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저녁 6시, 고소한 밥 짓는 냄새가 느껴지면 어쩔 수 없이 조금 설레고 맙니다.
소중한 사람들이 집으로 돌아올 시간이 다가오기 때문이겠지요.
한때는 밤새도록 펜을 쥐고 문장의 숲을 거닐며 작가를 꿈꾸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세월이 흘러 펜을 쥐던 손으로 가족을 위해 쌀을 씻고,
책을 읽던 눈길은 보글보글 끓어 넘치는 찌개 냄비를 살핍니다.
어느 날부터 집안일로 분주한 틈새마다 다시 펜을 들었습니다.
쌀을 씻다 툭 떨어진 생각들과 아이의 잠든 얼굴 위에 겹쳐진 마음의 무늬는 짧은 글이 되고 시가 되었습니다.
딱딱하고 마른 쌀알이 뜨거운 김을 견뎌내어 보드라운 밥이 되듯, 나의 꿈들도 일상의 온기 속에서 천천히 익어가고 있었나 봅니다.
이곳에 엮은 글은 일상의 행복과 고단함 가운데 뜸 들이며 천천히 써 내려간 소박한 기록들입니다.
잘 차려진 밥상은 아니지만, 오늘 하루 지친 당신의 마음에 따뜻한 밥 한 공기의 위로를 건네고 싶습니다.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집밥 내음처럼,
당신의 오늘이 잠시라도 따뜻하게 채워지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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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과 시가 함께 익어가는 부엌에서,
당신의 이웃, '그리고'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