도 한답니다.
플라스틱 쓰레기로 인한 환경 오염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리사이클과 업사이클 같은 자원순환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어요 ♻️ 사용 흔적을 그대로 디자인으로 승화시키는 업사이클과 달리, 리사이클은 사용된 자원을 기초 원료로 돌리는 것을 말합니다. 그래서, 디자인 제약이 많은 업사이클 보다 훨씬 다양한 제품을 고안할 수 있어요.
다만, 리사이클 소재화 과정은 기술이 필요하고, 어렵고 오래 걸리기 때문에, 일회성으로 한 번만 리사이클한 제품의 탄소 발자국은 생각보다 그렇게 적지만은 않습니다 (일반 제품보다는 좋은 편이지만요) 그래서, 한 번 자원순환된 제품으로만 비교하면, 업사이클의 탄소저감 효과가 리사이클 보다 크다고 할 수 있어요. 하지만, 리사이클 제품은 업사이클 보다 반복적인 자원화 가능성이 높은 편이예요. ♻️
그래서, 리사이클의 궁극적인 미학은 무한 리사이클 루프를 만드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때문에, 와우띵마켓은 recycled 제품 뿐만 아니라 recyclable 제품에 주목하고 있어요. 당장은 힘들지만, 앞으로 그런 기준을 더 높여갈 생각입니다
사용된 자원을 기초 원료로 돌리는 리사이클과 달리, 사용 흔적을 그대로 디자인으로 승화시키는 것을 업사이클이라 합니다 그래서, 업사이클은 디자인 제약이 많고 공수가 많이 들지만, 대형 폐기물을 줄이는 방법이고, 순수 자원의 고갈을 막는 대안이며, 탄소배출 저감 효과도 큰 편이예요.
다만, 생각해 볼 문제가 있어요 최근 많은 기관이 ESG 이미지 메이킹을 위해 현수막, 비닐백 등을 앞다퉈 업사이클 하는데요. 업사이클을 핑계로 마음 놓고 현수막과 비닐백을 더 만들고 있지는 않은지 매의 눈으로 주시할 필요는 있습니다. 업사이클의 소재화 단계에서는 불가피한 추가 가공이 필요한 경우도 많아서 이후 다시 자원화 하는 것은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와우띵마켓은 업사이클 디자이너들을 존경하지요~ 그리고 업사이클 이후의 upcyclable이 가능한 제품을 만드는 더 많은 천재 디자이너가 등장하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와우띵마켓을 사례로 들면, 상단의 ABOUT > 핵심가치 > 리사이클 메뉴 선택을 통해 리사이클 페이지로 들어가 해당 제품 사례를 살펴 볼 수 있습니다.
아이워즈플라스틱, 프로젝트1907 : 사용후 버려진 플라스틱 페트병에서 뽑은 리사이클 폴리에스터 원단으로 패션 제품을 만듭니다
리뉴어스 : 자투리 가죽을 분쇄하여 재가공한 리사이클 가죽으로 다양한 생활용품을 만듭니다.
페이퍼팝, 리코셰 : 폐지를 함유한 종이 소재로 가구를 만들거나, 다양한 공예품을 만듭니다
상단의 ABOUT > 핵심가치 > 업사이클 메뉴 선택을 통해 업사이클 페이지로 들어가 해당 제품 사례를 살펴 볼 수 있습니다.
밀키프로젝트 : 우유팩 생산 과정에서는 인쇄 파지가 끊임없이 발생한다고 해요. 인쇄 파지를 가지고 다양한 DIY 생활용품을 만드는 브랜드 입니다.
오운유 : 어쩔 수 없이 발생하는 자투리 가죽으로 다양한 DIY 패션 제품을 만듭니다.
요트피플 : 폐기된 요트닻을 새활용하여 세월의 흔적이 남은 패션 제품을 만듭니다.
