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아끼다 똥 될까

제59화

by 그래도

1. 좋아하는 건 괜히 아껴 두게 된다.

새 신발은 신지 못한 채 몇 해를 넘기고, 케이크는 끝내 냉장고에서 굳어 버린다.

고맙다는 말도, 연락 한 통도, 미뤄 두다 결국 삼켜 버린다.


2. 이상하게.

좋은 걸 꺼내는 게 두렵다.

다 써버리면 다시는 없을까 봐.

‘나중에 더 특별한 날에 쓰자’고 미루지만, 그날은 오지 않는다.

물건은 남지만, 기회는 흘러간다.


3. 남는 건 바랜 색.

굳은 맛.

지나간 순간.

꼭 쥐려던 건, 꺼내보지도 못한 채 흩어진다.


4. 그렇게 아끼던 건, 기쁨이 되기도 전에 사라진다.


‘손실 회피(잃지 않으려다, 결국 얻지 못하는 마음)’는 얻는 즐거움보다 잃는 두려움이 더 크게 작용하는 마음이다.
아끼려던 마음은 결국, 가장 소중한 순간을 흘려보내는 아이러니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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