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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나는 나일까

제90화

by 그래도

1. 가끔 거울 앞에서 멈춘다.

익숙한 얼굴인데, 순간 낯설다.

저 사람이 나일까, 아니면 낯선 누구일까.

불쑥, 나는 스스로에게 묻는다.

왜, 나는 나일까.


2. 나는 왜 이런 말을 하고, 왜 이런 마음에 머무는 걸까.

누구의 잘못도 아닌데, 왜 나만 이렇게 흔들리는 걸까.

배가 불러도 마지막 한 숟갈을 떠먹듯, 나는 끝내 이유를 찾고 만다.


3. 부모의 말 한마디가 내 안에 오래 남는다.

친구의 눈빛 하나가 내 표정을 바꾸어 놓는다.

사랑과 상처가 겹겹이 쌓이며, 지금의 내가 된다.

버스 창에 스쳐 가는 얼굴처럼, 순간마다 또 다른 내가 지나간다.


4. 이제 그 물음은 당신에게로 간다.

언젠가 거울 앞에서, 혹은 버스 창가에서 문득 떠올릴지 모른다.

누군가의 가족으로, 연인으로, 동료로, 또 홀로 선 한 사람으로 살아가며.

왜, 나는 나일까.


5. 끝났지만 끝나지 않는 질문.

그 ‘왜’가 당신의 하루에 스며들어, 조용히 새로운 시작이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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