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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릭 Feb 17. 2022

제 아들의 부모가 될 사람을 찾아요

[영화] 노웨어 스페셜(2021) - 세상에 혼자 남게 될 아들을 위해



줄거리


머지않아 자신이 세상에 없으리라는 것을 알고 있는 싱글 대디 존(제임스 노턴)은 네 살배기 아들 마이클(다니엘 라몬트)에게 새 가족을 찾아주고 싶다. 아이스크림을 좋아하고 강아지를 키우고 싶을 뿐인 마이클은 아빠의 손에 붙들려 각기 다른 눈빛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어른들을 마주한다. 존에겐 그 눈빛 모두가 성에 차지 않지만 입양 기관에서도 존을 내버려 둘 수만은 없다. 영화는 잔잔한 시선을 유지한 채 부자의 일상을 비춘다.








좋은 가족이란 아이에게 어떤 존재여야 하는지 묻는 동시에 죽음을 기다리는 자세가 어떠해야 하는지 고민해보게 한다. 그 과정에서 어른이 아이에 대해 잘 몰랐다고 자각하게 만들고, 정상가족이 행복의 기반이 되리라는 믿음에 반문하는 시도가 돋보인다. 차기 제임스 본드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배우 제임스 노턴의 호연도 빛난다.









영화는 최대한 절제된 감정으로 부자의 모습을 비춘다.  

감독은 대사 없이 보여 주는 무덤덤한 일상에서 관객의 깊은 공감을 건져 올린다.

  

'특별한 곳은 어디에도 없다' 제목의 뜻처럼 죽음을 앞둔 남자의 슬픔과 아픔을 그리지만, 그럼에도 아들과의 영원한 이별을 준비하는 아빠를 통해 '삶은 지속된다'  화두를 던지기도 한다.





















네 맘 속에 항상 있을게


죽음이란 비록 눈에 보이지도, 귀에 들리지도 않지만 언제나 항상 곁에 자리한다는 것. 죽어버려 움직이지 않는 딱정벌레를 보고 이유를 묻는 마이클에게 존이 설명한 내용이다. 누군가의 상실이 가장 아픈 이유는 더 이상 쌍방향으로 소통할 수 없고, 상대가 과거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더 이상 볼 수도, 들을 수도 없다는 것이. 하나 죽은 이후에도 그의 영혼이 곁에 항상 함께한다고 믿게 되면 의미는 조금 달라진다.


유복하고 다복한 여러 가정을 뒤로하고 존이 선택한 마이클의 양육자는 바로 자신과 같은 한부모가 될 여자였다. 비슷한 감정을 동일한 처지로 느껴봤고, 한때 사랑했던 사람이 떠나는 아픔을 공유해서일까. 세상에 완벽한 부모가 있을 순 없다. 노력하는 부모가 있을 뿐이다. 재산과 사회적 위치, 아빠와 엄마라는 보편적인 형태를 고려해봐도 결국 와닿는 것은 진심에 있지 않을까 싶다.


슬픈 소재를 담담히 그려내는 영화다 보니 잔잔한 그들의 정서적 교류를 감상하고 싶은 관객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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