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사과는 어려울까

제58화

by 그래도

1. “미안하다”라고 말하는 순간, 상대의 손에 내 약점을 건네는 듯하다.

그 손이 나를 감싸줄지, 더 세게 움켜쥘지 알 수 없다.


2. 사과가 언제나 화해로 이어지진 않는다.

고개를 숙인 쪽은 나인데, 내 귀에 남는 건 한숨뿐일 때가 있다.


3. 그럴 때 마음은 기묘하게 뒤틀린다.

용서를 빌던 내가, 되레 화가 난다.

사과했는데, 왜 나만 벌을 서는 기분인가.


4. 그래도 입을 연다.

말을 삼키면, 말이 닿을 길이 막히니.


5. 말은 흘러갔는데, 표정은 여전히 굳어 있다.

그 침묵 앞에, 서 있는 수밖에.


브레네 브라운은 『마음가면』에서 사과와 용서가 우리가 가장 두려워하는 ‘취약성(상처받을 수 있음을 감수하고 마음을 여는 용기)’을 드러낸다고 했다.
그 취약성은 때로 수치심과 무력감을 남기지만, 동시에 관계를 회복할 수 있는 가장 인간적인 시작이 된다.
이전 27화왜, 생일이 다가오면 불편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