단지, 자원순환 친환경 제품이라고 해서 소구력을 어필할 수 있는 시대는 지났습니다. 이제 친환경 제품일수록, 소비자가 정말 필요로하는 매력적인 제품으로 다가가야 하는데요. 오늘은 생산자와 소비자의 참여도 관점에서 디자인 전략을 나눠 설명해 보려고 합니다
1. 제품의 본질에 충실한 디자인 (일반적 사례)
생산자 : 제품을 완전히 설계하고 제작
소비자 : 완성된 제품을 구매하여 그대로 사용
사례 : 파타고니아의 재활용 소재 의류, 프라이탁의 업사이클 가방
2. 사용자 참여 디자인 (User Participation Design)
생산자 : 기본 구조와 부품을 제공, 조립 지침 제공
소비자 : 제공된 부품을 조립하여 제품 완성, 제한적 커스터마이징 가능
사례 : 밀키프로젝트, 오운유 브랜드의 DIY 키트
3. 개방형 창의 디자인 (Open-ended Creative Design)
생산자 : 기본 연결 도구만 제공, 사용 방법에 대한 제한 최소화
소비자 : 일상 물품을 활용해 자유롭게 창작, 지속적인 재구성 가능
사례 : 플레이31의 도도리, 에코브릭스(Ecobricks)의 페트병 건축 블록
4. 다기능 디자인 (Multi-functional Design)
생산자 : 여러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제품 설계 및 제작
소비자 : 상황에 따라 다양한 용도로 제품 활용
사례 : 아이콘플의 다기능 의류 (8in1 웨더 트렌치 점퍼 (리사이클 나일론 100%) • 4in1 트렌치 코트 (텐셀) • 2in1 시스템 자켓 (텐셀 모달, 큐프라))
5. 기타 디자인 접근
a. 모듈형 디자인 (Modular Design)
생산자 : 호환 가능한 모듈 제공
소비자 : 모듈 조합으로 제품 구성, 업그레이드 가능
사례 : 국내 친환경 브랜드 사례 찾는중...
b. 맞춤형 디자인 (Customizable Design)
생산자 : 기본 제품과 커스터마이징 옵션 제공
소비자 : 개인 선호에 따라 제품 세부 사항 선택
사례 : 리포메이션(Reformation)의 맞춤형 친환경 의류
참 중요한 파트인데, 저를 비롯한 친환경 사업자가 가장 약한 부분이기도 해요. 친환경 철학으로 좋은 제품을 만드는데 집중하면 소비자가 알아서 찾아줄거라는 착각에서 사업을 시작하는 경우가 많거든요 ^^; 그래도, 굳이 유통/마케팅 전략에서의 친환경 브랜드의 차별점을 정리해 본다면 다음과 같은 부분을 기본으로 해야합니다.
투명성 : 제품 원료와 생산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해 소비자 신뢰를 쌓는 것이 중요합니다.
스토리텔링 : 제품의 탄생 배경과 환경적 가치를 소비자에게 전달하여 공감을 이끌어냅니다.
협업과 사회적 책임 : 환경 보호 단체와의 협업을 통해 브랜드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고, 변화를 추구합니다.
소비자 교육 : 소비자에게 지속가능한 소비 습관을 기르도록 돕고, 친환경 제품의 가치를 알립니다.
디지털 마케팅과 커뮤니티 구축 : 소셜 미디어를 통해 친환경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지속 가능한 제품에 대한 인식을 확산합니다.
1시간30분으로 의뢰받은 강의라 못다한 이야기가 너무 많을 것 같아요. 그래도 이 글을 통해 친환경 제품을 만들고 유통하는 사업을 준비하는 예비 창업자들의 브레인스토밍에 도움이 되면 좋겠네요~ 지속가능한 디자인은 단순히 제품을 만드는 데 그치지 않고, 우리가 살아가는 환경에 실질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힘을 가지니까요!
※ 아직 시간이 좀 남아있으니, 실제 강의안과 목차는 조금씩 변화가 생길 수 있습니다. 구독과 좋아요, 컨설팅의뢰 환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