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미워도 다시 한번일까

제44화

by 그래도

1. 아무 일 없는 듯 웃고 있으면, 남는 건 껍데기 같은 웃음뿐이다.

차갑게 얼어붙은 거리감, 덮어둔 미소는 온기를 주지 못하고 더 깊은 고립만 남긴다.


2. 미움은 작은 틈을 낸다.

숨이 스며들 자리, 거짓 없는 말이 나올 틈.

그 틈에서야 목소리가 터져 나온다.


3. 미워도 시선을 거두지 않는 순간, 우린 여전히 마주 앉아 있다.

분노 끝에도, 아직 이어져 있다.


롤랑 바르트는 『사랑의 단상』에서 사랑을 끝없는 상처와 화해의 반복으로 묘사했다.
미움 끝에서 다시 마주 앉는 순간, 상처는 서로를 잇는 언어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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