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주하는 사람들
1. 모든 사람이 갈등을 피하는 것은 아닙니다. 마음에 걸리는 일이 생기면 시간을 두고 생각한 뒤 조심스럽게 말을 꺼내는 경우도 있습니다.
2. 갈등을 드러내는 순간에는 위험이 있습니다. 상대가 기분이 상할 수도 있고, 관계가 어색해질 수도 있으며, 내가 예민한 사람처럼 보일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갈등을 말한다는 일은 쉽지 않은 선택입니다.
3. 그럼에도 불구하고 말을 한다는 것은 단순히 의견을 전달하는 행동은 아닙니다. 불편함을 해결하려는 것이라기보다 그 관계를 그대로 두지 않으려는 선택에 가깝습니다.
관계 안에서 생긴 일을 관계 안에서 다루어 보려는 시도입니다.
4. 갈등을 마주하는 관계에서는 긴장이 생기기도 합니다. 대화가 길어지기도 하고, 잠시 어색해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 과정을 지나고 나면 알게 되는 것이 있습니다.
불편한 감정을 말해도 관계가 바로 끊어지지 않는다는 경험입니다.
5. 그 경험이 쌓일수록 사람은 자신의 마음을 덜 숨기게 됩니다. 서로 다른 감정이 오가도 관계가 유지될 수 있다는 감각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갈등이 있어도 서로 다른 상태로 함께 있을 수 있게 됩니다.
6. 갈등이 없는 관계가 항상 안정적인 것은 아니듯, 갈등이 있는 관계가 반드시 불안정한 것도 아닙니다.
때로는 갈등을 드러낼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그 관계가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는 신호가 되기도 합니다.
7. 갈등을 마주할 수 있다는 것은 상대가 떠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라기보다, 관계가 흔들릴 수는 있어도 그 일이 나 자신까지 무너지게 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감각과 더 가깝습니다.
관계가 안전해서 솔직해지는 것이 아니라, 무너지지 않을 자신이 있을 때 사람은 관계 속에서 비로소 솔직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